쇼팽 첫 곡 첫 음이 울리는 순간부터 울컥했다나 키신이야내가 바로 키신이라고 라는 울림이었다슈만도 너무 좋았고인터미션에 커튼콜 세 번도 신기하고멋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부터...정말 멋진 사운드의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가 끝나고커튼콜과 앵콜이 이어졌다모두가 열광했고 키신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첫 앵콜 트로이메라가 끝나고두 번째 곡 자작곡을 쳤다아~~ 저 곡이 자서전에서 계속 악상이 떠올라 작곡을 하는데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고앵콜로 쳐서 반응도 좋다는 곡들이로구나!!들을만 하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너무 멋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기립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세 번째 앵콜 쇼팽 폴로네즈 또 울컥!!!정말 멋있다고 생각했고네 번째 서정적인 스크랴빈 곡도 정말 좋았다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면.....내가 준비한 인사말인 ‘당신의 작곡을 지지합니다. 곡이 너무 좋아요’를 전하며띠지와 밑줄이 가득 그어진 자서전에사인도 받고....넉넉히 잡아 둔 기차도 가까스로만이었을지언정 타고...아마 난 기차안에서 자꾸 벅찼을 것이다.난 오늘 밤새도록 키신을 파고 또 파고내일 아침엔 키신 박사가 되어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키신 얘기만 당분간 했을 것이다.
예전 서울공연에서 문장으로 앵콜이 10곡에 새벽 한 시까지 사인회 했다고 읽었을 땐 정말 멋진 뮤지션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들과 감동을 표정을 지었었다.그리고 자서전 마지막 역자의 글 중 키신에 대한 사람들의 공허한 관심과‘키신의 음악에 대한 진심어린 열정 사이의 간극으로 인한 공허함으로 키신에 대해 관심이 사라졌었다’라는 그 문장을 읽으며 이해가 안되면서도 묘한 기분에 갸우뚱 했었다.
오늘 이어지는 박수와 환호 커튼콜 앵콜....그 문장이 떠올랐다.질림이었다.갑자기 사람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뚝 끊기고사인을 받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누군가의 사인을 줄서서 받는 일은 정말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사인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할 때는 많지 않지만 난 오늘 꼭 받을 것이라 생각했었다.앵콜 곡 네 곡을 듣고 옆사람들이 나가기에 얼떨결에 나갔는데인터미션까지 미정이라던 사인회를 한다고 줄을 세운다. 스탭이 여기 서라고 하니당연히 섰다. 아 이제 마무리 되나보다.내 줄은 꽤 앞쪽이었다.화면을 주시하기에 나도 봤다앵콜 한 곡 후 두 세 번의 느릿한 커튼콜...라흐마니노프의 종을 치는 키신의 사운드가 밖인데도 마치 공연장 내인 듯 모두를 집중시켰다. 감동적이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괜히 나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질림이었다.이어지는 다시 느릿한 여러번의 커튼 콜과 앵콜...아.... 이것이 바로 키신이구나.갑자기 키신에 대한 관심이 뚝 끊기고 사인을 받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끊임없이 박수로 불러내는 관객들은 정말 행복해서 하는 것일까...
귀하다고 다 쏟아낼 필요가 없구나...채우고 닫아두어도 충분히 계속 가득차 있을텐데...키신은 자서전에서 공연 후 수면제의 도움도 소용없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이 책의 역자는 30번의 커튼콜과 10번 앵콜의 열정의 공연 이후에는 별다른 느낌이 남지 않는다고 했다
나의 공연 후기 이야기를 눈빠지고 기다리고 있을 나의 친구들은 당분간 자세한 이야기를 나에게서 듣지 못할 것이다. 물론 키신 음악도 당분간 관심이 가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키신은 여전히 키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