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연이 독일관객들에게 어떠한 감동을

선사했는 지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는

전공자의 후기글임.

 


<2.1 독일 쾰른 임윤찬 라흐2 공연>


경외감과 존경심이라는 말로는

지금 제가 느끼는 이 황홀한 상태를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마치 시간이 느려진 듯한 쓸쓸하고도

경건한 분위기가 오늘 밤 우리를

감쌌습니다.

윤찬은 과거의 감정을 되살려,

라흐마니노프세대의 삶을 겪은

사람만이 불러올 수 있을 법한 어둡고도

깊은 울림을 드러냈습니다.


무덤에서 파헤쳐진 듯한 시작 화음부터,
6번 마디 전 4마디에서 제가 들어본
것 중 가장 확장된 루바토,
2악장의 가장 부드러운 피아니시시시모,
그리고 3악장에서 그가 시각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완전히 음악에 몰입된 듯한
무아지경의 순간들까지,
객석의 모든 영혼이 감동받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제 두번째 악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F#단조의 두 번째 주제처럼 폭발적인
클라이맥스를 예상하는 순간에도
그는 그것을 억제하여 소리가 우리
마음속에서 내적으로 폭발하도록
만듭니다.
"섬세하다"라는 표현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습니다.
어떤이가 묘사했듯이 마치 깃털이
건반위를 쓰다듬는 듯한 터치였지만
감정의 깊이는 지하세계만큼
깊었습니다.

그 효과는 치유적이며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카타르시스를 가져옵니다.
그의 손이 건반을 두드리는 순간부터
남겨진 여운이 치유로 이어지는
과정은 다른 어떤 감각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전율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