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모음곡 5번은 매혹적인 우아함과 유연함으로 펼쳐졌지만, 브람스의 헨델 변주곡은 다소 갑작스러운 악센트와 과하게 계산된 프레이징 탓에 아쉬움을 남겼다. 슈만의 교향적 연습곡은 풍성한 음향의 향연이었으나, 전체적인 응집력이 부족했다. 조성진은 각 순간에 지나치게 심취한 나머지, 때때로 곡을 이끄는 중심선을 놓치는 듯했다. 


라벨독주곡 음반은 상송 프랑수아, 애비 사이먼, 스티븐 오스본 같은 거장들의 라벨 해석을 대체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의 연주는 지나치게 다듬어지고 통제된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라벨의 피아노 작품을 채우는 소규모 성격 소품들에서는 다소 약한 인상을 남겼다. "고상하고 감상적인 왈츠(Valses Nobles et Sentimentales)"의 변덕스러운 왈츠 변주들은 조성진이 부여한 것보다 더 많은 세기말적 아이러니와 매력이 필요했다. 마지막 곡인 "쿠프랭의 무덤(Le Tombeau de Couperin)"에 이르렀을 때는 집중력이 떨어졌고, 라벨의 신고전주의적 리듬에서는 특유의 경쾌함과 탄력이 부족했다. 조성진은 20세기 초 프랑스의 위대한 피아니스트 마르셀 마이어(Marcelle Meyer)에 대한 존경을 표한 바 있는데, 그녀의 라벨 연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여전히 마이어가 각 프레이즈를 보이지 않는 춤의 한 걸음처럼 다루는 방식을 배울 여지가 있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 음반에서 보스턴 심포니가 최대한 생동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지만, 아다지오에서 조성진의 시공을 초월한 서정미를 향한 시도는 다소 맥이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