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이치 그라모폰 스테이지 플러스에 급히 가입해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카네기홀 실황을 감상했다. 아리아에서 시작된 연주는 30개의 변주를 거쳐 다시 아리아로 돌아왔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하기가 어려웠다.


그저 공기의 떨림을 시간에 따라 조절할 뿐인데, 이 극도로 추상적인 예술 장르에서 구체적인 영화 장면을 마주할 때보다 훨씬 더 강하게 감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도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이토록 움직이는가.


임윤찬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낭만적인 해석이다’, ‘창의적이다’, ‘원전주의와는 궤가 다르다’는 식의 평가는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음표 하나, 쉼표 하나에서조차 음악에 대한 헌신과 겸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영상으로 감상하고 있음에도, 혹여 연주에 방해될까 싶어 들숨과 날숨조차 조심하게 된다.


문득 2016년 1월 4일, 집에서 촬영했던 골드베르크 변주곡 제3변주 영상이 떠올랐다. 지금 다시 보니 손과 팔 곳곳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 있어 소리가 뻣뻣하고 자연스럽지 않다. 그런 약점을 포착할 수 있다는 건, 그나마 9년 동안 피아노 실력이 조금은 나아졌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실력이 나아진 지금은 오히려 바흐의 2성 인벤션을 정성껏 연습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주제 파악을 하게 되었고,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늘 언급하는 ‘근본’에 충실하고 싶어서다. 크나큰 감동을 선사해준 임윤찬 피아니스트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9년 전 그 서툰 연주 영상을 조심스레 공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