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이 차이콥스키의 「사계」에 대한 내 생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2025년 8월 22일 오후 12:44 (ET)
톰 후이젠가
가끔은 2류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1류 예술가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솔직히 말해, 〈사계(The Seasons)〉라는 피아노 소품집은 차이콥스키의 최고 수준 작품은 아니다. 특히 이 곡이 만들어질 당시(1875년 말) 그가 마무리하던 발레 〈백조의 호수〉와 비교한다면 더욱 그렇다.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음악 잡지 편집자가 차이콥스키에게 접근해, 각 달을 묘사하는 피아노 소품을 연대순으로 쓰면 후한 보수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출판사는 각 곡에 자신이 붙인 묘사적인 부제를 더했다.
그동안 몇몇 피아니스트만이 이 전곡을 녹음했는데, 대체로 무난한 연주로 이 ‘쓸 만한 작은 곡들’을 들려주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임윤찬의 새로운 라이브 녹음에서는 그와는 전혀 다른, 독보적인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다.
2022년, 불과 18세의 나이로 그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그의 우승을 결정지은 곡은 또 다른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 라흐마니노프의 폭풍 같은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이었다. 그에 비하면, 차이콥스키의 살롱풍이자 중간 템포의 〈사계〉는 전혀 다른 세계라 할 수 있다.
모든 것은 1월, 타닥타닥 타는 불가에서 시작된다. 임윤찬은 차이콥스키의 섬세하게 굴려지는 화음 속에서 많은 따뜻한 서정을 발견한다. 그러나 임에게 그 불은 활활 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점차 꺼져가는 불씨다.
그는 앨범 해설지에서 밝히듯, 이 연주에 자신만의 스토리라인을 부여했는데, 이는 출판사가 붙였던 화려한 부제들을 거의 무용지물로 만든다. 임은 〈사계〉를 한 노인의 마지막, 쓸쓸한 일년으로 해석한다. 이 설정은 젊고 활기찬 연주자가 노쇠하고 힘없는 모습을 그린다는 흥미로운 역설을 만들어낸다.
임의 다소 극적인 내러티브를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이 앨범은 그의 넘쳐 흐르는 낭만적 감수성이 가장 큰 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제 인생을 오직 음악을 위해서만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음악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말은 마치 솔직한 감정 표현으로 유명했던 차이콥스키 자신이 했을 법한 고백처럼 들린다.
2월은 경쾌한 카니발을 묘사하고, 3월은 출판사가 붙인 제목대로 〈종달새의 노래〉로 서정미가 풍부하다. 그러나 임의 눈에는 이 곡이 눈물, 비극,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아이의 상실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 해도 괜찮다. 오히려 이 곡에서 우리는 임의 가장 뛰어난 연주 중 하나를 만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즉흥 연주처럼, 거의 재즈와도 같은 가볍고도 신비로운 울림을 들려준다.
차이콥스키의 〈사계〉에는 일종의 ‘히트 싱글’ 같은 곡이 포함되어 있다. 바로 6월(〈뱃노래, Barcarolle〉)이다. 이는 차이콥스키의 가장 애절하고도 아름다운 선율 중 하나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리듬 위에 실려 있다.
이 대목은 곡을 분자 단위로 쪼개듯, ‘임윤찬의 차이’를 분명히 들을 수 있는 순간이다. 〈6월〉의 도입부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2014년 피아니스트 파벨 콜레스니코프의 녹음은 각 음을 자로 잰 듯 정확히 동일한 간격으로 배치한다. 반면 임은 섬세한 리듬의 밀고 당김과 미묘한 다이내믹 컨트롤을 통해 한층 더 깊은 감정적 울림을 만들어낸다.
임윤찬은 이제 겨우 21세이지만, 그는 마치 늙은 영혼처럼 연주한다.
앨범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10월에서 그는 놀라울 정도로 깃털처럼 가벼운 터치로 두 개의 애절한 선율을 엮어낸다. 그중 하나는 마치 멀리서 들려오는 듯하다. 이 연주는 탐구적이고, 강렬하며, 내성적인 해석으로, 지난해 NPR의 Tiny Desk 콘서트에서 관객을 놀라게 했던 그의 연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임은 이 어두운 빛깔의 음악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25번〉에 비유하는데, 이 곡은 종종 그 황혼 같은 분위기 때문에 “블랙 펄(Black Pearl)”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사계〉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막을 내린다.
임이 그려낸 주인공은 늘 그렇듯 후회로 가득 차 있지만, 차이콥스키가 남긴 경쾌한 왈츠에서는 그런 기색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다만 임은 연주의 한 순간, 과감히 리듬을 살짝 비틀어 표현한다.
결국, 임이 부여한 스토리라인이 꼭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가?
그의 연주에 담긴 시적 감수성은 이 평범한 곡들을 비범한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번 앨범은 임의 섬세한 면모야말로 가장 대담한 힘일 수 있음을 증명하며,
나로 하여금 차이콥스키의 〈사계〉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만들었다.

오호 또다른 리뷰다 내용도 너무좋다
임의 음악적인 원천이자 생명인 "낭만적 감수성"이 영원하기를 바람
평범한 곡들을 비범한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능력, 그게 바로 윤찬매직이지.
임 사계 발매날 디아파종 도르 아르떼
임 20살 사계 리싸 디아파종 수석 평론가님 직관 평론 "임윤찬-이보다 더 완벽한 해석을 상상할 수는 없다" 미켈란젤리의 밀리미터 단위의 정확성, 루푸(그는 생애 말년에 이 곡을 연주했다)의 색조와 뉘앙스의 스펙트럼, 그리고 페라이어의 노래 같은 순수함… 이 모든 것이 기적처럼 결합된 연주였다. 서투른 손가락 아래에서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12개의 소품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차원을 얻었다. 이렇게 변모된 곡들은 세심하게 다듬어진 보석처럼 빛났으며,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우아함과 놀라운 명료함을 보여주었다(12월의 왈츠는 공중의 쿠션 위를 떠다니는 듯했다). 상상도 못할 세련됨—하지만 전혀 꾸밈없는—그리고 음악에 생명을 불어넣는 대조적인 요소들이 돋보였다.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classic&no=434205&exception_mode=recommend&page=1
와~~~ 전문가의 대 극찬이네 ㄷㄷㄷ
부리들아 링크 들어가서 4 minute listen으로 들으면 음악과 같이 해설이 나와 같이 들으니 더 좋더라
진짜네 해설 중간에 음악 나올때 음악 너무 좋아서 미친다 소리 하나하나가 어쩜 이리 아름답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