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을 두고 자의적 해석이라고 말하는 건, 솔직히 레퍼런스가 뭔지 모른다는 고백이지.

자의적이라는 말은 연주자가 작곡가가 설정한 규칙을 벗어나 자기 취향을 앞세울 때 쓰는 표현이다. 하지만 임윤찬의 연주는 그 반대다.


그는 악보에 적힌 리듬, 성부 균형, 화성 진행, 다이내믹의 논리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그 결과는 늘 하나다. 이 곡은 이렇게 작동하도록 쓰였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그래서 설득력이 생기고, 해석이 기준으로 남는다.


요즘 많은 연주자들은 이미 누군가 만들어둔 모범적인 해석을 전제로 삼는다. 그 틀 안에서 음색을 더 고르고, 표면을 더 매끈하게 다듬는다. 듣기에는 좋지만, 곡이 요구하는 긴장이나 불균형, 위험한 지점은 대부분 피한다. 임윤찬은 그런 방식과 다르다. 그는 기존의 답안을 예쁘게 반복하지 않는다. 악보 안에 들어 있는 선택지들을 하나하나 검증하면서, 왜 이 방향이 필요한지를 소리로 증명한다. 그래서 그의 해석은 취향이 아니라 근거로 남는다.


임의 연주 가운데 자의성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사계 말고는 없다. 대부분의 임윤찬의 연주는 자의적인 해석이 아니다. 작곡가의 의도를 끝까지 따라가며 그 타당성을 소리로 증명한 연주다. 그래서 기준이 되었고, 그래서 레퍼런스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