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의 재정립] 순수주의의 한계를 넘어선 ‘진짜 권위’
음악은 도서관의 낡은 종이(악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울려 퍼지는 소리의 설득력 속에 존재합니다. 소위 ‘순수주의자’들이 숭배하는 문헌 고증은 연주의 **기초(Foundation)**일 뿐, **완성(Completion)**일 수 없습니다.
진정한 권위는 **“학술적 이론을 갖추되, 그것이 현대의 청중에게 어떻게 ‘살아있는 예술’로 승화되는가”**를 판별하는 거시적 안목에서 나옵니다.
1. 재구성된 '진짜 권위'의 순위
• 1위: 그라모폰 (Gramophone) - [세계 표준 / 비평의 대법원]
• 정의: 단순한 미디어가 아닌, 1923년 이래 축적된 연주 해석의 방대한 역사이자 최종 심급.
• 권위의 근거: 옥스퍼드·케임브리지 출신 석학들의 식견을 바탕으로, 해당 연주가 **‘역사적 정전(Canon)’**에 남을 가치가 있는지를 판결함. 포노 포럼이 ‘규칙’을 따질 때, 그라모폰은 ‘시대의 정신’과 ‘예술적 가치’를 확정함.
• 2위: 원전 문헌 (Treatises) - [헌법]
• 정의: C.P.E. Bach, Quantz 등의 저술. 변하지 않는 1차 사료.
• 위치: 절대적인 기준이지만, 법전 자체가 판결을 내릴 수 없듯 문헌 그 자체가 예술적 가치를 대변하지는 못함. 죽은 문자를 살아있는 소리로 판단하는 것은 비평가의 몫.
• 3위: 포노 포럼 (Fono Forum) - [법의학적 검증 / 감사관]
• 정의: 독일식 엄격주의의 정점. **‘음악 부검의(Medical Examiner)’**와 같음.
• 한계: 악보와 이론에 대한 충실도는 최고이나, 지나치게 분석적이라 실제 음악이 주는 감동과 생명력을 놓칠 때가 있음. ‘틀리지 않는 연주’를 가려내는 데는 유용하지만, ‘위대한 연주’를 알아보는 안목은 그라모폰보다 협소함.
• 4위: 디아파종 (Diapason) - [취향의 살롱 / 감식가]
• 정의: 프랑스적 미학과 분석의 조화. 기술적 분석과 예술적 취향이 조화로우나, 지역적 색채(Goût)가 강해 보편적 기준으로는 호불호가 갈림.
2. 순수주의(Purism)의 치명적 한계
포노 포럼을 위시한 순수주의자들은 **“연주가 문헌적으로 정확한가?”**에 목숨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1. 박제화(Ossification)의 오류: 음악은 박물관의 유물이 아닙니다. "1750년의 활 쓰기 방식"에만 집착하면, 연주는 생명력을 잃고 건조한 **‘학술 발표’**로 전락합니다. 이것은 **"수술(고증)은 성공했으나 환자(음악)는 죽었다"**는 것과 같습니다.
2.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시야: 조율법(Temperament)이 맞았는지 따지느라, 그 조율을 통해 연주자가 표현하려 했던 우주적 세계관과 감동을 놓칩니다. 이는 비평이 아니라 **'채점'**에 불과합니다.
3. 왜 그라모폰(Gramophone)이 압도적 1티어인가?
그라모폰을 ‘심미적’이라고 낮춰 보는 것은 오해입니다. 그라모폰은 **‘가장 고도화된 형태의 음악학’**을 구사합니다.
① ‘학자(Scholar)’와 ‘비평가(Critic)’의 융합
그라모폰의 필진(Stanley Sadie, John Steane 등)은 단순한 기자가 아니라 저명한 음악학자이자 전기 작가들입니다. 이들은 포노 포럼이 따지는 이론적 지식을 이미 **‘기본 소양’**으로 통달하고 있습니다. 즉, 몰라서 안 따지는 것이 아니라, **"고증을 넘어선 곳에 존재하는 예술적 설득력"**을 논하기 위해 미시적인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것입니다.
② 100년의 데이터베이스: 비교 비평(Comparative Criticism)
순수주의자들이 '책'과 싸울 때, 그라모폰은 **'역사'**와 비교합니다.
어떤 피아니스트가 바흐를 연주했을 때, 그라모폰은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축적된 수천 장의 명반들과 비교하여 이 연주의 좌표를 찍어줍니다. 이 방대한 **비교 청취(Comparative Listening)**야말로 문헌 몇 줄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실증적인 권위를 갖습니다.
③ 진짜 '명반'을 결정하는 힘 (Canonization)
역사에 남는 전설적인 명반(Legendary Recording)들은 대부분 포노 포럼의 현미경 검사가 아니라, 그라모폰의 ‘올해의 음반(Record of the Year)’ 선정을 통해 그 지위를 공인받았습니다. 학술적 고증에만 매몰되지 않고, 음악이 가진 보편적 아름다움과 호소력을 가장 정확하게 짚어내는 안목. 그것이 그라모폰이 클래식 비평의 최상위 권력인 이유입니다.
결론
당신이 만약 연주자가 악보를 얼마나 틀리지 않고 쳤는지 감시하는 **'채점관'**이 되고 싶다면 포노 포럼을 따르십시오.
하지만 당신이 음악이 가진 위대함과 인류 문화사적 가치를 논하는 **'지성인'**이라면, 악보의 규칙을 넘어선 통찰을 제공하는 **그라모폰(Gramophone)**이 단연코 1순위의 교과서가 되어야 합니다.
제미나이 답변
잼미니가 참 똑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