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너머의 본질 [이상권의 카덴자]
"해외 평론가와 임윤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 그를 둘러싼 국내외 온도 차를 실감한다. 통상 ‘팔이 안으로 굽는’ 내셔널리즘의 수혜를 입기 마련이나, 임윤찬의 경우 이 역학은 흥미롭게 전복된다. 한국에서의 열광도 뜨겁지만, 냉정하기로 소문난 서구 비평계가 그에게 보내는 찬사는 단순한 호평을 넘어 경이에 가깝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특별하게 만드는 것일까. 아마도 답은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을 것이다."
역시 첨 읽을 때도 전복이란 단어가 예사롭지 않았음
"클래식 명곡에는 바둑의 정석처럼 오랜 세월 축적된, 서로 다른 미학적 지향을 지닌 몇 갈래의 굵직한 해석 계보가 공존한다. 많은 연주자가 이 중 자신의 기질에 맞는 전통을 선택해 학습한 뒤,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덧붙여 자신의 스타일로 체화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연주가 탄생하곤 하지만, 임윤찬은 이 안전한 포석을 따르지 않는다. 그는 알파고처럼 기존의 어떤 갈래에도 속하지 않은 채 원점에서 사유하며, 마치 악보가 방금 쓰인 것처럼 무에서 유를 길어 올린다."
"세계가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누군가의 뒤를 따르는 자가 아니다. 노이즈 섞인 옛 음반 속 거장들이 그랬듯, 오직 자신의 소리로 새로운 길을 낸다. 우리가 그의 연주에서 느끼는 전율은, 기존의 해석을 개선해서가 아니라 곡을 완전히 다시 세우려 하기 때문이다. 스피커에서 지글거리던 그 낡은 녹음들이 품고 있던 야생의 힘이, 지금 이 젊은 피아니스트의 손끝에서 다시 울리고 있다."
이것도 최근 임의 인터뷰 ""모든 연주자의 버전을 다 들어봤는데, 곡을 깊이 공부하고 제 음악을 찾아가면서 궁극적으로는 제 마음속에 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만을 믿게 된 것 같습니다."와 일맥상통함
필력 ㄷㄷㄷ
클음을 잘 모르니 저 지점이 어떤 건지 음악적으로는 채감하기 힘든게 안타깝지만 전문가들은 너무나 알게되니 얼마나 신날까 싶음 ‘이 안전한 포석을 따르지 않는다. 그는 알파고처럼 기존의 어떤 갈래에도 속하지 않은 채 원점에서 사유하며, 마치 악보가 방금 쓰인 것처럼 무에서 유를 길어 올린다.’
그는 누군가의 뒤를 따르는 자가 아니다. 노이즈 섞인 옛 음반 속 거장들이 그랬듯, 오직 자신의 소리로 새로운 길을 낸다. 우리가 그의 연주에서 느끼는 전율은, 기존의 해석을 개선해서가 아니라 곡을 완전히 다시 세우려 하기 때문이다. 스피커에서 지글거리던 그 낡은 녹음들이 품고 있던 야생의 힘이, 지금 이 젊은 피아니스트의 손끝에서 다시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