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부분은 본인의 스승이었던 러셀 셔만의 이야기
후반부에 제자인 임윤찬에 대한 언급 부분만 따로 가져옴


Minsoo Sohn: A Pianist’s Quest
손민수 : 피아니스트의 탐구

by Hanju Yang  April 11th, 2026


한국인 피아니스트 손민수는 오늘날 세계를 대표하는 교육자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New England Conservatory 교수로 재직 중이며, 그의 제자들 가운데에는 2022년 Van Cliburn Competition 우승자이자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젊은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Yunchan Lim이 있다.

그러나 손은 교육자로서뿐 아니라, 한 명의 피아니스트로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지닌다. 비교적 많지 않은 음반 목록이지만, 그 안에는 최고 수준의 연주가 담겨 있으며, 특히 사려 깊고 설득력 있게 완성된 Beethoven sonatas 전곡 녹음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초 Verbier Festival 선전(Shenzhen)에서 선보인 그의 연주와 마스터클래스는 깊은 인상을 남기며,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그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직후, 나는 그와 약 두 시간에 걸쳐 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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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chan Lim and Individuality
임윤찬과 개성

어느 시점에서 나는, 눈부신 성장으로 찬사와 논의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는 임윤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를 ‘천재’라고 부르는 것에는 본인이 강하게 반대할 겁니다.” 손은 이렇게 말했지만, 제자에 대한 자부심은 분명히 느껴졌다.
“제자들은 반드시 저를 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단지 피아니스트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요. 각 세대는 이전 세대가 이룬 것을 더 깊게 만들고, 더 정제해 나가야 합니다.”

임윤찬의 경우, 셔먼의 영향은 직접적이라기보다 간접적으로 전해졌다.
“제가 들려준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그는 셔먼 선생님을 일종의 등대처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함께 작업할 때 우리는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덜어내려 합니다. 윤찬은 이미 자신의 시각, 자신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냈어요. 아직 젊지만, 그의 성숙함은 놀라울 때가 많습니다. 결코 단순하지 않고, 언제나 여러 층위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손은 한때 임윤찬의 일정이 주는 부담을 걱정하기도 했다.
“노출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성장할 시간과 공간이 부족해지는 것이죠. 끊임없는 이동은 마음을 불안정하게 하고, 내면에서 무언가를 길러내기가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탐구 정신을 한 번도 잃지 않았어요. 새로운 레퍼토리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그는 자신의 길 위에 있습니다. 제 스승들이 제게 주었던 것들이 그에게도 울림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는 한 번도 명성이나 성공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은 적이 없습니다.

나는 손 자신의 연주에서 보이던 어떤 자질들이, 임윤찬에게서는 더 또렷하게 드러나는 동시에, 매우 개인적인 요소들과 함께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은 이에 동의했다.

개성이 쉽게 획일성으로 흘러가기 쉬운 오늘날의 음악계에서, 윤찬은 신선한 바람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그런 독립성을 지지한다.
“저는 그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도록 둡니다.”

“개성을 가진다는 것, 독립적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손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결국 자신만의 상상력, 내면의 비전을 붙들고 있어야 합니다. 음악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붙잡을 수 있는 건 그것뿐입니다. 수많은 스승과 연주자들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모방으로는 결코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기반은 반드시 자기 안에서 나와야 합니다. 사람들은 ‘연주는 곧 그 사람 자신이다’, 혹은 ‘말하듯이 연주한다’고 말하죠. 저도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셔먼 선생님의 가르침은 그렇게도 깊었던 겁니다. 그것은 결코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삶을 이해하고, 그것에 스스로를 열어두는 것에 관한 이야기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