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7번 D850 ‘가슈타이너’. 1825년 8월, 스물여덟 살의 슈베르트가 오스트리아의 온천 휴양지 바트 가슈타인에 머무르던 시기에 쓴 작품으로, 화려하면서도 목가적인 정취가 매력적이다. 임윤찬은 이를 투명한 음색과 섬세한 손끝으로 슈베르트 특유의 노래하는 선율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했다. ‘비바체’(빠르고 경쾌하게) 템포로 시작된 1악장에선 자연의 풍광을 그려내는 듯한 섬세한 연주가 이어졌다. 조성이 바뀌고 격정적인 선율이 오가는 순간에도 임윤찬은 소나타의 형식미를 놓치지 않았다. 한층 느릿해진 2악장에서는 성가처럼 고요한 순간과 격정적으로 솟구치는 순간이 교차했다. 특히 42마디부터 이어지는 16분음표 진행은 음 하나하나를 흘려보내지 않고,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입혀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임윤찬의 연주는 이제 ‘어린 천재’라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어려운 작품을 잘 치는 연주자를 넘어, 왜 지금 이 작품을 연주해야 하는지를 무대 위에서 설득하고자 했다. 스스로 넘어야 할 산을 하나씩 택하고, 그 정상에서 다시 다음 길을 바라보는 연주자. 그의 행보는 우리 인생과도 무척 닮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