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뇽 여러분.
원래 디씨가 글 회전도 빠르고 하다보니 정보성 글을 적기가 꺼려지고 그랬는데
뻘리플이나 달고 하자니 그것도 그것대로 시간 낭비인거 같어.
나름대로 도움 될만한 글을 생각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낙소스 레이블 산책을 하기로 혔어.
그냥 이렇다 좋다 정도의 짧은 리뷰겄지만, 모쪼록 도움되길 바래.
낙소스는 완전 소중합니다.
---
그 첫 주자는 짤방에 나와 있는 슈니트케의 피아노 오중주 음반이야.
낙소스에서는 이 곡 음반이 두 개 있지. 보리스 베르만이 피아노를 맡은 게 있고
오늘 소개할 음반은 이리나 슈니트케가 피아노를 맡은 버전이야.
개인적으로 근래 들은 음반 중에 젤 좋아서 추천 날려보네.
일단 리뷰 잡지 평점들을 보자면,
BBC매거진 만점. 크라시크 만점. 르몽드 라 뮤지크 만점.
(참고로 보리스 베르만이 친 버전은 펭귄 만점, BBC 만점, 피지카토 만점)
아마존 리뷰도 그렇고, 뮤직웹 인터내셔널을 비롯한 해외 리뷰 사이트에서도 평이 좋아.
그럼 장점을 살펴보자..
1. 프로그램이 매우 잘 짜여져 있어.
세계 최초 녹음이라는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푸가]의 앙상한 구조로부터 시작해서
비슷한 분위기지만 보다 두텁고 내향적인 첼로 독주곡으로 이어지는 게 도입부로서 만점이야.
이후에 이어지는 메인 코스 [피아노 오중주]는 슈니트케가 돌아가신 어머니와 정신적 지주인
쇼스타코비치를 기리는 장송곡으로 생각했던 만큼 앞의 도입부가 분위기 조성을 잘 해줬지.
이어지는 첼로와 바이올린의 듀엣곡, 마지막으로 2악장짜리 현악 삼중주의 우울하면서도
차분히 마무리짓는 아다지오까지. 프로그램 자체가 곡들의 특성을 살려서 선곡&배치돼 있어.
정적으로부터, 하나의 푸가 -> 음울한 첼로 솔로 -> 어둡고 비극적인 오중주
-> 불안하게 잦아들어가는 현악 듀엣곡 -> 꺼져가는 듯한 멜로디로 마무리되는 현악 삼중주
2. 연주자들의 면면이 최적화
피아노 주자인 이리나 슈니트케는,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겠지만 작곡가의 미망인이야.
(녹음이 99년, 슈니트케는 98년 사망) 작곡가의 최측근이자 가장 음악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눈 사람으로서, 그리고 \'실내악 버전의 장송곡\'을 작곡가의 사후 1년에 연주함으로서
그녀가 참가는 곡 자체의 성격에 비추어 매우 적절하다고 봐.
음, 어쩌면 그녀보다 중요한 사람이 이 음반의 바이올린 파트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마크 루보츠키일지도 몰라. 슈니트케 바협 1&2번의 초연자(2번은 그에게 헌정됨)이기도 하며,
작곡가와 평생지기 친구로서 지냈다고 해.
(이리나 슈니트케, 마크 루보츠키, 로스트로포비치가 작곡가와 젤 친했대)
때문에 슈니트케 음악 해석에 있어서는 작곡가 자신의 의도를 최대한 파헤치고 있는
바이올린 주자가 아닐까 싶어.
첼리스트 알렉산더 이바쉬킨도 슈니트케로부터 곡을 헌정받은 적이 있고...
위 멤바들의 강력한 조합이 곡들을 유기적으로 잘 조화시킨 것 같아. 연주단 이름 보면 알겠지만
1999 AFCM 앙상블이라는 연주단은 없어. 호주에서 열리는 AFCM 페스티발에서
연주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그룹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곡가와 절친했던
두 명의 연주자를 중심으로 그 기틀을 훌륭히 잡아냈다고 볼 수 있겠지.
다른 연주를 들어보지 못해서 비교감상이 안된다는 게 좀 안타깝다.
다만 각 곡들과 프로그램의 특성에 맞추어, 패시지 진행이 매우 신중하면서도
탄탄하게 진행된 것이 마음에 들어. 좀 더 드라이브를 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부분도 있지만
일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템포를 우직하게 유지한 뚝심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거 같다.
3. 엄청 정결한 라이브 녹음
녹음도 물론 21세기형 낙소스는 나쁘지 않지만, 그보다도 AFCM 실황 연주인데도 불구하고
기침이나 소음 등이 전혀 없어. 스튜디오 녹음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야.
실황 특유의 집중력을 스튜디오급 정숙함 속에서 느낄 수 있다.
4. 가격
이천칠년 사월 현재 오천팔백원. 답이 업ㅂ다.
5. 특이사항
AFCM이 열리는 호주 타운스빌 시장이 대놓고 구경하러 오라고 홍보성 멘트를 날리고 있다.
안그래도 좁은 낙소스 부클렛에.. T_T 아무래도 이 음반 발매 때 지원 좀 해줬겄지 싶다
---
추천 대상
:근-현대 음악에 접근하고 싶은 실내악 청취 유경험자
:쇼스타코비치는 어떤 제자를 만들어 냈는가 궁금한 쇼빠
:앰비언트 테크노 음악을 선호하면서 클래식도 같이 듣는 양반
:우울한 음악 찾는데 고전,낭만파 계열이 영 안맞는 사람
:낙소스빠, 슈니트케빠 등등
비추 대상
:씨스증후군 환자 (CIS: Contemporary Is Sucks)
:정신질환급의 우울증 환자 (왠만큼 우울한 사람은 괜찮다)
:실내악 자체가 아직 낯선 사람
:낙소스까
---
써놓고 보니까 생각보다 길어졌네.. --
여튼 ㅅㄱ.
Fortune
들으시는 곡은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푸가]
슈니트케 좋아해요.
그러면 당신도 당첨
바르톡이 보이고 있다. 근데 이 음반 자체가 원테이크 실황반이야?
원테이크는 아니고 각 곡 따서 편집.
오 업ㅂ어 횽 ㅅㄱ~ 작품배치예기 나왔으니 음반을 어시스트해볼게
바이올린소리가 넘 건조허다 바이올린은 찰진게 좋아
삭막하고 앙상한 푸가에 찰진 연주라니요. 저는 고독간지를 좋아합니다
졸라 좋네.... 다음 달에 사야겠다...
펭귄가이드에서 만점이라는 개념이 별셋인가요? 아니면 로제트까지 따먹은건가요?
별셋. 로제트는 좀 특별한 개념이자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