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체르니 100치고 20 시작하자마자

아랫집 학원(아파트 아랫집인데 그냥 동네서 애들 불러다가 가르치는거) 때려쳤거든.

그게 초딩때였는데..

그러다가 어느날 환상즉흥곡 듣다가 삘이 꽂혀서

저걸 내가 칠 수 있을까...하면서 악보 다운받아서 5분이든 30분이든 매일 연습했는데

두달 쯤 되니까 매끄럽진 않아도 끝까지는 칠 수 있게되고(12월에서 1월)

지금은 연주 도중 간혹 미쓰나는 거 빼면 왠만큼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칠 수 있는 거 같다.

벌써 4월이네 그러고보니..

인터넷에서 본 환상즉흥곡 연주하는 초딩꼬마 여자애가 내 경쟁상대였다 ㅎㅎ

쳐본 애들은 어디가 가장 어렵디? 난 느린 부분(내가 용어는 잘 몰라) 시작하기 바로 직전

딴딴딴딴딴딴딴딴 <-이렇게 내려가는 부분 환장하게 어렵던데. 지금도 이부분 치기 직전엔

흡~!이러면서 심호흡 한번하고 친다.
 
왼손 딴 한번 칠때 오른 손으로 건반 네개를 빠르게 다다다닥 쳐야하는데

아쉬케나지가 연주하는 그 속도로 내려갈려면 건반 네개 그걸 다 치는 건 진짜 말이 안되겠더라.

아쉬케나지도 네개 다 치는 것 같진 않고 솔직히-_-.. 느린 부분에서 치는 것 보면 악보랑 다르게 치는 곳도 한군데 눈에 띄고..그래서 난 그 부분은 세개만 친다. 끝부분만 제대로-_-..

그리고 주제라고 해야하나?..따라라라랄라라라란~ 따라라라랄라라라란~ 처음에 누구나 떠올리는 첫부분.

저거 은근히. 진짜 은근히 어렵다. 가장 많이 반복되는 부분인데 저걸 가장 많이 연습하게 되는데도

저거 건반 하나 빠뜨리지 않고 고루 힘주어가면서 왼손리듬 신경안쓰고 리드미컬하게 15번 누르는 거. 절대 쉬운 일 아니다.

2개월이면 대충 곡 처음부터 끝까지 쳐지긴 하는데 그때까지도 저 부분 제대로 치기가 힘들더라.난 그렇더라고. 지금이야 잘쳐지지만..

뭐 그래도.................바이엘이랑 체르니 100이 전부인 나도 칠 수 있다면 누구든 칠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한다. 내가 뭐 매일 한시간! 이렇게 시간 정해놓고 친 것도 아니고 

다만 하루에 5분을 쳐도 매일 치는 거. 이게 제일 중요한 거 같다.

근데 또 매일 치게 된다. 막상 하다 보면. 왜냐면

어제 친 것보다 오늘은 더 잘 쳐진다는 걸 매일매일 확인할 수 있게 되니까. 그 맛으로 치는 거지.

어제 잘 안 쳐지던게 오늘은 되고. 내일은 더 잘 될거란 걸 아니깐. 결과가 해피엔딩이란 걸 아니깐.

재밌는게. 오늘 존나 쳐도 안되면. 아 ㅅㅂ 안되네. \"오늘은 여기까지\"(<-내가 피아노 치다가 끝내면 꼭 하는 멘트. 집에 아무도 없어도 저 멘트는 꼭 한다.-_-) 그래놓고 자고 일어나서 치면 오호호호 시밤 오늘은 되네? ㄲㄲㄲ 항상 이런 식이다. 꼭 그날 칠려고 아둥바둥 안해도 자면서 뇌가 복습을 하는지 다음날은 쳐지게 되있더라고. ㅅㅂ 얼마나 좋냐. 난 수학은 오늘 모르면 내일도 모르겠던데.-_-

딴 건 몰라도 피아노는 그런 면에서 거짓말을 안 하는 거 같다. 노력한 만큼 그대로 연주자에게 되돌려준다.

난 공대생이고 전문 연주가가 아니라 그래서 저렇게 나불나불대면서 말 할 수 있는 거겠지만 어쨌든 지금 내가 경험하고 느끼는 건 말할 수 있는 거니깐. (전공자한텐 조또 모르는 색히가 나불거리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겠지만.. 양해를 구하께^^..)

쇼팽콩쿨인가 잘 모르겠는데 어느 외국인이 이젠 유럽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가야할 날이 올 거 같다라고 그랬던 걸 신문에서 본 거 같은데. 립서비스도 서비스지만 그만큼 한국에서 피아노 잘 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겠지.

내가 환상즉흥곡 치기 전에 동영상 모조리 훓어봈는데 와..좀 많데..아까 말한 꼬꼬마 초딩도 치고.(종니 귀엽다. 함 봐봐 ㄲㄲ)

취미로 피아노 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만큼 저변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국제 콩쿨에서도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건 아닌가..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두서없이 길었는데 내 말은 1. 집에 피아노 있으면 놀려두지 말고 2. 좀 어려운 곡이라도 자기가 그렇게 치고 싶으면 한번 도전해보라는 거 

난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라 캄파넬라 도전해볼려고.(완전 미쳤지. 인정..)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