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다녀본 게이라면, 우이동. 우이령. 소귀천. 등의 말이 귀에 익을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제대로 우이령을 넘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다녀오게 됐다.
참고로... 오늘 산행은 사실 북한산 밤골기점으로 산행하려 했는데, 아뿔싸- 아이젠을 두고 온 거이였다. 704번 버스 안에서 얼른 머리를 굴렸다. 아이젠 없이 갈만한 서북권 코스를. 다소 우연히 시작된 산행이였다.
이 코스는 경기도 양주 교현-강북구 우이동을 연결하는 산길이다. 기점이 양주라고는 하지만, 불광역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그리 멀지 않다. 특히 야비군 게이들에겐 익숙한 교현예비군 훈련장이 기점 근처에 있다.
이 코스는 교현에서 출발해서 우이동으로 넘어오길 강권한다. 교현은 허허벌판이다. 허기진 상태로 내려오기는 좋은 지역이 아니라는 말이다. 반면 강북 우이동은 초입부터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어 내려오는 재미가 있다.
참고로 이 코스는 사전예약제이다. 자연보존 및 군사지역인 것이 이유로 보인다. 운 좋으면 예약 없이 가서 자리 남으면 즉석 예약이 가능하긴 하지만(본인도 이렇게 했다...), 국립공원 사이트에서 2.3일 전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헛걸음 안 하는 길이다. 비회원도 가능하다.
두세시간이면 끝나는 코스이지만 오봉산 석굴암까지 찍고 온다면 운동량이 적잖을 것이다.
나는 교현기점에서 출발했다. 산에 찻길이 있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절이 있거나 군부대가 있거나. 우이령길은 둘 다 해당된다. 위 사진에 보이는 다리는 호기로운 이름, 유격교다. 수 많은 군인들이 이 길을 걸으며 유격훈련장으로 향하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겠지...
좌로는 오봉산이라는 암봉이 재미있는 풍경을 하고 있다. 봉오리가 다섯개라는 이름마따나, 꼭 한 번씩 세어보게 된다. 하나, 둘, 셋...
우이령에 관해서는 근현대사적 의미가 있다. 산행 전후로 나무위키 정도는 읽어볼 필요가 있다.
오르다 보면 석굴암 표지가 나온다. 우이령 가는길에 들러볼 수 있는 고찰이므로 가보길 바란다.
참고로 이 코스는 아주 친절하다. 이정표가 하도 자주 나와서 좀 피곤할 정도이다. 뿐만아니라 재미있는 일화 등이 담긴 설명판들이 곳곳에 나타나 심심찮다.
위 사진은 석굴암 초입에 있는 일주문격인 소원문. 시멘트 도로에 휑덩그렁한 모습이 다소 썰렁해 보인다.
잘 만들어진 석조교량이 어찌 이런 곳에 덩그러니 방치되어 있는 걸까?
오봉산 자락의 석굴암. 높이는 비봉아래 승가사와 비슷하다. 돈 많은 절 느낌이 물씬 풍긴다.
기둥 위에 여의주를 문 용의 머리를 목조각으로 해놨는데 퀄리티가 대단하다. 특히 용의 수염까지 표현했다.
조선후기에 제작됐다는 불상이 봉안되어 있다.
산중에 이렇게 큰 대청마루가 왜 필요한걸까
등산길에 만난 흥겨운 비닐하우스. 이런 풍경을 보면 참 한국사람들 열심히 논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누군가는 저 비니루를 잘 개어서 가방에 넣고 올라온 것이겠지... 각종 반찬들과 함께...
곳곳에 행락객들이 진을 치고 있다.
우이령 정상의 대전차 장애물. 한강변을 따라 일산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이 비슷한 것을 만난 적이 있다. 이 길이 군사적으로 요긴한 이동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것이, 경기도에서 강북구로 도보 2시간 거리면 상당한 단축로인 것이다.
국밥엔딩.
커피엔딩
이 아니라
너무 잘 먹어서 이대로 귀가하기는 못내 아쉬웠다. 처먹은 칼로리가 발목을 잡은게 크지만 마침 근처에 둘레길이 있길래 왕실묘역-방학동길을 통해 도봉산역까지 가보기로 한다. 약5km
멧돼지 차단용 휀스가 길게 이어진다. 다른 둘레길에선 본 적이 없는데 아마 이 지역에는 멧돼지가 특히 많다는게 아닐까;;
둘레길은 좁고 오르락내리락한다. 게릴라군의 활동로를 연상케 한다. 특히 위 길은 참호 같다.
희한한 전망대가 나온다. 스탬프 투어 포토존이다. 올라가면 도봉산역의 주택단지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오늘도 11년산 콜롬비아 자켓과 산행을 함께했다.
6연속 주말산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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