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앞서 나는 콜옵 시리즈에 대한 굉장한 애착을 가진 사람임. 아직도 어렸을 때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엑박360에서 처음 해본 ‘FPS 게임’ 모던워페어2에 대한 기억이 잊혀지지 않음. 그 타이틀도 유탄 난사, 퍽 밸런싱 개판, 등등에 대한 문제가 많긴 했지만 추억 보정이 되었건 나에게는 FPS 게임에 대한 기준 비슷한 걸 만들어준 게임이었음.
근데 요즘 콜옵 나오는 걸 보면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라 애착을 가진 팬으로서 너무 마음이 아픔. 아래 나열할 문제점 외에도 수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최근 느끼는 가장 심각한 문제점들을 좀 적어보려고 함.
1. Engagement Optimized Match Making, EOMM (Skill Based Match Making, SBMM)
개인적으로 나에게 있어 게임을 하는 주된 이유는 반복 숙달과 에임 연습을 통해 ‘고수’ 즉 숙련된 플레이어가 되는 것임. 승리가 주 목표가 아니라 그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그 자체에만 목표를 두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데 나는 게임을 ‘이기는 것’에서 성취와 재미를 느끼는 사람임.
A)
게임 실력에 대한 향상심을 잃게 해버린 매치메이킹 시스템
그런데 최근의 SBMM EOMM 사태는 게임을 연습하고 훈련하고, 일종의 향상심과 성취감을 느낄 수 없게끔 만들어버림. 좋은 에임을 가지고 좋은 맵 리딩과 스폰 포인트 전략을 알고 있을수록, 매치매이킹 알고리즘 덕분에 랭크 매치가 아니더라도 일반 매치에서 미친 에임과 핵쟁이들을 마주하게 됨.
그런데 여기서 “그럼 넌 알고리즘 없애고 못 하는 애들 걍 짓밟고싶단 말 아니냐?” 이런 반박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음, 그것이 레딧이건 디씨건 간에 말이지. 그런데 맹점은 이 알고리즘은 높은 실력을 추구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낮은 실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고통스러운 메커니즘임.
입문자들은 입문자들 나름대로 자기들 수준과 비슷한 사람들을 계속 만나기 때문에, 매번 공방 매치가 손에 땀이나고 쥐가 날 정도로 빡세게 게임을 해야 판을 이길 수 있을까 정도임. 뉴비들이 실력 향상을 한다? 그럼 바로 피라미드 윗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또 만나서 또 개빡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나옴.
내가 무슨 짓을 하건 승률이 50%에 수렴하게 만들어버리는 매치메이킹 덕분에 랭크게임이 아니더라도 항상 긴장감 있게 빡겜을 할 수 밖에 없음.
최근에 모부3 멀티로 돌아가서 다시 해보니 유저 수가 줄었든, 매치메이킹에 활용할 리소스가 없어서 그랬든, 매치메이킹 기준이 많이 느슨한 걸 느낄 수 있었음. 메타 총만 쓰면서 슬라이딩, 드랍샷만 하는 유저들 말고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SBMM EOMM이 조금 느슨해진다면, 몇 달 전 유행한 VPN을 활용한 MMR 회피하기 / 부계 이용해서 MMR 낮은 로비 들어가기 같은 방법 없이 모두가 조금 더 캐주얼하게 게임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임.
B)
현저한 실력차이를 보이는 친구/지인과 게임을 같이 하자고 하기가 어려워졌음.
MMR이 높은 사람과 파티를 맺고 일반겜을 들어가게 되면 추측하건데 최고 MMR 유저의 기준에 맞춰서 매칭을 하거나 평균값을 매겨 매칭을 하게 될 것임. 근데 문제는 나는 무난하게 게임을 한다 쳐도, 같이 플레이 하는 사람들이 너무 고통스러워 함. 이 사람들 혼자 게임할 때보다 너무 빡센 매치들이 잡히니까 같이 하자고 말하기도 미안해짐.
모부투 모부삼은 같이 게임해도 플레이어 수가 적어서인지, 기준이 느슨한 탓인지 지인들끼리 게임하는 게 전혀 불쾌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이었음. 파티플레이하는 재미 그 자체를 해치는 메커니즘이라 생각함.
2. 말도 안 되는 쉐도우밴과 안티치트 시스템
A)
핵쟁이에 대한 제재를 유저신고에 의존한 덕분에 억울하게 쉐밴 당하는 사람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듯 함. 갤에 쉐밴만 쳐봐도 당한 사람들 글이 몇 개씩 보임. 레딧은 말할 것도 없이 많음. 신고는 유저 처벌을 판단하는 보조적인 수단이 되어야지, 이걸 주요 수단으로 삼은 덕분에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무지성 신고‘ 박고 보는 유저들에 의해서 그냥 쉐밴촌에서 몇 주간 썩으면서 핵쟁이/억울한 쉐밴 유저들과 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됐음.
더욱이 문제는 이 억울한 쉐밴에 대해서 항의할 수단이 부재하다는 것임. 쉐밴이 언제 풀릴지는 예수 아버지도 모르고, 쉐밴 당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매일매일 액티비전 서포트 페이지에 들어가서 쉐밴이 풀렸는지 확인하는 것 뿐임. 게임사 입장에선 “어떤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쉐밴 됐다”라고 확인해주는 거 자체가 핵 개발자들에게 프러그램을 뚫는 힌트를 제공해주는 일이 될 수 있음.
그러나 최소한 억울하게 쉐밴 당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어떠한 사유로 이렇게 처리되었다”라고 알려주고 자기 변호나 항의할 수 있는 방법은 열어줬어야 한다고 봄.
B)
안티치트가 도입된 지 몇 개의 게임 시리즈가 지났지만 유저들이 ’체감 할 정도‘로 핵쟁이가 줄지 않았음. 물론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 쉽지 않겠지만 몇 천 억, 몇 조 단위 기업이 이 정도로 허술하게 핵을 관리한다는 게 그냥 ㄹㅇ 믿기지가 않음. 매 시리즈마다 핵쟁이들 때문에 사람들은 아우성이고 게임사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개선하고 있습니다 ^^” 이 말만 반복할 뿐 전혀 나아지는 게 없어보임.
이제는 그냥 포기하고 콘솔로 넘어가서 크로스플레이를 꺼야 하나 고민 중임.
3. 돈 버는 거에 미친 회사와 스킨값
회사는 기본적으로 돈을 버는 것이 주목표가 맞음. 나도 인정하는 부분임 자본주의에서 회사는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게 당연하니. 그런데 문제는 돈을 벌어먹겠다는 심보와 게임 문제 해결을 유기하는 모습이 겹쳐져서 나타나는 ㅈ같은 현상임.
당장 블식이만 보더라도 전작에서 배패 완성 보상으로 줬던 CP를 줄였음. 전작까지는 배패 한 번만 지르면 계속해서 배패를 사서 이어 나갈 수 있는 보상정도로 CP를 지급해줬는데 이번작 들어서면서부터 보상을 싹 줄여버림. 보상만 줄이면 모르겠는데 배틀패스 경험치 요구량도 높여둬서, 직장생활 병행하는 애들은 진짜 여가시간을 갈아넣어야 한 시즌 배패를 완성할 수 있게 해둠.
모부삼의 경우엔 2.5만원을 지르면 2400포인트가 포함된 현금 번들이 많았는데, 이번작에서는 그마저도 없어서 포인트로 뭘 사고싶으면 그냥 쌩돈 박아야 함. 추후에 추가를 해줄지 말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여기에 더해서 전반적으로 스킨 가격이 2800 3000포인트까지 올라가면서 스킨 값이 게임 값의 절반이 되어버렸음.
근데 블랙 누아르 같은 P2W 검정 위장 스킨 안 사고 어떻게 버팀? 워존 지금만 하더라도 게임상의 이점 때문에 블랙 누아르 스킨 끼고 다니는 사람들 많은데, P2W이랑 높은 스킨값 현상이 너무 노골적으로 겹쳐보이는 듯 함.
마무리하면
게임 산업이 예전에 비해서 돈에 미쳐가지고 유저 친화적인 업데이트나 컨텐츠보다, 어떻게 하면 유저들을 더 게임에 붙잡아두고 더 지갑을 열게할까에 집중하는 것 같아서 그냥 안타까움. EA, 블리자드, 유비소프트 등 우리가 알던 메이저 게임사들의 게임 퀄리티가 매년 ㅈ같이 나오는 걸 지금 몇 년째 계속 보는 것 같음. 게임 산업이 대주주들의 목소리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게이머로서 콜옵 뿐만 아니라 최근의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
3줄 요약
1) 매치메이킹 엄마 없다
2) 안티치트 쉐밴 병신
3) 유저들 돈 빨려고 혈안된 게임회사들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sbmm은 동의 못하겠다 실력 높은 애들은 높은 애들끼리 잡아두는게 맞음
SBMM 찬성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음 인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