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팔리는 유치뽕짝한 스토리를 만든다 이런게 아님


예전 게임들 보면 캠페인 스토리는 캠페인에서 완전히 끝맺었음. 구모던 시리즈의 자카예프 셰퍼드 마카로프처럼 메인 빌런으로 언급된 애들은 딱 필요한 수준의 카리스마와 존재감만 보여주고 스토리 막판에 죽고 끝남, 즉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이루어졌음. 당장 앞에서 언급한 3명 전부 게임에서 등장하는 분량은 셋 전부 합쳐봐야 30분도 안될걸? 그런데 역대급 빌런이라는 평가 받잖어


근데 지금은 어떨까?


빌런 캐릭터 맛깔나게 잘 만든거 같으면 회사 내부에서 "이거 멀티플레이어 캐릭터로 출시해서 쭉 오랫동안 끌고가죠" 이런 얘기가 무조건 나옴. 당연히 그렇게 해야 스킨도 팔아먹고 또 다음작까지 끌고가서 계속 우려먹을테니까


물론 이렇게 하면 캐릭터 만들고 스토리 짜는 사람들은 딱 지금 상태 그대로가 캐릭터성이랑 기승전결 완벽하니까 여기서 뇌절치면 ㅈ된다는걸 알고 있음. 근데 문제는 회사 내부에서 이런 설명이 ㅈ도 안먹힌다는거임


사내 회의에서 한쪽은 캐릭터 하나 스토리 뇌절 좀 치고 멀티플레이어 캐릭터로 출시하면 스킨 매출이 매 시즌당 얼마, 분기당 얼마 이런식으로 구체적으로 얼만큼 돈이 되는지 그래프까지 찍어서 이쁘게 보여주는데, 스토리/캐릭터 짜는 애들은 이걸 뒤집을만한 논리를 내세울 수가 없음. 스토리랑 캐릭터 말아먹으면 장기적으로는 프렌차이즈에 악영향 있겠지, 근데 그렇게 해서 언제까지 얼만큼의 매출 타격이 올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니까 설명 자체가 안된다는거임.


여기서 잠깐,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레퍼토리지? ㅇㅇ 흔히들 사모펀드같은데서 장기 안목같은거 집어치우고 단기 밸류업만 존나게 할때 보이는 패턴임. 근데 문제가 예전에는 사모펀드에서 엑싯용으로만 쓰이던 이런 전략이 지금은 게임 업계 포함해서 어지간한 업계에서 다 쓰이고 있다는거임.


암튼 이렇게 하면 단기적으로는 매출 더 잘찍혀서 좋아보이진 몰라도 결국에는 장기적인 프렌차이즈 수명을 깎아가는거에 불과함. 근데 매출 이득은 숫자로 뚜렷히 나타나는네 프렌차이즈에 가해지는 브랜드 타격은 숫자로 치환이 안되니까 그냥 묻어가다가 이꼴난거임.


무지개머리에 피어싱덕지덕지한 새끼들도 존나게 문제가 되긴 하지만 게임이 예전처럼 '작품'으로서의 성격은 점차 줄어들고 '사업'의 성격이 너무 강해지고 있는게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