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리뷰
우선 부활 자체는 혹평 받을 부분이 상당히 존재한다.
만약 코드기어스의 후일담을 담은 극장판이 아니라 개별적인 작품이었다면, 혹은 '3기'같은 형태로
나왔다면 꽤 큰 질타를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부활은 TVA가 끝나고 10년이 지난 뒤에 나온 극장판이었고 내용면에선 팬들이 기대하던
그런 내용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치트키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팬 아니고서야 부활만을 단독으로
볼 사람이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리고 팬 입장에서 이보다 더 만족스러운 엔딩은 또 어디 있겠냐.
그래도 거슬리는 부분이나 문제되는 지점들을 아예 안 건들고 갈 순 없으니까 몇 개 꼽아보자면
1. 지나치게 빠른 감정의 변화
2. 아쉬운 등장인물의 배분
3.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기 위한 무리수
4. 영상이 한 1~2분씩 짤린 건가? 싶은 화면전환과 장면 연결
5. 지금 보면 조금 웃긴 10년 전 감성
등이 있겠다.
5의 경우에는 취향 문제고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빼고, 나머지 부분들을 간단하게 짚어보면
(10년 전 감성으로 무장한 조연 악당. 이름도 기억 안 난다. 유일한 업적은 카렌 배빵)
우선 1,2,3은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있다.
1편 안에 이 후일담을 마무리 지어야 하고, TVA에서 해소하지 못했던 여러 지점들을 해결해야 하며
기존의 인물들이 모두 1번 이상은 화면에 얼굴을 들이밀어야 하는게 부활의 숙제였다.
그것을 단 1편, 2시간, 하나의 사건으로 보여줘야 했으니 어지간한 실력이 아니면 완성도와 재미, 모두를 잡긴 어렵다.
그래서 얘네도 나름 머리를 썼지만,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 것은 사실. 그래서 1,2,3의 문제들이 드러난다.
지 목에 겨누든 를르슈를 겨누든 틈만 나면 총을 들이미는 등장인물들
그걸로 재회의 감상이 끝이야? 더 할 말은 없니?
와 여기서 등장해? 그런데 니가 왜요?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싶은 장면들이 몇 개 있다.
그래도 조금 거슬리는 것일 뿐,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지점들이기도 하다.
작품 내에서의 시간으로는 1년. 작품을 감상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10년이 지났으니,
보면서 느끼는 감정들도 많이 희석된 덕분이라고 본다.
(그래 그만 좀 해라 씨발아)
"야 그걸로 화해하고 끝이냐. 이게 뭐야 씨발 ㅋㅋ" 이란 생각 보다는
"맞아. 10년 전에 저랬었지...", "이렇게 그 부분을 해소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완성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아 저걸 여기서 언급하네?" 라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넘어가는 게 팬심이다.
이런 면에서 치트키라는 거고.
등장인물의 배분에서도 아쉬움이 드러난다.
오우기 같은 남캐는 좆까고, 나나리의 분량은 사실 절망적인 수준이다.
최소한 지 오라비랑 회포도 풀고 대화도 좀 더 나눌만 하지 않았냐.
어떻게 바로 차버리냐 를르슈 시발련아. 애 울잖아.
(오빠랑 2,3마디 대화 나눈 다음에 바로 차임. 나한테 어캐 이럴 수가 있누...)
칼빵에 죽은 를르슈를 어루만지고 진실을 깨달은 나나리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비명에 가까운 오열을
터뜨린 게 TVA 2기의 마무리였다.
다른 인물들끼리의 감정은 대충 처리해도 별 문제 없었지만
(지 대가리에 총을 겨누는 오우기가 대표적. 사실 뭘 하든 별로 관심 없음.)
최소한 나나리는 조금 더 신경써줬으면 좋았을 거다.
팬심이니 뭐니 그런 게 아니라, 가장 큰 슬픔과 감정의 맺힘이 바로 얘한테 있었을 거니까.
그런 면에서 가장 푸쉬를 받은 건 카렌이다(CC제외) 스토리 진행상 많은 부분을 를르슈와 같이 있었고
"얘 사실 색기 담당임. 배빵에 목조르기, 구속 수감 패티쉬까지 있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장면에서 활약한다.
귀여운 장면도 몇 개 있었으니, 를르슈의 제2부인은 카렌이 맞따.
(CC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등장. 그리고 공을 들인 느낌이 확 든다.)
(구속된 모습이 존나 자연스럽다.)
사실 (4)가 제일 심각한 문제였는데
작가의 문제인지 감독의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이야기가 이상하게 끊기는 지점들이 다수 있다.
영화로 치면 편집이 이상하게 됐는데? 라는 생각이 들 만한 부분이다.
당장 기억에 남는 것 1개를 꼽자면
1. 를르슈와 CC가 C의 세계에서 나나리를 만나는 부분, 그 조금 뒤에 이어지는 장면이
CC는 현실로 돌아와 있고 모든 사건은 마무리 된 상황. 를르슈와 나나리만 아직도 그 세계에서 깨어나지 못함.
2. 를르슈가 C의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부분. 여기서 를르슈가 깨어났을 때, 이미 장소는 또 한 번 달라진
상태였고 나나리는 휠체어에 앉아있었다. 중간에 뭔가 조금 더 장면이 있어야 자연스러웠을 것.
(를르슈가 나나리를 안고 추락. 나나리는 웁니다. 하지만 그 바로 다음 장면은?)
(CC는 이미 현실. 상황은 대강 끝난 것으로 보이고 를르슈와 나나리도 안전한 장소로 옮겨져서 꿀잠 중)
(C의 세계에서 돌아오니까 또 이런 배경. 나나리는 언제 일어났을까?)
너무 빠른 장면의 전환이 아쉽다.
하지만 념글에 있는 것처럼 마지막의 마지막,
이제는 LL이라고 불러달라는 를르슈와 그런 를르슈를 바라보는 CC의 표정을 보면
이런 핍진성이니 뭐니 하는 생각은 다 사라진다. 아마 제작진들도 이런 점을 알고 있었으리라 보고.
그래서 스토리나 구성의 완벽함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중요 장면들의 퀄리티에 힘을 준 게 눈에 띈다.
CC가 울면서 웃는 장면에선 공을 많이 들였구나,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맨 처음에 병신 를르슈의 간병인 역할을 하는 노모 장면도 그렇고.
그리고 부활을 잘 보면 알겠지만, 누구도 죽이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노력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얘네 왜 안 죽어?" 싶을 정도로 안 죽는다. 왜냐면 부활이란 극장판의 의미 자체가 대단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 누가 죽고, 뭔가 새로운 게 등장하고 그런 건 별로 의미가 없다.
얘들이 그 뒤로 무엇을 했는지, 그것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수 많은 등장인물 중 죽을 사람은 없다.
(새로운 애들 말고)
솔까 TVA 2기 끝(극장판이든)과 부활 끝에서 달라진 상황은 아무것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감정의 해소 등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날림으로 처리했고.
를르슈가 병신에서 사람이 됐다지만 이건 원래 모르던(없었던)거다.
어차피 TVA의 결말도 CC가 탄 마차의 마부는 를르슈였어. CC랑 둘이 행복하게 잘 살았을 거야, 라고 행복회로 돌리는
팬들이 많았으니, 결국 변한 건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그저 를르슈의 프로포즈 비슷한 게 추가됐을 뿐.
그러니까 부활은 딱, '팬들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보여준다'는 것에 집중했고
그런 의미에서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받을만 하다.
부활을 욕하는 사람이 있지만 반대로 부활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거 때문이다.
10년 전에 코드기어스를 본 사람들은 부활에서 뭔가 대단한 작품성이나 스토리를 원한 게 아니다.
"얘네는 그 뒤에 뭘 했을까?" 를 궁금해했던 팬들이다. 부활은 그 기대를 딱 알맞게 충족시켜 준다.
부활은 굉장히 투철한 팬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했다.
시작부터 기존의 멤버들이 대부분 모인다.
그 뒤에는 CC와 를르슈의 상황을 간단하게 묘사하고 바로 이어지듯 카렌들이 등장한다.
나나리를 구하기 전에 모든 멤버들이 다 모이고, 그 자리에 없다면 "영상"이라는 형태로라도 등장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들이 그 후에 어떻게 행복하게 잘 살았는지."를 나열하듯 보여준다.
(시작부터 떼거지로 등장하는 기존 인물들)
(얘네도 빠지면 섭함)
깜빵에서 싸우는 장면도 기존 코드기어스의 전투를 오마주했고
메카들끼리 싸우는 전투의 하이라이트는 새로운 형태가 아닌, 기존의 형태로 결판을 짓는다.
그리고 마지막. 를르슈의 LL 이름 짓기까지.
완벽한 팬 서비스의 향연이다.
(10년 전에 자주 봤던 그런 장면)
그 과정에서 희생된 핍진성이니 뭐니는 다 쓰레기통에 박아두고 "1,2기의 모든 인물들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점이다.
아니 뭐 이래? 싶으면서도 마지막에는 "아 이야기가 이젠 정말 끝이네... "하고 아쉬움이 몰려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여기서 부랄을 쥐어 뜯으며 울지 않았다면 코드기어스의 팬이 아님.)
10년 전. 중2병으로 무장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한 애니메이션이, 2020년을 앞두고 드디어 끝났다.
추억에서 끄집어 낸 뒤에 먹칠을 하는 게 아니라
추억의 마지막 한 장을 더 예쁘게, 완벽하게 추가해줬다는 게 개인적인 감상이다.
완성도에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거기서 감점이 들어간다 한들
10년이 지나 이런 걸 만들어줬다는 것만 해도 득점.
아예 팬서비스로 무장했다는 것에서 또 득점이다.
코드기어스를 재밌게 봤던 10년 전의 나로선, 그야말로 만점의 작품이었다.
완벽했던 추억. 그 마지막 뒷표지를 예쁘게 꾸몄다는 점에선 칭찬받아 마땅하다.
끗
정성글 개추
개추 - dc App
2시간이라어쩔수없지근대 상영시간문제임 ㅠ - dc App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솔까 내용이 중요한가. 원하는 모습들이 다시 한 번 나와줬는데 씨부랄.
ㄹㅇ..솔직히 위에 문제 전부 시간만 더있었음 해결되는대 tva로 좀 늘려서 나올지도모르니까 회로 돌릴래 - dc App
네이버 블로그인줄
글만 쓰니까 심심해서 짤 좀 넣었는데 네 말처럼 블로그 글 같아짐;;
ㅇㅈㅇㅈ 팬이라면 완전 대만족이지 - dc App
R2부터 그랬지만 빠른 전개로 인해 다소 설명이 빈약한 부분도 있는데 어쩔수없지 이건 극장판이라 러닝타임 제약도 심했고ㅠ - dc App
글마저도 코드기어스 리뷰를 올리던 그때 그 네덕감성 그대로 옮겨놨노
정성추하고간다이기
나는 개인적으로 부활의 를르슈 다 본 다음에 단점 밖에 안보여서 재미없게 느꼈었는데 이 글 읽고 다방면으로 이해하게 됨. 리뷰해줘서 ㄳㄳ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