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맨날 콜플만 들으니까 여친님이 콜플이 내 최애냐고 묻더라. 근데 선뜻 그렇다는 대답이 안나오는 거야.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어. 콜플의 음악은 '모든 것'을 노래하잖아. 환경보호, 포용, 모두를 위한 노래, 모두를 위한 주제, 갈등 없는 영화, 악역 없는 연극. 가사와 제목은 모호하고 모든 방향으로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느낌이야. 그래서 노래를 듣다보면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방향감각이 없어져. 어느 방향이든 상관없고 그저 즐기면 그만이라는게 이들의 메시지같지만, 어느시점에는 너무 넓은 황야에 툭 던져진 느낌이야. 어디론가 가야하는데 몽롱한 앰비언트 사운드만 머릿속에 맴돌아


그래서 콜드플레이의 음악을 매일 듣지만 동시에 최애라고 하기가 어려워져. 인류애에 대해 노래하지만 동시에 인간미가 느껴지질 않아. 사랑에 대해 노래하지만 뭔가 공허한 사랑이야. 사랑하라고 하는데 뭘 사랑할지 모르겠어. 무조건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그릇이 아닌데 초월적인 사랑에 대해 손을들고 외쳐대는 내 스스로가 이상해보이고 정체성에 혼란이 와. 크리스조차도 인터뷰에서 어떤 가사의 뜻이나 제목의 의미에 대해 묻는 질문에 "몰루 걍 좋잖아"라고 해버릴 때가 많더라. 좋은게 좋은거다지만 너무 다 좋아서 별로이기도 한가 그런 생각이야. 아무렇게나 씨부리다보면 정리가 될까해서 써재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