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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소다 마모루의 두 작품,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늑대아이를 정말 사랑함

지난번 노잼힛갤 조리돌림 바닷마을 다이어리 배경 순례(http://m.dcinside.com/board/comic_new1/8774918) 다녀오고

배경을 알고 작품을 보는 것과 나름대로 상상해서 감상하는 것의 차이를 느낀 바 있는데

오랜만에 잠깐 일본 놀러간 김에 이 두 영화에 나오는 장소들 몇곳 잠깐 들러봤음

사실 한달도 전에 다녀왔는데 귀찮아서 사진 정리 안하고 있다가 백업하는 김에 짧게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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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아이 배경은 하나와 그이가 만나고 지내는 도쿄 외곽과 그이 죽은 후 내려가는 시골마을 도야마로 나뉘는데

아주 짧게 다녀온 거라 도야마는 갈 시간이 없었고(어차피 불매운동 때문에 직항편도 없어졌음ㅎ) 대학 생활을 같이 보낸 도쿄 외곽만 다녀옴

JR쿠니타치역 근처인데 도쿄 중심에서 대충 1시간 정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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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짧았던 연애시절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라면 역시 매번 둘이 만남의 장소로 삼던 백십자 카페

역에서 나와 걸어서 3분 거리 나름 번화가에 위치해 있는 데다 간판도 다른 간판에 비해 눈에 확 들어오는 흰 간판이라 실제 약속 장소로도 좋을 것 같았음

내가 올린 사진에는 잘렸는데 옆에 있는 가게들도 몇몇곳은 그대로 남아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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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개봉한지(2012년 개봉) 거의 10년이 다 되어감에도 아직 찾는 팬들이 있어서인지 늑대아이 포스터와 늑대아이 쿠키를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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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근처에 대학교도 있어서 우리나라 카페처럼 학생들이 이용하는 그런 곳인줄 알았는데 손님의 95%가 흰머리인 아주 조용한 지역다방이었음

실제 점원도 아주머니들이나 할머니들뿐이셨고 근처 사시는 중노년들이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장소였는데 느긋한 분위기가 좋았음

유키와 아메가 그려진 쿠키는 별 맛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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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백십자 카페 도로 맞은편에는 매번 알바를 끝낸 하나가 데이트 전에 빼꼼 내다보던 초록색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데

철거됐음

몇년만 일찍 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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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아직 거리에 몇대씩 남아있긴 하지만 슬슬 없어져가는 추세인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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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달려오는 골목

저 뒤쪽 골목에 이런저런 가게들이 많아서 알바 끝낸 대학생이 친구랑 연인이랑 만나려면 딱 이 길을 따라 올 것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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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나오는 하나의 알바장소인 호쿠신 세탁소도 없어진듯

이래서 바로바로 가야 하는구나 싶었다 8년의 세월이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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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나가 다니던 대학교인 히토츠바시 대학(일교 대학)

백십자 카페에서 다시 10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작은 크기의 예쁜 대학

꺼무위키에 쳐보니 인문사회계열에서는 굉장히 우수한 명문대라고 함

그러니까 하나는 초엘리트 명문대생이었는데 늑대 금수새끼가 새내기 임신공격 시킨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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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길에 슬쩍 보이는 작은 복숭아 간판은 파미양이라는 중국요리 패밀리 레스토랑

올린 사진쪽에는 얼마없지만 반대편은 영화에서처럼 자전거 백여대가 주르륵 세워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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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있는 히토츠바시 대학 본관 내부

건물이 참 깔끔하고 예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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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가운데 문 대신에 사이드만 열려있음

대학원생인지 지쳐보이는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더라

이 뒤에는 재학생들에게만 열려있는 도서관(하나가 그이를 데리고 몰래 들어간)이 있는데 거기는 당연히 못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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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보면 캠퍼스에 애들이 계속 뛰어다니는데 (넘어진 애 일으켜 세워주는 장면도 있고) 대체 왜 그런가 했더니 실제로 애들이 엄청 많음

이날 평일이었는데 아마 캠퍼스를 지역주민에게 개방했는지 온동네 엄마랑 애들이 나와서 뛰어다니면 놀고 있었는데

내가 다니는 학교 아니라 그런지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참 평화롭게 느껴지더라


그리고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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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그이에게 고백한 산책길

아무 이름도 없는 주택가 골목길 계단이라 북쪽 출구로 나와서 하염없이 돌아다니다가 발견함

정말 다니는 사람도 없고 조용한 주택가였는데 교문 앞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매번 만나던 백십자 카페에서 따로 돈 쓰며 만나지 않고

둘이서 이 조용한 골목 계단을 오르면서 매번 얘기 나누며 데이트했다고 생각하니 새삼 고백장면이 더 각별해졌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 주황색 자판기가 영화볼때마다 굉장히 신경쓰였는데 직접 보고 눈물 흘리며 음료수 뽑아 마셨음

도쿄 중심부 자판기보다 몇십엔 정도 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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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제한 때문에 추려서 올리긴 했지만 이렇게 늑대아이 대학생활의 배경을 몇 곳 돌아보면서 느낀 건

늑대아이가 내 생각보다 더 치밀하고 현실적인 배경 위에 쌓아올린 생동감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었음

하나의 책장에 꽂힌 책들 하나하나 설정하고 그렸던 등 디테일에 신경쓴 건 알고 있었지만

둘은 어디서 만나서 어디를 돌아다녔을까, 어디를 들렀으며 어디를 들르지 않았을까, 이곳을 지날땐 무슨 생각을 했을 것이며, 학교 안에선 어디에 있었을까 등등

모든게 그냥 단순한 공상이 아닌 실제 배경에 기반한 리얼리티가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애정이 가게 되는 작품 아닐까 싶었다

다음에는 하나가 내려간 시골마을 도야마를 가보고 싶음

시달소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