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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군에서 휴가 나와 방탕한 생활을 즐기고 있던 때였습니다

교촌치킨을 쳐먹으면서 노트북으로 미드를 보고 있는데

고딩 동생이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더니

오빠 나 올드보이 보고 싶어

이러는 거예요

근데 솔직히 올드보이가 내용이 좀 그렇잖아요?

동생이 아직 미성년자이기도 했고...

그래서 처음엔 말렸습니다

내용이 좀 난해해
너 아직 민증도 안나왔잖아
시발년아 노크 안 쳐하냐
보면 충격먹을 거야

오빠로서 걱정된 마음에 해준 말들이었죠

하지만 동생은 무슨 이유에선지 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고

저는 할 수 없이 올드보이를 다운 받은 뒤 노트북을 건넸습니다


그렇게 약 2시간 후


신나게 카트를 조지고 있던 제 옆으로 동생이 다시 다가왔습니다

오빠... 미도가 오대수 딸이야? 근데 둘이...

표정은 공포에 질려있었어요

그러게 내가 뭐랬냐

라는 말을 겨우 삼킨 저는

유지태가 최민식한테 자신이 당한 것을 똑같이 복수하는 과정이 영화의 전체 내용이야

라고 적당히 정리해줬죠

하긴 그 나이에 근친쎽쓰의 심오함을 알리가 만무하겠습니다만

입을 틀어막고 황급히 제 방에서 뛰쳐나가던 동생의 뒷모습이 지금도 선명히 기억나네요

대체 머릿속으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암튼 너무 어린 나이에 성인 영화를 보면 안되겠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만붕님들도 혹시 어린 동생이 있으시다면

저처럼 무책임하게 내버려두지 마시고

미디어에 대해 적절히 시청지도를 해주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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