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0f719b2876bff20afd8b236ef203e8717c4be22e248bf

온전한 빛은 도리어 눈을 멀게 하기에

우리는 저마다 가슴에 비좁은 틈 하나씩을 품고 섰다.


사방으로 일렁이며 쏟아지는 무한의 진실들이

'나'라는 거칠고 단호한 렌즈를 통과할 때,

감당할 수 없는 어지러운 진동들은 허공으로 깎여 나가고


오직 내 틈새의 결을 닮은 빛만이 살아남아 망막에 맺힌다.


세상의 모든 궤적을 온전히 끌어안을 품이 우리에겐 없어 필연적으로 걸러지고 잘려 나간 반쪽짜리 풍경만을 주시한다.


버려진 파동들은 짙은 그림자 속에 숨겨둔 채,

투과된 한 줄기 빛으로만 쌓아 올린 견고한 오해들.


우리는 그것을 저마다의 '세계'라 부른다.


무수한 가능성을 닫아버린 뒤에야 비로소 초점을 얻는 눈.


결핍과 배제로 빚어낸 이 선명하고 서글픈 편향만이, 광활한 미지 속을 더듬어 걷는 인간의

가장 눈부신 나침반이 된다.


-제목: 편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