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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계절

고등학교의 계절
꽃이 피는 교정에서
우리는 아직 피를 모르는 칼날이었다

흰 꽃잎이 바람에 흩날릴 때마다
살의처럼 부드럽고 죽음처럼 달콤한
청춘의 향기가 코를 찔렀다

아침 안개가 산등성이를 핥으며 올라오던
그 언덕 위 교실 창문 너머로 보이던
푸른 산맥은 우리의 육체를 비웃듯
강인하고 차갑고 영원할 것처럼 서 있었다

우리는 그 산을 오르며 다리를 떨었고
땀에 젖은 셔츠 아래로 꿈틀대는 근육을
그것은 격정인가 단순한 활력인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어떤 잔인한 아름다움인가

운동장 흙먼지가 태양 아래 황금빛으로 타오를 때
우리는 짐승이 되었다
축구공을 차는 다리의 힘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어깨의 회전

모두가 한순간의 완벽을 위해
죽음을 연습하고 있었다
아름다움의 정점에서 떨어지기를
은밀히 갈망했다

강가의 갈대가 바람에 몸을 숙이던 오후
책상 위에 놓인 수학 공식은
우리의 운명처럼 차갑고 명확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강물은
붉은 저녁놀을 삼키며
우리를 유혹했다

교복 깃이 바람에 흔들리는
설렘의 청록
이름 모를 꽃처럼
우리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꿈을
가슴에 한 움큼 피웠다

멍청했던 학생은 시계 너머의 미래를 꿈꾸었고
현재의 미를 간과한 채
무정한 물결처럼 시간은 소리를 지나보냈다

속삭임이 귓가에 맴돌았다
지금도 가끔
도심 콘크리트 속에서 눈을 감으면
그때의 바람이 불어온다

벚꽃 잎이 피를 머금은 듯
붉게 물들어 떨어지던
그 영원처럼 짧았던
고등학교의 계절

우리는 이미 그때 죽었다
아름답게 격렬하게
돌이킬 수 없는 청춘의
황금빛 칼날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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