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컴퓨터로 원고 작업을 한 것 같습니다.
처음 접한 이토 준지 작품은 소용돌이였는데
그때보다 선이 섬세해진 대신 조금 매가리가 없어졌습니다.
사실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토 준지도 그냥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소용돌이 읽을 땐 공포물보다는 개그물로 읽혔습니다.
공포나 개그나 상황을 극단적으로 비튼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고
거의 모든 장면들이 비일상이므로
매체 다루는 솜씨가 많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토 준지의 연출력은 일가를 이뤘습니다.
그 훌륭한 연출력을 왜 욘과 무 같은 작품에 쏟지 않고
공포물에 쏟는 건지 개인적으로 불만이었는데
이번 인간실격은 그야말로 가장 적절한 내용을
이토 준지의 그릇에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이토 준지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작가로 기안84가 있습니다.
그림을 그다지 성의 있게 그리는 편은 아니지만
분명히 연출, 작화 등 스타일은 이토 준지를 닮았습니다.
기안은 이토 준지의 스타일로 이른바 소외된 사람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엔 초라한 인간 군상을 조명하는 일에 천착합니다.
가끔 이야기가 폭주하고 중구난방 튀기도 하지만
진솔한 내용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간실격을 읽을 때 노병가 등 기안84 만화가 떠오른 이유입니다.
주류 일본 만화는 여전히 상업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힘이 좀 빠지고 있죠.
상업성과 예술성 둘 다 작품성을 재단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여깁니다마는
상업 만화의 꽃을 활짝 피웠던 소년점프 작품군이
과거의 영광에 비해 부실해지는 추세인듯 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포물이나 개그물 같은 깜짝쇼 말고도
진중한 내용을 담은 작품을 유명 작가가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건
일본 만화 시장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1. 제가 인간실격 원작 소설도 많이 좋아해서 객관적인 평은 아닐 거임.
2. 그래도, 만약 이 작품이 원작이었다면,
즉 다자이 오사무의 브랜드가 없었어도 좋은 작품이라 말하겠는가?
라고 묻는다면 저는 yes입니다.
3. 이토 준지는 자전적인 만화를 그릴 것을 강요받고 있는 거다!
4. 필력과 구성력이 다자이 오사무급이어야 한다는 게 함정이지만요...
연출 심리묘사가 엄청좋음
ㅇㅇ이토 준지 주특기랑 사소설 장르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함
인간실격이 이토준지것중 가장좋았음
이토 준지의 특기는 개그...가 아니라 부조리. 인거같음.
오호 까뮈의 이방인 최초의 인간도 그리면 어울릴듯....는 판권크리
사실 공포물들 개그로 보는 애들도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