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책 읽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방 한 면을 가득 채운 책장이랑 자라고 아이북랜드라고 매주 책 배달해서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구독했었는데


백과사전이랑 삽화 잔뜩 있는 어린이 과학 도서 외엔 좀처럼 활자에 친숙해지지 않아서 자주 혼나고 아이북랜드도 몇 년 안 돼서 구독 취소함.


크면서 주변에서 자꾸 책읽기는 강조하는데 아무래도 재밌어지지 않으니까


책 읽는 게 중요하다는 것만 머릿 속에 박히고 스트레스만 받아서


급식 때는 또래들이 취미성으로 많이 읽는 양판소나 라노벨 같은 건 거들떠도 안 보고 최소한의 교양 목적으로 소위 고전이라고 하는 것들만 찔끔찔끔 읽음.


그마저도 즐긴다기 보단 공부하는 느낌으로 읽었고 대중매체에서 레퍼런스 찾는 등 지적 허영 채우는 것에 그쳤던 듯.


그래서 크고 나서 사람들이 자기는 이런 작가 이런 문체가 취향이고 이런 얘기 하는 거 들으면 소외감 들더라.


한국 사람들 책 징그럽게 안 읽는다는 얘기가 오랜 기간 작은 위안이었는데 이제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음.


근데 웃긴 건 급식 때 한동안 누가 취미 물어보면 독서라고 대답하던 시기가 있었음. 인터넷으로 쓸데 없는 거 보거나 씹덕질 하는 걸 말하기는 부끄러웠나 봄.


만화 얘기: 만화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엄연히 취미로 받아들이는 영역이라 그런지 취향 확고한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