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기본배경으로 우라사와 나오키가 학창시절부터 가수를 꿈꾸던 사람이고


지금까지도 만화가를 본업으로 하면서도 종종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는걸 알고 들어가야함.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을 싫어하는 이유는


자캐딸」 「본인투영」「피터팬 증후군」이 심하기 때문임.



20세기 소년은 한때 가수가 되길 꿈꿨지만 현실에 좌절하던 소년이


어릴적 본인의 실수 때문에 "전세계"가 위험해 빠져서 그걸 구하는 스토리이고


빌리배트는 만화가가 그린 그림이 사실 알고보니 "전세계"가 그 비밀과 관련되어 있어서


만화가가 "전세계"를 위해 만화를 그리는 스토리.


딱 감이 잡히지 않냐??






우라사와 나오키가 만화에 투영하는 것은 자기 자신 뿐만이 아님.


나오키는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에 감정이입해서 만화에 투영시킴.






빌리배트에서 미국이 달착륙 조작사건을 다루는데


인류가 달에 도착하는 영상을 날조로 제작해야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인 영화감독"을 스카우트함.


그래서 전인류를 속여야하는 임무를 일본인 영화감독에게 맡기고


미국의 멍청한 군인들이 천재적인 일본인 영화감독에게 박수를 연신 쳐대는 모습임.


말이 되냐? 왜 미국이 이런 중대한 임무를 생판 외국인에게 맡기겠음?


저 사건 이후로 저 영화감독은 미국에게 쫓기는 몸이 되는데 어처구니가 없지 않냐?




진짜 어이가 없지만 나오키의 만화에서는 이런식으로 일본, 혹은 일본인이


세계의 주요역사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요소로서 등장함.


보통, 서양백인(대부분은 미국)들의 어리석은 탐욕과 폭력성으로 고통받는 세계를 그리고


그걸 보고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일본인과, 미국인에게 압박받고 있는 일본인과


그런 세계를 고치려고하는 일본인이 나옴.


그 와중에 잘못된 일을 하던 백인들이 일본인을 보고 감회되어 후회하는 장면도 간간이 나와주고.


마스터키튼에서는 그토록 세세하고 조밀하게 영국의 더러운 역사를 조명하고


하나하나 꼬집어가며 비판햇으면서


일본의 범죄는 죽어도 잠깐으로도 등장시키질 않고


빌리배트는 관동대지진을 다뤘지만 불쌍한 피해자인 일본인이 나올뿐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같은건 물론 전혀 그딴일 있지도 않았다는듯이 나오지도 않음.


언제나 일본은 불쌍하고 착하고...정의롭고..남을 감회시킴





이런 식으로 우라사와 나오키는 작품 속 주인공에게 작가인 자신을 투영하는 것처럼


일본이라는 국가에도 자신을 투영 시켜서 세계속의 주인공처럼 활약시키는걸 좋아하는 느낌을 받음.












그리고 참 유치하다고 느낀 것이,


20세기 소년의 주인공 켄지가 젊은 시절 작곡한 노래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모든 사람이 그것이 마치 구원주의 노래인양 광적으로 따라하게 되는데,


켄지가 그 장면을 보고 자랑스러워하기는커녕 "노래로는 누구도 구원할 수 없다"


"난 이제 더 이상 그 노래는 부르고 싶지 않다"라며 자꾸 뒤로 빼려한다는 점임.





결국 켄지는 무수히 쏟아지는 전세계 팬들의 요구에 이기지 못해 그 노래를 부르게 되면서 작품은 끝나는데,





젊은 시절 가수로서 성공하지 못한 작가의 뒷배경을 생각하고 이걸 읽으면


오글거림과 유치함에 몸둘바를 모르겠음.


일본 만화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위선"이자 "역겨움"이 있는데


그건 바로 본인의 추악하고 더러운 욕망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외부환경"을


매우 부자연스럽게 조성한 후에, 욕망을 실현하기를 거부한다는 점임.


예)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걸레년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지만, 주인공은 그런건 옳지 않다며 거부함








예2)남자들이 없어진 지구에서 주인공이 깨어나지만, 주인공은 이런건 옳지 않다며 남자들을 되살리려고함.




애초에 그런 설정의 만화를 그린 이유는 명약관화함에도 불구하고,


"아니 난 그런 욕망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데"


"난 그렇게 더러운 망상을 하는 놈은 아닌데"


"이게 내 얘기면 좋겠다 그런건 아닌데"





"아 상황이 이렇다면 어쩔 수 없이 내가 해야겠네 참...아...진짜 어쩔 수 없네..."



-꼭 이딴 식으로 이렇게까지 멍석을 깔아주기를 원함.



켄지의 노래가 전세계로 퍼져서 모든 사람이 「옛날엔 망했던 노래」를


유행가처럼 따라부르게 된다.


그리고 그 노래로 희망을 얻은 사람들이 세계를 지배하던 악당과 맞서싸울 결심을 하게 된다....



너무 유치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중2병의 망상같지 않니?


이런 누가봐도 지리멸렬한 본인만을 위한 망상세계를 만들어놓고도


"아니 난 이제 노래 부르기 싫은데?"


"아 씨빠 근데 너네들이 너무너무 원하니까 어쩔 수 없네."


이렇게 또 난 원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너희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겠다는 식.



소심하고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며, 할짓 다하면서 지들이 했던 건 잊어버리고


야마토 민족은 성실하고 어쩌고저쩌고 지껄이는 일본인다운 「자기기만」이라고 할 수 있음.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는 마치 진한 원액 한 방울(주요 소재)을 커다란 욕조에 가득담은 물에 풀어놓는 것 같은(중구난방으로 흘러가는 스토리)


-구조로 되어있음.


생각하고, 원하고, 표현하고 싶은건 어린 시절 흔히 하던 망상속, "교실 속에 테러리스트가 쳐들어오고


힘을 숨기고 있던 내가 같은반 학생들(주로 본인이 짝사랑하던 여자=실제론 본인한테 관심없음)을 구해주는" 식의


매우 유치한 이야기의 원액이 있고, 그걸 그대로 풀어놓으면 내가 너무 찌질해보이니까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매우매우 길고 지루하고 결국 무슨말을 하고 싶은지 알수없게끔 뭔가 심오해보이고


뭔가 있어보이는 긴 나뭇가지를 만들어 사람을 헷갈리게 함.


하지만 가지를 다 헤쳐놓고 보면 남는건 꿈을 이루지 못한 평범하고 못난 소년의 자기만을 위한 망상일 뿐임.


지구에서 남자가 나밖에 없는 망상을 왜할까?


나말고 다른 남자가 어찌되든 상관없고, 또 여자들이 어찌되든 상관없는거임.


남자들은 나만을 위해 죽어줬으면...


여자들은 나만을 위해 걸레처럼 들이대줬으면....


오직 나만을 위한 망상.


근데 그걸 그대로 그리면 너무 쪽팔려. 솔직히 내가 찌질하다는걸 부정하고 싶어.


그래서 그런 망상 속의 나는 "착하고, 성실하고, 여성에게 친절한 주인공"이고


오히려 여자들이 "날 보자마자 덮치려고하는 걸레년"인거임.


그래야지만이 본인이 정당화가 되니까.

















20세기 소년에선 지가 뭔 대단한 악당인줄 알고 일부러 악역을 자처한 놈이 나옴.


그 놈한테 켄지가 말을 하지.


"음...뭔가 리얼리티가 없는데? 너 일부러 나쁜척 하는거 아니냐? 넌 악당도 못될 놈이야."


사실 인간은 자신을 외면하려고해도, 솔직히 지가 얼마나 병신같은 놈인지 무의식적으로는 깨닫고 있는 법이야.


그래서 보통 자신을 욕하기보단, 자신과 닮은 상대를 욕하면서 본인도 똑같은 놈이라는걸 잊어버리곤 하지.



예를들어 일본이 세계 5위 안에 들어가는 성형대국이면서, 한국을 성형대국이라 놀리며 자신도 똑같다는걸 잊어버리거나 하는식으로.


우라사와 나오키가 켄지의 그 대사를 그리면서


본인이 외면하던 본인을 비판하던게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난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를 안 좋아함.


만화가로서는 천재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거의 모든 만화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도 그렇고


사춘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타인이나 사회에 대한 깊은 고찰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유치한 망상으로 시작되서 그 망상을 책임지지 못해서 대충 끝내버리는 듯한 결말이 싫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