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경과를 알 수 없게
시계나 휴대폰등의 도구는 일절 동반하지 않았음
따라서 이게 몇분정도에 일어난 변화인지는 모름

처음엔 약간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들어감
영화나 만화속에서 느껴보던 어둠속에 갇힌 사람의 심정을 이해 해보려고 들어간거였는데
어제가 아인갤이었던만큼 드럼통 간접체험을 하고싶었다

일단 완벽한 암실은 아니었다
문틈 사이로 살짝 빛이 새어들어오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이게 오히려 질식사도 방지되고 나앗음

처음엔 일단 숨소리만 들린다
공간이 협소해서인지 구겨앉은채로 내 숨소리만 울림
그리고 계속 막혀있는 벽을 응시하는데
무서운 기분을 떨쳐내려고 해도
어둠속에서 그로테스크하고 괴상한 상상들이 마구 떠오름
내 경우엔 이토준지 느낌의 주름 자글자글한 할머니 괴물과 단간론파의 미오다 이부키가 융합되서 사이키델릭하게 모습이 계속 변했다
행복한 상상을 하려해도 그 이미지가 계속 뒤틀려서 괴롭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옷걸이가 보였는데
이 옷걸이가 살짝씩 흔들리면서 굉장히 무섭게보임
아무것도 아닌걸 아는데도
마치 에일리언 혀? 엑시구아? 그렇게 보인다

눈을 감고 싶어도
감으면 더 무시무시한게 피어올라서 어둠을 응시하게 됨
그래도 똑바로 직시하고 나니까 다행히 나아졌다

그 다음 과정으로는 아무 생각이 없어짐
아까처럼 머리속에 징그러운 영상이 펼쳐지지만
상당히 무덤덤해짐

시간이 지나니까 구겨앉은 몸이 불편해지는데
이리저리 뒤척이다 옷장이 굉장히 협소하고
별로 튼튼한 공간이 아닌걸 깨닫는다
목이랑 등으로 거꾸로 누워보려다 다시 엉덩이로 앉음
꼬리뼈가 아프다

다음으로 시간이 얼마쯤 지났는지 궁금해진다
기왕 들어왔는데 이대로 나가긴 아깝고
이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함
부모님한테 들키지 않을까 걱정됨
좁아서 몸에 쥐가날거같다

문틈으로 새어나온 빛을 손에 비춰보며 놀았다
손에서 레이저가 나오는거 같았다
내가 이 긴 감상을 끝까지 나와서 기억할수 있을까 걱정된다
벽장속에서 사는 도라에몽은 굉장하다고 느꼈다
아니 고양이는 그냥 어두운곳을 선호하던가?
내 자신이 커다란 털복숭이 도라에몽이 된 기분이 든다

계속 멍때리는 와중에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환기가 안되서 그러는 모양인데
일단 더 참아보기로 했다
시간은 얼마나 지났을까 계속 궁금하다

잠시 정신을 놓으니까
벽장속 친구들이 말을 걸어오는 꿈을 꾼거같다
몸이 간지러운건 불개미가 몸을 기어올라서라고 생각했다

자세가 존나 불편하다
이젠 숨이 차는걸 넘어서서 덥고 습하다...
매몰비용의 오류때문에 그만두질 못하겠다

몸으로 살짝살짝 문을 밀어본다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는걸 느끼고 흠칫해서 그만뒀다

문틈을 보니 지글지글 거리는 눈이 날 응시하는거 같다
처음엔 좀 무서웠는데
자세히보니 슬릿현상? 비슷한 느낌이었다
옷걸이가 다시 무서워보여서 벽끝으로 밀어놓았다

지겹고 무료하다
별다른 공포감도 안 생긴다
꼬리뼈만 아니면 오히려 어둠속이 편하다고 느껴질 지경

아마도 이 이상 해봤자
지루하고 답답함만 길게 이어질거 같아서 그만뒀다
시간은 겨우 30~40분밖에 흐르지 않았다

분명 다른 취미활동을 할때는 시간이 엄청 빨리가는데
상대적으로 시간이 엄청 느리게 가긴 한다

그리고 안에서 다른 생각이 들법도 한데
현실적인 생각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함
지금 갇혀있는 상황에만 모든 정신이 강제로 집중됨















마지막으로 어둠속에서 생각나던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