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냥저냥 봤지만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총몽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기 애매한 영화.

알리타2가 나온 뒤에 알리타를 봐도 늦지 않은 영화예요.














원작 만화 총몽 1부는 9권의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속이 꽉 찬 만화입니다.

대부분의 만화는 만화 내용을 관통하는 소재가 대체로 2~3개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 반면(예를들어 나루토는 배틀, 우정이 주요 소재라고 할 수 있겠죠)

총몽의 경우엔 적어도 5개, 이것저것 갖다 붙히면 8개 내외의 소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9권의 분량에 담겨있으니 전개도 다양하고 생각할 거리도 많죠.


그 모든 걸 한 편의 영화에 담을 수 있을지, 보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습니다.

총몽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했겠죠.

그리고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어요.


영화 알리타는 총몽 극초반의 헌터 워리어와 모터볼 초반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갈리(알리타)는 자렘 구경도 해보지 못 하고 영화가 끝나구요.

반지의 제왕처럼 몇 부작으로 만들지 구상이 끝난 영화의 1편처럼, 그렇게 끝나요.

그 2시간이 안 되는 짧은 분량 안에서도 세계관의 설명과 나름의 각색, 각종 소재를 우겨넣으려다보니

영화가 난잡하다는 느낌을 심하게 받았습니다.

관객이 몰입할 수 있을 만한 템포도 아닌 것 같구요.

총몽 원작은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 상 설정에 대한 부분은 서서히 보면서 판단하는 부분도 있고

작가가 생소한 세계관을 몰입하기 쉽게 서서히 풀어나갔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영화 관객의 입장에선, 글쎄요.

심지어 할리우드 영화에 기대하는 액션 부분도 애매한 느낌.


액션은 전형적인 와패니즘과 트랜스 포머를 절반 정도씩 섞어놓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도 저도 아니란 뜻이에요.

킬빌같은 경우엔 대놓고 와패니즘을 위한 영화였기 때문에 크게 거부감이 없었지만

알리타는 그놈의 와패니즘 때문에 달갑지 않은 연출도 있었고

모터볼 부분은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총몽의 느낌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감이 있었습니다.

제가 진지를 세 끼 정도 잡숫고 대법관 짓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아뭏든 별로입니다.

그냥 그래요.

좀 더 날카롭고 묵직한 액션을 바랬는데 너무 촐랑거렸어요.


가장 불쾌했던 건 알리타의 모델링.

아바타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이 추진한 영화화라고 하던데,

어쩐지 못생겼더라니 했죠.

원작 갈리 느낌이 나는 것도 아니고, 3D 애니메이션의 느낌이 강한

이상한 성형괴물이 등장해서 너무 슬펐습니다.

서양인들이 보는 눈깔괴물은 이런 느낌이었을까요.

차라리 파판X의 유우나를 데려다 놓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네요.


영화의 전체적인 색조가 너무 밝고 선명했던 게 흠이었을까요.

총몽 특유의 텁텁한 매연, 황사같은 테이스트가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알리타2가 개봉해도 저는 안 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