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이 지옥을 부른다"

"구원이 없네 웃음" 

"옛날에, 친지로 하는 손님에게 필로폰 심부름 한 것을 떠올렸습니다." 


이런 색다른 감상이 올라오는 "일상계 만화"가 있다. 8월 말 발매된 <고향최고!>이다. 만화가 usagi 씨가 2021년에 트위터 상에서 연재 개시. 현재 팔로어 16만명인 인기 계정으로 성장했다.


내용은 "고향에 사는 여자의 일상"이지만, 다른 일상계와 선을 긋는 것은 등장 인물들이 아우트로인 점이다. 그녀들의 일상은 폭력, 빈곤, 학대, 차별 등에 물들어 있는 일반 사회에선 이른바 "알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보통 사람들이 보는 것은 사회의 윗 부분 뿐.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 것이야 말로, 사회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또한, 뒷세계의 인간들의 행위는 물론 나쁘지만, 그 환경에서 벗어날수 있는 사정도 있습니다."


만화의 담당 편집자 쿠사카 신야 씨가 말하는, 이렇게 말하며, 그 "깊은 사정"을 밝혔다. 





-<고향 최고!>의 트위터 팔로어가 16만, 올해 안에 20만 이상이 확실한 기세입니다. 많은 독자에게 지지를 받고 있네요.


쿠사카 : 감사합니다. 이렇게 팔로어가 늘어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예상 이상이었나요?


쿠사카 : 네. 이 만화가 시작되었을 때, 작가 usagi 씨의 개인 계정이 14만 팔로어 정도였어요. 그래서 이 쪽도 수 만은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팔로어가 이렇게 많은 이유가 뭘까요?


쿠사카 : 그림은 귀엽고 내용이 어두운 미스매치가 감동적인 걸까요?





-<고향 최고!> 계정으로 만화 연재를 시작한게 2021년 2월. 사이트나 잡지 등은 없고 트위터 상에서만 공개됐어요. 이 기획은 usagi 씨와 쿠사카 씨 둘이서 만든 건가요?


쿠사카 : usagi 씨가 자유롭게 시작했어요. 


-usagi 씨 단독으로요?


쿠사카 : 그렇습니다. usagi 씨는 원래 약물 등을 주제로 일러스트를 그리는 사람인데 저는 사이즈샤(彩図社)라는 출판사의 편집자로 뒷세계와 한구레, 마약 등 어두운 아우트로에 관한 책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usagi 씨와는 서로 관심이 공통적이라 몇 번이고 일을 의뢰했습니다.


-쿠사카 씨는 작가로서도 <한구레>라는 책을 냈었네요.





쿠사카 : 네. 그 책의 표지 일러스트가 usagi 씨입니다. 그래서 트위터를 팔로우했더니 usagi 씨가 갑자기 "빈곤한 지역 여자들의 만화를 그렸습니다" 라고 자기 계정으로 기고를 시작했는데, 처음 1,2화를 보니 센스가 무척 좋았어요.


-1화부터 갑자기 팍하고 오죠. 마지막에 "술집에서 각성제를 팔지 말라!" 라는 간판까지.


쿠사카 : 그렇군요(웃음). 처음부터 너무 재밌어서. 그래서 usagi 씨와 얘기했더니 "하나의 만화를 장기간 그려 본 적은 없다." 길래, 그렇다면 저도 시나리오나 아이디어 등 편집자의 시점에서 협력하자고 생각해 함께 그리자고 했습니다. 그게 6화 정도의 시기입니다.


-그러면 샤넬쨩, 치히로쨩, 쿠레아씨 등의 캐릭터나 처음 세계꽌 설정은 usagi 씨가 만든 건가요.


쿠사카 : 모두 usagi 씨입니다. 계기는 usagi 씨가 집에서 일상계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더군요.


-최근에 많지요. 여자들이 음악을 하거나 캠핑을 하거나.


쿠사카 : 그런건 대체로 건강하고 귀여운 여자가 나오고 스토리도 치유되잖아요. 그런데 usagi 씨는 "평화로운 일상 뿐만 아니라 더 리얼한 저변의 세계도 있지?" 라고 생각 한 것 같습니다.


-저변 여자의 일상.


쿠사카 : 네. usagi 씨는 본인이 말하길 "폐색한 지방 마을" 출신이에요. 그가 본 여자들은 느긋하고 반짝반짝한 것만은 아니였다고. 그래서 "시골 여자들이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만화로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고향 최고!>는 각각의 에피소드에 대단한 현장감이 있지요. 예컨대 "도둑 시장"과 "마약이 든 주먹밥 가게" 등, 어디까지가 실화인가요?


쿠사카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도둑 시장은 칸사이에 진짜 있고요.





-매물이 수수께끼 투성입니다. 한쪽 구두라든가 윤이 나게 닦은 10엔 동전을 20엔으로 판다든가.


쿠사카 : 그건 usagi 씨나 제가 실제로 본 매물들입니다. "왜 이런걸 팔지?" 싶어서 재밌었어요.


-마약이 든 주먹밥을 파는 가게도 실제 있나요?


쿠사카 : 이제 망했어요. 어느 번화가에 타코야키 가게가 있었는데, 거기서 점원이 코카인과 마리화나를 팔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만화에서 주먹밥처럼 타코야키 안에 마약 봉지를 넣나요?


쿠사카 : 아뇨. 역시 거기까지는 아니죠. 거기서 뭘 파는지 아는 사람한테만 파는거죠. "오늘 자전거(코카인의 은어) 들어왔어" 같은 식으로 말하면서. 이것도 옛날 이야기인데, 어느 슬럼가의 오뎅집에는 특별 주문이 있었습니다.


-암호 같은?


쿠사카 : 오뎅 집이니까 여러 도구가 있잖아요. 예컨대 그 가게에서 "한펜, 한펜, 곤약, 한펜"이라고 하면, 각성제가 나옵니다. 


-주문용 암호네요.


쿠사카 : 지금까지 알게 된 그런 에피소드를 usagi 씨가 만화로 만들어 낸 것이 그 주먹밥 가게입니다.


-인상적이었던게 쿠로아 씨가 "나쁜 놈의 돈은 뺏어도 된다"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그 컷에는 위압감이 있었습니다.


쿠사카 : 그건 제가 뒷세계 사람한테 실제로 들은 말입니다. 뒤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사기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 사기꾼들의 돈을 빼앗는 "더 위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말을 쿠로아 씨에게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쿠로아 씨가 샤넬쨩에게 "두들기기는 철저하게"라고 설교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그것도 실제로 들었습니다.


-상대를 진심으로 죽인다고 생각하라는 대목이네요.


쿠사카 : 그건 무투파 야쿠자의 말입니다. 어중간하게 하면 상대는 원망하기 때문에 진심으로 죽는다고 생각할 때까지 패면 "죽이지 말아 주셨기" 때문에 상대는 감사의 마음으로 변한다 합니다. 그런 오싹한 부분을 쿠로아 씨에게 말하도록 했으므로, 뒷세계의 생생한 서술이 충분히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향 최고!> 에피소드에서 쿠사카 씨가 좋아하는 것은?


쿠사카 : 샤넬쨩의 선배, 코하루 씨가 첫 등장하는 회입니다. 그녀는 "술과 소변이 섞인, 목욕 안 하는 사람의 냄새"가 나는 사람입니다. 읽었을 때 "냄새" 부분에서 엄청 웃었거든요.


-"냄새"에 웃은건 뒷세계에선 그런 사람이 많기 때문인가요...?


쿠사카 : 네, 코하루 씨는 필로폰 중독이라는 설정이지만, 각성제를 하는 사람은 생활 전반에서 매우 허술하게 되더군요. 인생에 모든 우선순위에 각성제가 오고, 약속을 어기는 것은 물론 이도 안 닦고, 목욕도 안하니... 자율 신경이 이상하게 돼서 소변 조절도 안 되고.


-그런가요?


쿠사카 : 제 실제 체험으로서, 중증 각성제 중독자들은 시큼한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그런 것들이 코하루 씨에게 잘 표현되고 있어 굉장히 리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코하루 씨는 여러모로 허술한데 곰 머리핀은 꼭 끼고 있네요.


쿠사카 : 네. 거기도 usagi 씨의 캐릭터 디자인 감각이 빛나는 부분입니다. 역시 여자랄까, 남자 중독자 한테는 없는 부분이에요.


-코하루 씨의 생업은 "나팔꽃 재배"라 되어 있는데, 대마를 재배하는 거죠?


쿠사카 : 그렇습니다. 코하루 씨는 대마의 그로어(재배자)입니다.


-재배 설명을 읽고 뭐랄까... 키우려면 매우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을 알았씁니다. 샤넬 쨩이 배운 순서를 지켜 제대로 키우려고 하는데 하는 짓은 범죄지만 그 회만 읽으면 마치 근면한 농가 같습니다.


쿠사카 : 네. 그 회는 거의 농산물 생산자 이야기입니다. 등급이 높은 대마는 고가에 팔리기 때문에 생산자는 되도록 좋은 것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안정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우량 농가처럼 농사 순서를 정리해 시스템화합니다. 건조에 사용하는건 세탁 옷걸이 입니다만 (웃음)


-샤넬 쨩이 부지런한 것은 상하 관계 때문에 작업을 제대로 못하면 뭘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쿠사카 : 그렇습니다. 코하루 씨는 잘 때리니까요(웃음)


-샤넬 쨩은 코하루 씨에게 "한밤중에도 2시간마다 환기를 하고 잘 때도 정좌를 풀지 마라"라고 듣습니다.


쿠사카 : 네. 뒷세계에선 그런 가혹행위는 자주 있죠. 별난 사람이 많습니다. 원래 성격이 특이하거나 약물 때문에 더 이상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전 엉망진창이 돼요.


-"어째서!?" 하는 부조리의 연속이네요. 갑자기 때리거나.


쿠사카 : 잘못 알고 갑자기 화내거나 하죠. 사실 저도 여러가지 목격했어요 (쓴웃음). 그런 도망갈 수 없는 가혹한 인간관계에 얽히는 여자들의 모습도 여지없이 usagi 씨가 그리고 있습니다. 


-샤넬 쨩 일행이 편의점 폐기 도시락을 뒤지고 있을 때 과거 동급생과 만나서 "오늘부터 수학 여행이구나"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샤넬 쨩 등은 고2 정도의 설정인가요?


쿠사카 : 이 만화에 등장하는 전부 "20세 이상"이라는 설정입니다.


-엣, 그래도 샤넬쨩의 여동생 코코쨩 등은, 초등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쿠사카 : 트위터에 게재된 모든 에피소드에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모두 20세 이상입니다."라는 문구를 넣고 있어요.


-그런가요? 아, 그렇네요. 이거 너무 작지 않나요?


쿠사카 : 너무 작아서 트위터 독자 분들도 거의 눈치채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하지만 1화부터 들어가 있어요.


그렇다면 담배와 술이 일상인 샤넬 쨩과 치히로 씨, 수상한 버섯을 먹는 코코쨩, 빠칭코 중독 엄마한테 팔리는 아이도, 전부 20세 이상인가요?


쿠사카 : 네. 전부, 20세 이상입니다.





-샤넬 쨩이나 쿠로아 씨 등은 일반적으로 "알고 싶지 않은 사람", "다가가고 싶지 않은 사람" 등으로 취급될 것 같습니다. 쿠사카 씨는 그녀들의 어디에 매력을 느끼나요?


쿠사카 : 저는 지금 사회의 치안 악화가 한결같고, 범죄와 빈곤층은 근절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여자들이 힘내서 열심히 사는 모습은, 슈르합니다. 그래서 뒷세계 사람을 실제로 만나면 그저 두렵기만 한게 아닙니다. 인간적으로 어딘가 귀여움이 있거나 인정이 두텁기도 합니다. 그 갭이 재밌고, 이 만화의 여자들에게도 같은 것을 느낍니다.


-하는 일은 범죄라도 인간적 매력이 있나요?


쿠사카 : 네. 쿠로아 씨는 인정이 없고, 마루쨩은 폭력적이고, 코하루 씨는 각성제 중독에 어처구니없지만...


-실제로 하는 짓은 정말 심하네요.


쿠사카 : 그렇겠죠. 하지만 usagi 씨의 캐릭터의 여자의 기호적인 "귀여움"이 확실히 존재하고 있어 친근감이 듭니다. 만화의 그림적인 매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등장 인물은 모두 여성스러움을 버리지 않죠. 그래서 "꽤 귀여운 곳이 있구나..."하고 생각하면 갑자기 폭발하거나.


쿠사카 : 거기도 리얼합니다(웃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뒷세계는 기본적으로 인간 관계가 불합리합니다. 그게 본질이므로 <고향 최고!>에는 알기 쉬운 긍정적 메시지는 없습니다.


-긍정은 없네요. "심하다->어떻게 되지?->역시 심하다" 식의 전개입니다.


쿠사카 : 네. 꿈과 희망을 그리는 작품이 아니에요. 그녀들의 일상은 베이스가 가혹합니다. 그게 다른 일상계 만화와 애니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곳이에요. 그렇지만 좀처럼 꺾이지 않기 때문에 그런 끈질긴 부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향 최고!>의 "고향"에는 구체적인 모델이 있을까요?


쿠사카 : 단적으로 여기라는 곳은 없지만 이미지의 모태가 되는 구체적 장소는 몇 있습니다.


-관동권 밖인가요?


쿠사카 : 아뇨. 관동에도 있고 다른 지역이기도 합니다. 어느 도도부현에도 있는, 현청 소재지가 아닌 슬램가라는 느낌입니다. 


-읽다보니 장래의 선택 사항이 적은 마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쿠사카 : 그럴지도 모릅니다. usagi 씨는 "고향 최고!"라는 말 자체를 저주같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주인가요.


쿠사카 : 냉정하게 보면 샤넬 쨩과 치히로 쨩을 비롯한 만화에 나오는 전부가 최악의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은 태어날 때부터 고향에 있어서, 거기밖에 모릅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고향 최고!"라고 말하거나 자신들의 일그러진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무지의 어둠" 같은걸 묘사하고 싶은 마음이 usagi 씨에게 있는게 아닐까요?


-"고향 최고!" 라는건 자학도 있지만 고향밖에 모르니까 긍정할 수밖에 없다...


쿠사카 : 네. 그 지역엔 이제와서 발견할 것도 없고 그거밖에 말할게 없죠. 그런데 본인들은 모르지만, 사실은 열악한 환경, 인간관계, 속박 등이 굴레가 되어 여러가지를 빼앗기고 있씁니다. <고향 최고!>는 그런 여자의 "잔혹한 일상계 만화" 입니다.


-보통 일상계 만화 여자한테는 반드시 인간적인 "올곧은 마음"이 있잖아요.


쿠사카 : 아, 샤넬 쨩 일행한테는 그런 마음은 전혀 없군요. 그녀들의 마인드는 "되도록 편하게 돈 벌고 싶어"에요.


-(웃음)


쿠사카 : 그렇지만 자기들한테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수단도 없고. 그래서 고향의 열악한 구조 속에 편입될 수밖에 없죠...


-출구가 없네요.


쿠사카 : 고향에는 출구가 없어요. <고향 최고!>에는 선인들은 한 명도 안 나오니까. 그러니까 빠져나오려면 지역을 빠져나올 수밖에는 없네요.


-이 만화에는 "고향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을 강하게 느낍니다. 쿠사카 씨가 지금까지 본 경험으로 지연과 나쁜 선배에 묶인 세계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까.


쿠사카 : 어렵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3개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무지" 때문입니다. 범죄 행위를 그만두더라도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현상유지를 하며 지역에서 살 수밖에 없다...라는 구조에 편입되어 끝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치히로 쨩이 쿠로아 씨에게 꼬임 당하는 모습도 묘사되었죠? 2번째는 무엇인가요?


쿠사카 : 2번째는 "공범 관계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동료가 되는거네요.


쿠사카 : 네. 샤넬 쨩과 쿠로아 씨의 관계도 그렇지만, 폭력과 돈으로 지배되는 조직에서는 범죄 행위를 공범함으로써 동료간의 관계가 강해집니다. 반대로 거기를 빠져나가려고 하면 "배신하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지" 라며 보복이 가해집니다. 


-약물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도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너 하나만 도망가게 놔두지 않는다"라는 느낌으로 무리에서 발목을 잡는다는.


쿠사카 : 그렇습니다. 늘 누군가가 보고 있어서 자기만 빠지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3번째는 무엇입니까?


쿠사카 : 특히 네트워크 사회가 되어 더욱 그렇지만, "사회 인식의 어려움"입니다.


-바깥 사회의 인식이요?


쿠사카 : 네. 죄를 저질러 뉴스에 나오거나 실명이 보도되면 본인이 생각한 이상으로 바깥 사회로 복귀하는게 어렵습니다. 구글에서 이름을 검색해 범죄자라는걸 알게 되면 어디서도 뽑지 않고 교도소에서 나오더라도 그 일을 밝히면 고용되지 않습니다. 이 3가지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얽히니 한 번이라도 범죄의 세계에 들어서면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그렇네요. 샤넬 쨩 일행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구나 싶습니다.


쿠사카 : 뒷세계에서 살고 있는 인간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아요. 모두 빠듯하니까. 내일이나 모레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매일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오늘 경찰에 붙잡힐지, 동업자가 덮칠지, 전신에 칼을 맞을지" 모르는 스트레스와 리스크 안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으면 매우 근시안적이 됩니다. 


-그런 삶은 힘들죠.


쿠사카 : 네. 괴롭습니다. 하지만 하는 짓은 애초에 비합법이죠.


-유일하게 읽다가 안심되는 부분은 그녀들에게 "젊음"이 있는 부분인가 싶습니다. 샤넬의 여동생인 코코쨩이 "세끼에 과자도 나오면 교도소에 들어가고 싶다"고 눈을 반짝이는 장면이 너무 슬프지만... 그 여동생에 대한 샤넬 쨩의 대답을 "코코쨩은 아직 아이니까, 번듯한 어른이 되세요..."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쿠사카 : 등장인물이 모두 50대 아저씨라면 이 만화책 읽지 않을지도 모르죠. 기분나빠서 (웃음)


-읽다가 문득 샤넬 쨩 일행이 40대가 되면 어떻게 될지... 싶어서


쿠사카 : 그건... 좀 무섭네요. 하지만 그들이 앞으로 고향이라는 "저주의 땅"과 어떻게 관련되어 나갈 지는 하나의 주제 축이 될 것입니다.


-그들은 언제 고향을 나올까요?


쿠사카 : 그건 아직 모르겠어요. 그녀들이 지역 사회의 구조를 언제 어떻게 알아챌지에 따라 달렸죠.


-샤넬 쨩 일행은 깨닫고 각성할지요.


쿠사카 : 만일 깨닫더라도 그 후에 움직일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나뉘어요. 그러니, 우선은 깨달을 것인가, 그리고 만화 속이지만,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느냐. 앞으로 그것을, 캐릭터들이 생각해 나갈 것입니다.


-행동할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뭐가 다르죠?


쿠사카 : 무엇인가를 계기로 "내 미래엔 선택지가 있다. 고향에서 사는 것만이 아닌 인생도 있다"고 깨닫게 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고향은 이른바 "정들면 고향"입니다. 그건 어떤 종류의 저주이기도 하고.


-편해지는 거군요.


쿠사카 : 네, 비록 아무리 환경이 나빠도 거기에는 지금 본인의 자리가 있는거죠. 그리고 고향을 버린 후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래서 미래의 불안보다는 상황을 타파할 용기가 나면 행동할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앞서 말했듯 뒷세계의 인간은 일반인보다 고향에서 나올 때의 리스크가 높습니다. 예컨대 선배가 따라온다든가, 동료에게 원망을 사서 옛날의 범죄가 폭로되어 체포된다거나 말입니다. 이런 위험을 뿌리치고 용기를 내 어디까지 걸을 수 있을지로 미래가 바뀔지도 모릅니다.


-쿠사카 씨 본인도 "20대 초반까지는 마약 중독자"였다고 했습니다. 많은 유혹과 속박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쿠사카 씨가 뒷세계 인간이 되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쿠사카 : 저도 지방 출신인데. 어릴 때부터 주위에 좀 특수한 애들이 많았습니다. 아는 친구가 뒷세계 인간이라거나. 그런 흐름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여러 놀이를 배웠죠. 다만 뒷세계에 접하는 동시에, 저는 표현하는 것에도 흥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를 나와서 앞으로 어떡하지... 생각할 때, 아무리 번드르한 말을 해도, 범죄는 사람을 병들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범죄는 사람으로부터 무언가를 빼앗는 행위죠.


쿠사카 : 네 폭력은 물론 약물은 건강을 잃고 도박으로 돈을 빼앗기거나 자살하거나 결국은 박탈되고 맙니다. 그런걸 보면서 저는 사람을 병들게 하는게 정말 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출판의 길로?


쿠사카 : 네. 뒷세계는 제겐 무리라고 생각해 고향 선배에게 "글쓰기와 출판에 관심이 많아 도쿄로 갑니다" 하고 인사 드리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쿠사카 씨는 도쿄에 온 뒤로도 뒷세계와의 연결 고리를 완전히 끊으려고는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일로서 깊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쿠사카 : 글쎄요. 저는 범죄 행위는 좋아하지 않지만 범죄자는 싫어하지 않아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다?


쿠사카 : 범죄 행위는 단속하는 법률이 있으니까 "범죄"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범죄는 악이다. 불의를 저질러서는 안된다."는 사고는 치안 유지에도 중요합니다.


-일반 사회의 많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봅니다.


쿠사카 : 하지만 그건 바깥 사회의 도리이고 뒷세계에는 그 상식을 넘어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사는 이들을 보면 인간의 진정한 욕망과 동물적인 생생한 모습이 엿보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생존 본능 같은?


쿠사카 : 네. 그런 모습은 누구나 볼 수 있는게 아니니까. 표면적으로는 뒷세계 사람들은 민폐를 끼치는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지만 제게는 귀중한 존재입니다.


-지금 사회에선 "깨끗하고 클린한게 좋다"며 더럽고 불결한 것, 수상한 것, 반사회적인 것은 배제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하필 샤넬쨩 등 아우트로 여자를 내보인 것은... <고향 최고!>는 꽤 대담한 도전장이네요.


쿠사카 : 사회에는 맑은 물 뿐만 아니라 반드시 가라앉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 침전물에 여러 요소가 들어 있으므로, 깨끗하고 클린한 것만이 사회의 진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지금의 사회가 정말 깨끗하고 클린할까요? 제 실감으로는, 사회는 매우 열악한 환경이고, 바닥이 꺼지기 직전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닥이 꺼질 날이 가깝다고요?


쿠사카 : 네. <고향 최고!>의 슈르한 재미는 현실 사회에 아직 평화로운 부분이 있어야 성립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닥이 꺼지고 현실 사회가 하드모드가 되면 그 재미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느긋한 일상계 만화나 애니가 슈르해질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