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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는 조금 모자라> 마지막 화에 대해...





경고!
아래는 내용누설과 주관적 감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편을 보지 않으신 분은 생략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안녕하세요. 마지막 화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족이지만 마지막 화에서 알아채기 힘든 요소가 몇 가지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눈여겨보신 분은 눈치 채셨을 지도 모릅니다만, 8화의 마지막은 1화의 마지막과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치이와 나츠가 각각 내 걷는 한 걸음입니다.
치이가 내걷는 한 걸음의 내용은 작품 전체를 통해서 많이 드러났습니다. 성적이 올랐고, 잘못을 알았고, 참을성을 배웠습니다.
모든 것이 어린아이 같은 치이는 남들보다 느리지만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히려 8권에서 시작되는 나츠의 한 걸음이야 말로 치이보다도 늦은 한 걸음입니다.

나츠는 자신이 남들보다 모자르다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내일을 두려워합니다. 나츠에게는 다가오는 내일이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를 두려운 영역일 뿐이죠.

그러나 장애가 있건 없건 한 명의 인간으로서 거쳐야할 성장의 과정은 누구에게도 똑같은 다가오는 것이죠. 결국 나츠는 치이와의 만남을 통해 회복이라는 성장을 선택합니다.

가장 늦어 보였던 치이보다도 늦은 선택이었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성적처럼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닌 앞서거니 뒤서거니 깨달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사히나 후지오카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던 것이었죠.
모두가 고민하고 아픔과 싸우며 성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주차장에 붙어있는 <공간있음>이라는 팻말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 공간은 치이와의 관계에서 진정한 친구로서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던 나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또한 모든 것에서 모자람을 느끼는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기도 하죠.

그러나 모든 사건이 끝난 8화에서 원래 한 대 밖에 없던 차는 세 대로 늘어납니다.
나츠는 치이를 돌봐야 할 대상이 아닌 진정한 친구로 확인하며 마음의 채워짐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하게 잃은 것도 있습니다.
원래 있던 차는 사라지고 없죠. 사라진 차가 의미하는 것은 물론 아사히의 존재입니다.
아사히는 나츠에게 있어서 모든 것이 완벽했던 동경의 대상이었죠.

아사히의 단축번호가 003이란 것에 놀라신 분이 있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001과 002는 집과 엄마의 핸드폰 정도라고 유추할 수 있을텐데(치이는 핸드폰이 없으므로), 003을 차지하고 있는 아사히의 존재는 그만큼 나츠에게 대단한 것입니다.

작가는 이 점을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그리고 완전히 채워진 인생이란 결코 없다는 다소 씁쓸하고도 냉정한 미래를 제시하죠.

앞으로도 이 빈자리들은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하겠지만, 결코 없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기쁨과 괴로움을 줄 것입니다. 인생은 희망고문이라는 것일까요?

이것은 나츠 뿐만이 아닌 독자와 작가를 포함한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기에 강렬한 현실감으로서 다가오는 점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나츠가 모두와 오해를 풀고 친구가 되는 날이 온다고 할지라도, 그것으로 인해 마음이 완전히 채워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시작되는 또 다른 부딪힘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마지막으로 나츠와 치이가 걷는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

치이는 더 이상 나츠에게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수십 마디의 말 보다도 한 마디의 "응"이라는 대답이 무게감을 갖고 다가옵니다.
모든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닌 그저 나츠와 함께 가기로 결심한 것이죠.
설령 아무런 오해도 풀지 못하더라도 나츠는 치이와 함께 그것을 인생의 한 모습으로 받아들이며 성장해 나갈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렇듯 <치이는 조금 모자라>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아쉽고 쓸쓸합니다.
오히려 치이 하나를 얻고 모든 걸 버린 베드엔딩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바로 아베 토모미만의 멋진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이 잿빛이라서>와 다른 단편 등을 읽으셨던 분들께서도 아마 이런 점 때문에 기대를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부조리함과 가혹함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에서 느끼는 가장 큰 절박함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겠죠.

또 다른 아베 토모미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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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글보고 생각나서 가져와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