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의 대모험, 모험왕 비트, 가면라이더W, 후토 탐정 등의 각본을 쓴 산죠 리쿠가 자신이 쓴 모든 작품을 회상하는 책을 냈다. 원나블, 강철의 연금술사, 진격의 거인, 꼭서 재밌는 소년만화는 많고 많지만 본 만붕이의 최애픽 타이의 대모험 원작자가 타이썰을 푼다는데 안 살 수가 없잖아? 산죠 리쿠 아조씨가 들려주는 쌍팔년도 점프 그.땐 그랬지를 재밌게 읽어주었으면 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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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드래곤 퀘스트의 만화화 기획이 시작됐는데, 오리지널 스토리였기 때문에 캐릭터나 스토리를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드퀘4 발매에 맞춘 단발 기획이었기 때문에 연재는 생각도 안 했어요. 기껏해야 점프의 잡지상에서 눈에 띌 생각만 했죠. 역대 점프 만화를 돌아보면 캐츠아이는 도둑이고 코브라는 우주해적이란 식으로 세간이 나쁜 것이라 여기는 존재가 사실은 정의의 편이라는 얘기가 히트하고 있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악을 역전시켜서 몬스터 쪽을 주인공으로 삼아보자고 생각했어요.


몬스터들의 복수극이라는 역전의 구조를 가진 이야기라서 독자들은 게임 그대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몬스터 섬에서 자라고, 몬스터를 부리며 싸우는 주인공 다이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다이의 마법통은 울트라세븐의 캡슐 괴수를 이미지한 것입니다. '가라! XXX!'라고 어린아이가 외치고 몬스터가 등장하는 시추에이션을 포켓 몬스터보다 먼저 했었네요.(웃음)


그리고 델파! 이루이루! 전편이 점프에 게재되자마자 기획물이란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많은 표를 획득해서 편집부가 떠들썩 했다고 해요. 다만 그 단계에서는 '역시 드퀘 인기가 쩌는구나'라는 얘기로 끝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후편은 더 많은 표를 받아서 토리시마 씨가 '이건 화제성만 있는 게 아니다, 만화로서 먹힌 거야. 아예 연재를 하자.'고 말을 꺼냈죠. 무심코 실화냐...?!라고 생각했습니다.


Q.정식 연재 전에 단편 다이 폭발!!!을 그린 이유는요?


연재를 하게 된 이상 다이를 델파! 이루이루!에 나온 아이에서 연재용 주인공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걸 위해서 몬스터를 사역하는 대리전쟁을 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사실은 진짜 강해' '앞으로 강해질 거야'라는 점프 만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하죠. 그래서 델파! 이루이루!가 반응이 좋았으니까 또 그 아이를 주인공으로 단편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자세로 또 한 번 단편을 만들게 해달라고 토리시마 씨한테 부탁드렸어요.


공주님이 나오고 다이가 사실은 굉장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연재를 대비한 컨버트였죠. 다만 인간이 더 나쁘다는 점은 답습하고 있습니다.(웃음)


Q.다이 폭발!!!에서 주인공의 능력인 용의 문장을 얻게 됩니다.


정말로 약한 단계에서 점점 강해지는 과정을 그리는 것은 독자가 못 참습니다. 그러니까 '최강이지만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문장이 나오면 무적이지만 처음에는 자기 의사로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커다란 약점을 지닌 캐릭터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어요.


당시는 연재 10주차에 권두 컬러를 또 한 번 배정 받으면 대성공이고 계속 연재를 할 수 있다, 배정받지 못하면 그걸로 연재 종료라는 시대였습니다.(웃음) 그래서 처음 10화로 아방의 등장에서 다이의 수업, 아방이 죽고 다이가 여행을 떠나는 부분까지 그린다는 구성을 제대로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10주차에 컬러를 배정 받아서 연재를 계속할 수 있었죠.


Q.10화에 클라이맥스를 만들어서 서장을 끝냈죠. 그 후의 전개도?


물론 프레이저드편까지는 구상이 있었고 권두 컬러를 배정 받은 10화에는 육대군단이 있다는 복선을 깔아두었습니다. 프레이저드편이 적과 아군의 총력전이고, 그 전에 있는 크로코다인편과 흉켈편에서 적이었던 두 사람이 우리 편이 되는 게 그 시절 점프답죠?


Q.이 다섯명은 어떤 밸런스로 만든 것인가요?


드퀘2를 제일 좋아해서 연재판은 2의 시프트로 가고 싶었어요. 주인공인 소년 용사와 선이 가는 소년과 소녀 3인 파티로 결정했죠. 그 세명을 이어주는 역할이 아방이고 여기에 추가로 적이었던 힘이 강한 수인과 갑옷을 입은 전사 두 명이 가입하는 모양새죠.


Q.아방이 죽고 육대단장이 일거에 등장하는데 이런 전개는 그다지 점프 같지 않았죠.


내가 특촬을 좋아해서 적의 싸우는 방식이 특촬같죠. 점프의 정석은 강한 놈을 물리치면 더 강한 적이 나타나는 형식이나 이소룡의 영화 사망유희처럼 계단을 올라가는 식이죠.


Q.둘 다 순서대로 적이 등장합니다.


근데 특촬물의 간부는 개성적인 캐릭터의 간부가 여럿 있고 서로 발목을 잡거나 견제하면서 히어로와 싸웁니다. 그렇게 될 것을 감안하고 우선 크로코다인전과 흉켈전은 굉장히 강한 녀석을 상대로 셋이서 사력을 다해 싸우는 전개를 했어요.


Q.복수의 적을 한번에 등장시키는 건 간단하지만, 등장시킨 다음 어떻게 굴릴 것인가는 어려운 문제 아닌가요?


그 점에 관해서는 계산이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크로코다인전을 보면 보통은 해들러를 물리치면 다음은 대마왕 버언이 등장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해들러 밑에 여섯명의 부하가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해들러의 졸개들이겠지 싶었는데 저마다 해들러보다 강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죠. 그리고 분발해서 크로코다인을 쓰러트린 다음 화에서 육대단장이 전원 등장하는데, 그게 점프 권두 컬러 게재호에 실린다. 그건 그야말로 완전히 권두를 차지하겠다는 노림수로 맞춰 전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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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장들간의 대화를 가장 하고 싶었어요. 그걸 이나다 선생의 2색 원고로 본 순간 '재밌는 걸 썼네 나!'(웃음)하고 대만족했죠.


Q.육대단장하면 흉켈만 유독 점프답습니다.


그녀석만 세인트 세이야나 괴!남숙 세계의 인간이니까요.(웃음) '적이었지만 아군이 된, 강하고 듬직한 녀석'이죠.


육대단장은 들쭉날쭉한 느낌이 나길 원했어요. 소위 스포츠물의 팀이면 같은 세대의 고등학생만 등장하잖아요? 그런 게 아니라 무골의 용병 아저씨가 있고 작은 체구의 약해 보이는 마법사가 있고 들쭉날쭉한 캐릭터들이 서로 환경이 전혀 달라서 의견도 안 맞고 그런 게 좋거든요.


애초에 마암처럼 파티 캐릭터에 소녀가 있는 점부터 당시의 점프에는 거의 없는 일이었죠. 근데 패미컴 드래곤 퀘스트3는 남녀 간의 패러미터 차이가 없어서요 여성 캐릭터니까 완력이 약하다 이런 일이 없어요. 그래서 평범하게 여자가 파티에 가입해서 퍽퍽 패면 되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있었죠. 주역 팀에 여자를 싸우는 멤버로 끼워 넣는 것은 특촬물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었지만 당시 점프 만화로서는 드문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Q.마암의, 주인공과 사귀지 않는 여성 캐릭터 포지션은 처음부터 정해놓은 것이었나요?


네. 다이는 용사와 공주님이라는 이유에서 레오나가 있었으니까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파티에 레오나가 가입하는 것은 이야기상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독자는 포프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볼테니까 포프가 노력할 수 있도록 포프가 좋아하게 된 상대로 마암의 역할을 처음부터 정했습니다.


Q.마암의 전직은 언제 정한 건가요?


그건 다이가 2년 지나도 연재를 계속 할 겁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입니다.


Q.처음에는 2년만 연재할 예정이었나요?


드퀘4 발매까지 2년 정도 걸리니까 그때까지는 만화를 연재했으면 한다는 얘기였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2년으로 끝날 수 잇는 정도의 볼륨이었죠. 크로코다인과 싸우고, 흉켈과 싸우고, 프레이저드와 결전을 벌이고, 바란이 아버지고 싸우고 죽고, 바란과 포프가 죽은 상태로 노도와 같이 버언전에 돌입한다는 모양새였습니다.(웃음)


Q.해들러가 패배했을 때 재기를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한 점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피콜로나 베지터처럼 아군이 된 다음에 다시 한 번 노력하는 캐릭터는 있어도 계속 적인 상태로 노력하는 녀석은 없었죠.(웃음)


Q.심지어 최대의 강적이 리스펙트할 수 있는 적으로 성장하고, 그럼에도 계속 싸우고 결착을 짓는...그건 처음부터 계산한 부분이었겠지만요.


긴 텀의 연재 속에서는 좌절을 극복하는 적이 있는 편이 반드시 더 재밌어요. 근데 해들러가 그렇게까지 성장할 줄은 생각 못했죠. 해들러는 크로코다인과 나란히 어른이 되면 좋아지는 캐릭터입니다.(웃음)


Q.다이는 왕도 점프 만화 같은데 그것만이 아닌 요소가 많다고 느낍니다.


점프 만화의 엑기스가 이것저것 들어 있지만 그것들을 연결하는 접착제가 라이터 작업이나 이것저것 보고 했던 나라는, 지금까지 쓴 적이 없는 존재인 탓이겠죠.(웃음) 아마도 그점에 신선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귀암성이나 최종형태의 버언은 완전 거대 특촬이니까요.(웃음)


Q.다이의 캐릭터 중에서 독자 시점을 담당하는 게 포프라고 하셨는데요.


포프의 위치는 드래곤볼로 따지면 크리링입니다. 근데 크리링은 굉장한 녀석인 주역 오공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역할이 있으니까 오공을 보고 항상 깜짝 놀라야 합니다.


포프도 다이의 활약을 보고 '쩐다'고 생각하는 독자 시점의 캐릭터인데 연재를 계속하다 보면 포프 본인도 강해져서 감정이입을 해주는 독자한테 달성감을 줘야 하거든요. 즉 실제로 적을 상대로 승리하고 무진장 전과를 올리는 크리링을 구상해야만 했죠.


크리링은 확실히 지구인 중에서는 최강이지만 싸움이나 사건을 끝내는 존재와는 다릅니다. 그렇게 포프의 착지점을 고민하면서 역대 점프 만화의 소위 파트너 캐릭터를 참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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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포프 이미지와 가까웠던 건 아스트로 구단의 아케치 큐시치였습니다. 요컨대 앞뒤를 가리지 않는 성격의 서브 주인공격인 캐릭터로 주인공은 따로 있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웃기지마 이 새끼야!'하고 제일 먼저 반응하는 녀석. 이 포지션이 점프 만화에서는 꽤 중요해요. 그리고 점프 이외로는 기동전사 건담의 카이 시덴처럼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카이인가요.


앞서 얘기했던 막타를 맡길 수 있는 크리링이 되는 여정을 가장 명확히 제시하고 있는 게 카이 시덴입니다. 건담 종반부의 카이의 듬직함은 엄청나잖아요(웃음) 전반부에는 무지하게 불쾌한 녀석인데 전쟁의 비극으로 부모를 잃은 미하루와의 만남과 이별을 거쳐서 중반부 이후로는 엄청 듬직한 남자가 되죠.(웃음) 그런데도 사람냄새가 나서 사랑스러운 놈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죠. 그러니까 포프는 차츰 카이처럼 강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말하자면 큐시치와 카이 시덴의 하이브리드입니다.


Q.넘버2에, 돌격대장에 무드메이커죠.


맞아요. 살짝 나랑도 닮았어요.(웃음) 링에 걸어라로 치면 카토리 이시마츠가 가까우려나. 실제로 이시마츠는 키쿠 쨩을 두고 연적인 켄자키 쥰한테 패배하고, 에이스급 캐릭터 상대로는 좀처럼 이기지 못하죠. 큐시치도 몸을 던져서 엉망진창이 되어가며 팀을 떠받치지만 강적을 상대로는 한끝 미치지 못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점이 그런 캐릭터의 미학이겠지만요. 그걸 한 방 먹이게 만들고 싶다고 할까, 그런 캐릭터도 마무리를 담당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포프의 경우에는 그런 조연 캐릭터에 넘버2인 무드메이커를 방불케 하는 역할인데 다이의 대모험은 스포츠가 아니라 배틀 만화지만 성장곡선이 마지막에 상승선을 그려서 주인공을 제칠지도 모른다는 영역까지 성장했죠. 그런 캐릭터를 장르를 불문하고 찾아본 결과 카이가 성공 사례로 튀어나왔다고 생각합니다.


Q.그래도 그걸 실현하는 건 굉장히 어렵죠.


그런 이유도 있어서 토리시마 씨는 처음부터 '이런 캐릭터 얼른 죽여'라고 말했어요.(웃음)


거기다 대고 '크리링이 프리저를 쓰러트리면 깜짝 놀라겠죠?'라고 설득을 해서 간신히 포프의 목숨을 건졌습니다.(웃음) 그렇게 말했더니 '그건 놀라지'라고 말하고 '어렴풋 당신이 하고 싶은 게 뭔지 알았어'라고 말씀해주셨죠. 근데 그때까지 독자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도 하셨죠.


Q.성공사례가 카이 시덴 하나,라는 점이 불안요소죠.


네. 그런 캐릭터는 그리 쉽게 그려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꼴사나운 점이나 미운 구석도 보여주면서, 그걸 스스로 반성하고 고쳐 나가는. 무드메이커의 재미는 변하지 않아야 하고요. 근데 내면은 점점 강해지고. 무척 매력적이죠. 다이의 대모험이 점프 앙케이트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것은 포프가 메간테를 쓰는 편이었습니다. 기다려준 독자가 있었던 거구나 싶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