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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만화를 좋아해서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작품. 겉표지가 묘하게 허접해서 학습만화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이라 발매 당시에 상대적으로 세일즈 포인트가 낮은 장르에서 과연 손익분기점을 넘었을지 시기늦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제목만 보면 에키벤이 연상되고... 현재 4권까지 읽었는데 맞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

본작은 쿠니키다 대학에 교수의 추천으로 현미선생이 강사로 부임되면서 펼치는 일화를 그리고 있다. 때문에 도시락은 하나의 소재일뿐 식문화 전반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올바른 식문화라는 소재는 식물과도 같아서 활짝 피어난 꽃처럼 개화된 이야기 아래 다양한 의식에 뿌리를 뻗치고 있다. 영양소의 올바른 분배를 고려할 수도 있고 영양분이 응축되어 있지만 버려지는 부분들의 구제를 집어들수도 있으며 비만이나 변비 같은 생활습관 질환 뿐만 아니라 예절이나 전통, 생산지와 생산자 등 말할 것이 많다. 때문에 도시락에 대한 전문적인 만화라는 인상은 틀렸지만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것이라는 인상은 어느정도 맞았다. 보면서 모르는 잡지식을 채우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뿐만 아니라 현미선생의 도시락은 묘하게 리얼리티가 있는데 현미선생은 부임되고 대학내의 남는 농지를 개간해서 작물을 재배하고 수업시간에는 직접 반찬을 만드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뭘 그렇게까지' 라는 반응이며 감화되어 수업에 따라오는 학생들은 극히 일부며 심지어는 훼방을 놓기도 한다. 어떻게보면 설정에 따라 유도된 플룻일 수 있으나 과거 나의 대학생활에서 전공과목과 교양과목에서 교우들이 보인 온도차를 떠올리면 상당부분 겹쳐보인다. 또 작품의 서술을 정반합을 통한다는 점이 그러한데 비만을 다룬 에피소드에서 햄버거의 맛을 칭찬하며 당장 해로운 음식을 끊기보다는 건강한 식단을 번갈아 먹는 대안을 제시하며 "즐거운 삶을 위해서는 건강함이 필요하지만 건강이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라는 말을 한다. 또 농약에피소드에서도 농민의 입을 빌어 농약이 쓰이는 근본을 비추기도 한다.

4권에서는 통계와 자료에 소위 말하는 '팩트'에 근거해 새로운 식문화를 웅변하며 현미선생의 논지를 '이상론'으로 일축하는 사업가가 학교에 겸임교수로 부임되는 에피소드가 나와서 어떤 전개를 보여줄지 상당히 기대된다. 좀 더 읽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