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츠라 씨는 어릴 적부터 만화를 열심히 그리셨나요?


카츠라


아니었죠. 그림은 좋아해서 세 살 때부터 그렸는데 풍경화 같은 게 특기였어요. 중학교 때는 유화를 그려서 금상도 탔으니까 만화에는 관심 없었죠.


토리시마


그럼 중학생 때 스테레오가 갖고 싶어지지 않았으면 상금 목적으로 테즈카상에 응모하는 일도 없었을까?


카츠라


만화가가 되지도 않았어요.(웃음)


토리시마


당시에 얼마 정도 했는데? 부모님한테 사달라고 할 수 없을 가격이었어?


카츠라


55만엔입니다. 내셔널의 Technis라는 제품이었는데. 음악이 듣고 싶은 게 아니라 가제트가 멋있었거든요.


토리시마


입선 상금이 50만엔이었지.


카츠라


맞아요. 영어 학원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친구랑 막과자집에 갔는데 우연히 점프를 봤어요. 테즈카상 페이지가 눈에 들어왔는데 상금이 50만엔. 이거다! 싶었죠.


토리시마


중학교 2학년 때 말이지.


카츠라


그래서 테즈카 오사무 선생님의 만화를 그리는 법이란 책을 사고, 용돈을 깨작깨작 모아서 토리구치나 켄트지 같은 비싼 것도 전부 샀죠.


처음에 투고한 작품이 낙선했을 때는 '응모기간에 맞춰 내지 못했겠지'라고 착각하고선 다시 한 번 그려서 투고하고, 세번째에 와서야 '음 이거 떨어진 건가?'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죠.(웃음) 그래도 계속 투고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정신 차리고 보니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있어서 소년 매거진에도 100p 정도 되는 만화를 한번에 보냈죠. 공부는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도피 목적으로 그리고 있었지만, 만화를 그리는 게 점점 즐거워져서. 만화도 고등학생 무렵부터 이것저것 읽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만화가는?


카츠라


아스나 히로시입니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만화가라고 말했더니 토리시마 씨는 '난 별로야'라고 했죠.(웃음) 내 만화가 조금 어두운 이유는 아스나 씨 영향이 많이 있습니다.


토리시마

어둡지. 잘 그리는 사람이지만 오락 만화는 아니라고 생각해.


카츠라


토리시마 씨가 하고 싶은 말씀도 이해해요. 아주 내면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분이시니까. 그리고 나는 연애물을 그리고 싶지 않았지만 그려보니 순정만화도 읽었던 게 도움이 됐습니다. 그렇게 고2 끝트머리 쯤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었던 차에 전화가 왔습니다.


토리시마


쓰레기통이라고 해야 할까, 점프 증간호를 재단해 놓는 상자 안에 카츠라 군의 낙선 작품이 있었어. 그걸 보고 전화를 걸었지.


카츠라


'한 장의 그림이 좋으니까'라며. 근데 동시에 테즈카상에 투고했던 츠바사가 가작을 받았어요. 그래도 먼저 연락을 주셔서 기뻤습니다. 담임 선생님도, 미술 선생님도 기뻐해 주셨고, 이후로는 수업 중에 만화를 그려도 혼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토리시마 씨를 만나서 아이디어 회의를 했는데 소년 선데이에서 유행하고 있으니까 '러브 코미디를 그려'라고 하셨죠. 그래서 억지로 러브코미디 전학생은 변장생?!을 그렸는데 그게 테즈카상 준입선을 했습니다.


토리시마


그림이 부드러워서 러브 코미디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캐릭터의 심정 같은 걸 꽤 섬세하게 그렸으니까. 그래서 테즈카상을 대놓고 노렸지. 준입선을 따내면 점프 본지에 실리니까. 가작은 기껏해야 증간호고. 준입선을 받은 다음에 당신 친가에 찾아가서, 부모님께 '프로 만화가가 될 수 있으니까 전문학교에 보내서 그쪽 길을 가게 해주세요'라고 애원했지.


카츠라


우리 아버지는 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 걸 반대하셨는데, 좀 더 견실한 직업을 가지라고 했죠. 중학교 때도 미술부에 들어가는 걸 반대하셔서 중학교 선생님이 집에 찾아오셔서 설득까지 해주셨어요. 그러니까 토리시마 씨가 두번째입니다. 인생의 전환기에 반드시 누군가가 부모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토리시마


약속을 했으니까 그 후에 윙맨 1권이 발매되기 전까지 긴장이 풀리지 않았어. 단행본이 나오면 전업 작가가 된 거니까.


카츠라


단행본은 잘 팔렸지만 나는 주간지에는 어울리지 않는 작가입니다. 앙케이트 순위가 엄청 나쁘죠.


토리시마


아니 앙케이트는 그럭저럭 괜찮았고 단행본이 잘 팔리면 플러스 요소가 되니까 간단히 출하 되지는 않을 거라고 봤어. 실제로 잘 팔렸고.


카츠라


당일 완매였죠.



토리시마


당시 회사에서도 윙맨, 근육맨, 투장! 라면맨! 쓰리맨이 잘 팔린다는 소리를 했지. 그런데 수백만엔이나 되는 인세로 느닷없이 윙맨 헬멧을 만드는 거야. 그것도 무지막지 비싸게...







카츠라


100만엔 정도...세금 대책입니다.(웃음)


토리시마


말은 청산유수야. 들은 순간 피가 역류할 뻔 했어. 고생해서 거기까지 끌어 올렸는데, 부모님과의 약속도 지켜서 단행본도 나왔는데, 쓸데없는데 돈이나 낭비하고 말이지.



(중략)


소년만화 중에서 러브 코미디 하면 아다치 미츠루랑 당신이 대표격이라고 생각해.



카츠라


아니 아다치 씨는 국민적이잖아요! 나는 훨씬 뒷골목 느낌이지 않나요? 에로가 들어있어서 그런가? 초등학생 때 점프를 펄럭펄럭 넘기다가 파렴치 학원이 실려 있어서 '이런 걸 보면 안 돼!'라고.(웃음) 지금은 내가 그런 입장이 됐습니다.


토리시마


점프의 테마는 어떤 의미로 폭력과 에로. 근데 소년지니까 있는 그대로 그릴 순 없지. 그럴 때 카츠라 군의 그림은 청결한 느낌이 있으니까 도움이 됐어.


카츠라


토리야마 씨도 이나다 군도 점프의 간판을 짊어질 만화를 그렸으니까 나는 토리시마 씨 담당 작가 중에서는 못난 차남 정도일까요?


토리시마


못났다고 생각하지 않아. 세 사람 다 대단해.


카츠라


그치만 단행본 표지하면 토리야마 씨는 엄청나잖아요. 닥터 슬럼프로 말할 것 같으면 그렇게 공들여 그리는 사람은 달리 또 없어요.


토리시마


단행본 표지가 팔리기 시작한 건 나가라! 파이레츠가 나오고 닥터 슬럼프가 나오고 그리고 스톱 히바리 군!이 나온 게 결정적이었지.





카츠라


그 무렵의 점프는 토리야마 씨가 등장하고 세련된 쪽으로 확 뛰어 올랐죠. 에구치 히사시 씨도 파이레츠에서 스톱!! 히바리 군!으로 연재가 바뀌는 사이 미적 센스가 연마됩니다. 근데 나는 윙맨의 그림체가 오타쿠 냄새나게 보인 모양이라, 점프에 오타쿠 냄새가 나게 만든 건 내가 최초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토리시마


아니야.(웃음)


카츠라


그 후에 돌아가신 타카하시 카즈키 씨가 '트렌디 드라마처럼 그려봐'라고 하셔서 D.N.A.를 그리게 됩니다. 그것도 토리야마 씨가 '모처럼이니 배틀도 넣어버려'라는 이상한 조언을 해주셔서(웃음) 내가 그럴까?라고 했더니 '머리도 세우고 하얗게 그려'라고 해서 '드래곤볼 판박이잖아요!'라고 대답했더니 '아무도 몰라'라고.(웃음)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 했더니...



 



토리시마


토리야마 군도 참 변변치 않은 사람이야. 정말로.(웃음)



카츠라


그치만 점프에서 히트를 치는 건 배틀물 밖에 없다고 했는 걸요.


토리시마


뭐 그래도 카츠라 군한테 토리야마 군을 소개시켜 준 이유는 만화가는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있으니까, 만화가끼리 담당 편집자 험담을 해도 되니까 서로 소통하는 편이 스트레스 발산이 되니까 말이지.


카츠라


쓸데없이 성격이 맞아서요.


토리시마


친해진 건 좋지만, 어느 한쪽에 전화를 걸어도 연결되지 않게 됐지. 둘이서 하루종일 통화하고 있어서. 그건 오산이었어.


카츠라


다음은 I`s인가. 순정만화는 여자애만 일인칭으로 말하니까 그걸 소년만화에 적용해 보라는 말을 듣고 시도해봤죠. 힘들겠지만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히트는 했지만 나는 솔로 홈런은 펑펑 쳐대는데 만루홈런은 친 적이 없습니다. 세대마다 좋아하는 만화가 다 다릅니다.


토리시마


그리고나서 점프를 나와서 영점프에서 ZETMAN. 그 때도 내가 네임을 연재 1화였나 2화가 완성되기까지 함께 한다고 했지.


카츠라


맞아요. 그전에 단편 ZETMAN을 마음에 들어한 사람한테 모닝에서 연재해달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럴 생각으로 가득했는데 영점프에서 연재하게 됐죠, 그 흐름으로.



참고로 카츠라 씨는 미국 히어로 만화를 좋아하시나요?


카츠라


그렇게 여겨지는데 전혀 모릅니다. 배트맨도 스파이더맨도 전부 영화로 알게 됐어요.


그럼 ZETMAN의 모티브는 영화 배트맨의 영향입니까?


카츠라


영향은 있지만, 애초에 토리야마 씨랑 전화로 대화를 나누다가 내가 '이런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말하며 살을 붙인 게 계기입니다. 배트맨과는 전혀 다르죠. 다음 내용도 그리고 싶지만 이제 나이가 나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카츠라 씨한테 있어서 토리시마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카츠라


인간으로서는 최악입니다.(웃음) 엄청 혼나기도 했고요. 그래도 덕분에 거만해지지 않을 수 있었으니 그점은 아주 감사합니다. 윙맨과 전영소녀는 정말로 토리시마 씨 덕분에 탄생한 작품이니까요. 그리고 토리야마 아키라라는 선배의 존재도 큽니다. 정말로 거물 행세를 하지 않으세요.


토리시마


나는 지금 생각해보면 역시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 후에도, 그 전에도 '아드님을 만화가가 되게 해주세요. 내가 보증합니다.'라고 인사 드리러 갔던 건 카츠라 마사카즈 군 뿐입니다. 10대에 연재를 따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당신이 유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