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기대별점 방주 선별에 들지 못한 탈락자들이 모여 그 이유를 규명하려 했다
누적 구매이력이 많아야 하는가
최근 구매이력이 많아야 하는가
실결제금액이 많아야 하는가
서재지수가 높아야 하는가
하지만 그 어떠한 공통점도 찾지 못했다
알아낸 것은 그저 '최근 구매이력이 있으면 기대별점 대상자에는 들 수 있다' 뿐
그 대상자들 중에서 탈락 기준이 무엇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신에게 당돌하게 직소한 자도 있었다
대체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방주에 타지 못하게 하였느냐고
알라딘은 한결같이 '내부적인, 합당한 절차'라고 둘러댈 뿐
아무리 간청한다 한들 그들의 탈락이 번복되는 일은 없었다
나는 이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북적북적한 기대별점 방주의 내부를 둘러보았는데
선객들 사이에 '최근에 책을 샀다' 정도를 빼면 어떠한 교집합도 없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순전히 운이 아닐까?
그들이 무언가 신의 눈에 날 만한 실수를 해서 탈락한 것도 아니고
우리들이 무언가 신의 눈에 들만한 선행을 해서 선별된 것도 아니고
그저 모두를 다 태우기엔 방주의 자리가 부족했고
그저 이제 와서 추가적인 기준을 내세우기에도 명분이 없었고
그저 신이 내 차례에 던진 주사위의 눈이 운 좋게 6이 나왔을 뿐이라는
그런 생각.
그렇다면 나도 언젠가, 내가 개입할 수 있는 그 어떠한 여지도 없는 요인에 의하여 저들처럼 비명을 지르는 미래를 맞이할 지도 모른다
탈락자들의 절규를 뒤로 한 채 방주는 무심히 출항했다
상륙은 3달 뒤, 아니면 2달 뒤인가
나는 방주에 비치된 생구멍 정발본을 읽으며
다음 차례에도 내 주사위의 눈이 남들보단 높게 나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비명 지를 날이 조금이라도 더 늦게 오기를 바라면서
한달동안 기대별점이오지않는다고 상상하면 너무 끔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