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중 '그 후'를 가장 좋아한다. 불륜을 테마로 아버지의 재산으로 살아가는 남자가 사회적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친구의 아내에게 조금씩 빠져들어가는 모습이 묘사되는 소설이다.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혹은 하나의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끊임없이 균열되고 팽창해나가는 문제와 대면하는 인간의 모습은 오래된 모델이다.
마이 홈 히어로 역시 사랑하는 딸의 안위를 위해 충동적으로 딸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아버지가 그로부터 촉발되어 분열하고 팽창되는 사건들과 대면하는 서사를 묘사하고 있다.
딸의 남자친구를 목격하고 미행을 시도한 것은 우연스러웠으나 그후에 사건을 백지화 시키기 위해 비화되는 아버지 테츠오의 행적은 상당히 대담하면서도 이성적이고 꼼꼼한 모양새였다. 그것은 추리소설을 집필하는 오랜 취향에서 비롯된 바가 있고 가정이라는 구심점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으로서의 용단도 있겠으나 어린나이에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일찍 자립하여 자신의 삶을 개진하기 위해 억척스럽게 살며 축적되어온 내적 토양이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차후의 내용에서 밝혀지는 테츠오와 아내의 카센의 과거 에피소드를 읽어보면 사건이 비화되고 나서야 염원하게 되는 평범한 삶의 행복이라는 작품의 의식은 그 평범하게 보였던 원점의 삶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던 테츠오에게 서사를 부여하면서 작품의 주제의식을 덧칠해 나간다.
다만 과거 에피소드의 전개 이후 대적해야할 문제가 늘어나면서 테츠오가 살인 이후 수습에서 보여준 기지에 대한 해설은 되었지만 상황은 한층 복잡해졌음에도 처음의 위기의식이 희석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더불어 구심점인 가정이 흔들리면서 사건의 순번과 경중이 모호해지기 때문에 처음의 몰입감을 즐겼던 독자들에게는 실망감이 생길 수 있는 여지를 심어두었다. 또한 결부되는 인물이 늘어나면서 작품내에 감돌던 묘한 리얼리티가 작은 인간관계 안에서 인과가 맞춰지며 휘발되는 느낌도 무시할 수 없다. 점점 장르가 변질되어 가는 인상도 받았다.
종합적으로 더운 여름날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적당한 서스펜스였고 사회가 흉흉한 가운데 평범한 삶의 행복이라는 것의 가치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쿄이치 스토리에서 주인공 아내 스토리로 넘어갈때도 어? 하고 살짝 만화가 바뀐 느낌이었는데 지금 연재되고 있는부분은 확실하게 이상한 방향으로 변질되서 뭔가 싶음
확실히 챕터마다 느낌이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