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고 만화를 수집하니 쏟아지는 신간을 추려서 사기도 하지만 '분명히 재밌게 읽었는데' 라는 문구가 머리에 안개처럼 끼어 기승전결이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는 작품들을 구매해서 다시 읽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 읽은 이누야샤도 바로 그런 작품이다.

이누야샤는 카고메라는 여학생이 우물을 통해 우연히 전국시대로 시간이동을 하게되고 이누야샤라는 반요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서사를 담고 있다. 월만갤을 이용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봤을 정도로 대중적인 작품이라 이제와서 내용적인 면에 대해서 가필할 무언가가 남아있다고 생각이 되지는 않는다.

본인의 경우 학생 시절에 대여점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나보다 조금 어린 세대는 투니버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입문한 경우가 많았고 남녀구분할것 없이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과거 학생시절의 나는 나라쿠와 이누야샤 일행의 일진일퇴의 전투, 주인공의 성장, 나라쿠의 변화와 반복되는 혈전이라는 맥락에 주목해서 봤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와 새로 읽으며 곱씹어보니 과거의 내가 모료마루가 등장하고 나서 느꼈던 상당한 권태감은 상술한 독서 방식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누야샤는 진지한 전투에서도 소소한 개그가 첨가되어 있어 전투로  처절한 분위기를 빚어내지 않으며 성장에는 물리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유대와 연심이 맞물려 있어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누야샤에 담겨있는 러브코미디 요소까지 즐기며 천천히 읽었더니 오히려 예전보다 즐겁게 읽었고 중간에 죽음으로 퇴장하는 인물들의 여로에 스며드는 여운을 좀 더 음미할 수 있었다.

재밌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