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먼저 떠오른 캐릭터는 히루마 요이치입니다. 스포츠 만화는 페어 플레이를 하잖아요? 캐릭터도 건전하고. 근데 슬램덩크의 주인공 사쿠라기 하나미치는 리바운드를 도저히 따낼 수 없어서 짜증이 난 나머지 적팀의 옷을 잡아 당기는 반칙을 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걸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소년 만화의 주인공이 반칙을 해?! 심지어 그걸 심판이 못 봤어요. 엄청 치사한 짓이잖아! 당연히 심판이 삑 호각을 불고 '반칙은 안 되지'라고 꾸짖는 게 소년만화인데 말이죠. 그냥 그대로 리바운드를 따내버립니다.(웃음) 아니 이게 돼?


이런 주인공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 부분을 강조한 게 히루마입니다. 프로토타입에서는 훨씬 지독한 녀석이었어요. 하나미치의 반칙에서 탄생한 캐릭터니까. 처음에는 주사기에 독약을 넣고 상대팀 엉덩이에 쑤셔넣는 짓도 서슴치 않았죠.


근데 네임을 그리다보니까 '이건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아니지'싶어서.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더티한 히루마가 독약을 쓰면 끝이니까요. 물리적으로 히루마를 막을 수 있어야겠다, 그래서 탄생한 게 쿠리타입니다. 요컨대 더티한 히루마와 그걸 마지막 선은 지킬 수 있게 막아주는 쿠리타가 있었습니다. 


이래도 소년만화치고는 좀 부족하다 싶었어요. 독자시점이 필요했던 거죠. 그렇게 탄생한 게 심약한 세나 군입니다.


Q.원래는 히루마가 주인공이었나요? 


주인공이라 해도 좋을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녀석이 승리지상주의로 스포츠를 이겨나가는, 대단한 실력도 없는데 이겨나가는 모습이 작품의 테마로 재밌을 거 같았어요. 거기에 주인공 독자 시점인 세나를 풀어놓은 느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