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제 30회 데즈카상(手塚賞) 입선작.


주간소년점프 1988년 32호 수록.












이노우에 타케히코는 본래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그리긴 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도 본격적으로 만화가를 꿈꾸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구마모토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무슨 계기가 있었는지, 만화가로서의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1987년, 대학을 중퇴한 작가는 만화가의 길을 걷기 위해 도쿄로 상경하여 '시티헌터'로 유명한 호조 츠카사(北条司) 밑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게 됐다. 약 10개월 간의 짧은 기간동안 기본기를 익힌 작가는 1988년, 데즈카상에 단편 하나를 출품한다. 그것이 바로 이 카에데 퍼플이다.


참고로 이 때는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아닌 본명인 나라 타케히코(成合雄彦)로 출품하였다.




평범한 스토리에 비해 괜찮은 수준의 연출력과 작화가 돋보인 이 작품은 단번에 작가를 주목받는 신인으로 만들었다. 꽤 많은 작품제의가 들어왔고 그중 그작으로 참여한 '카멜레온 자일(カメレオンジェイル)'은 조기 완결됐지만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작가가 그리고 싶었던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농구만화였다.


당대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에는 농구를 소재로 한 만화가 존재하지 않았다. 애초에 일본에서 농구란 매우매우 마이너한 스포츠였다. 그래도 작가는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불태웠던 농구를 주제로 한 만화를 그리고 싶어했고, 그 신념을 밀어붙인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슬램덩크'다.










본 작품에 들장하는 루카와 카에데(流川 楓)는 모두가 알다시피 서태웅의 프로토타입이다. 농구를 잘하고 키도 크고, 무엇보다 매우 잘 생긴 카에데는 연애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없고 오로지 농구만을 추구하는 외골수다. 농구를 방해하는 자에게는 무자비한 면 역시 서태웅과 일맥상통한다.


루카와는 이후로도 작가의 단편들인 플라워보이, 조던처럼, 베이비 페이스등에 이름만 바뀐 채 계속 등장한다. 작가는 과거 고등학교 시절, 잘 생기지도 않았고 키도 크지 않았고 농구도 잘 하지 못했고 여자들에게 맨날 차이기만 했던 자신의 컴플렉스를 카에데라는 캐릭터로 극복하고자 했다.


사실, 작가의 모습이 제일 많이 투영된 캐릭터는 하나미치(강백호)였지만, 자신의 과거에 대한 완벽한 대척점인 카에데는 '이상형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카에데는 명실상부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뮤즈로 취급 받고 있다.


루카와의 출신 중학교 토미가오카(富ヶ丘)는 훗날 '빨강이 좋아'와 '슬램덩크'에서 소연이와 서태웅의 출신학교로 다시 언급된다.












카에데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아카기(赤木)라는 캐릭터는 훗날 채치수의 원형이 됐다.


농구를 포기했다가 다시 열정이 되살아난다는 설정은 정대만의 캐릭터성에 영향을 미쳤다.













이외에도 카에데의 선배로 나오는 코구레(木暮)는 훗날 안경선배 권준호로 재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