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양 읽으면서 제목만 메모해 놨다가 애거서 크리스티 책이네? 추리소설 오랜만에 읽고 싶은데 한번 읽어볼까 싶어서 읽게 됨
초반에 독백 비중이 좀 많다 싶긴 했는데 숙소에 주인공이 고립되는 걸 보고 드디어 살인사건이 일어나겠구나...싶었는데
100페이지 넘어갈 즈음부터 추리소설이 아니란 걸 알게 됨
그치만 굉장히 재밌었음...
초반의 독백들에서 슬쩍슬쩍 비쳐보여주던 조앤의 성격과 현실의 괴리, 그리고 고립된 상황에서 조앤이 그걸 깨달아가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나오고
조앤이 하나씩 떠올려가는 과거의 사건들도 퍼즐같이 맞춰지면서 조앤이란 인물과 그 주변 인물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미화할 수 있는지 체감시켜 줌
테드 창 "숨"에서 제일 재밌게 읽은 단편인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이랑도 비슷한 주제인데 테드 창은 sf 작가답게 기록 매체의 발전과 연관지어 풀어냈다면 애거서 크리스티는 고립 환경에서의 심리적 불안 상태로 풀어냈다는 게 재밌는 포인트인 듯
또 가장 좋아하는 추리소설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도 생각난 게 애거서 크리스티가 서술자의 입장을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독자가 서술자의 참된 인물상을 파악하는데 템포를 조절하는 게 굉장히 뛰어나단 걸 다시 체감했음
순수하게 되게 재밌는 소설이지만 또 마지막 장면의 충격으로 자기 자신도 되돌아 볼 수 있는 참 좋은 소설이었던 듯...
그리고 버나드양 다시 보니 추리소설 아니라는 거 다 얘기했었더라
근데 내용 대강 안 채로 읽었으면 재미가 또 줄었을 듯
좋은 책이지.
역시 책잘알은 하세가와양
이거 엔딩이 진짜 골때렸음 그렇게 몇백페이지를 할애해놓고 그새 원래 하던짓 하는게 참 - dc App
근데 그게 또 납득이 되는 게 사람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