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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만화 '용'과 일본 영화의 여명 - 링크 모음 - 월간만화 마이너 갤러리

[시리즈] 만화 '용'과 일본 영화의 여명 · 만화 '용'과 일본 영화의 여명 - 1 · 만화 '용'과 일본 영화의 여명 - 2(뜌땨이 됨) · 만화 '용'과 일본 영화의 여명 - 3(창녀촌으로 갑시다) · 만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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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모토카는 '닥터 진'이나 '열혈검객 무사시'로

잘 알려진 만화가지만, 그에 못지 않은 또 하나의 걸작도 배출했다.

바로 20세기 동아시아를 다룬 대하 걸작 '용' 이다.


용은 귀족 가문의 후예 '류'와 도호쿠 빈농의 딸 '타쯔루'를

주인공으로 줄거리를 이어나간다. 류가 전형적인 대하 사극식

모험에 투신하는데 반해서, 타쯔루는 정반대로 영화계를 통해

꿈을 펼쳐나가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간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런 타쯔루의 여정을 통해 1920-40년대,

일본 영화계의 여명과 몰락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 각설하고 본론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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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스토리]


타쯔루는 도호쿠 빈농 집안 출신으로, 교토에서 하녀로 일하며

학업의 꿈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여성 운동을

하는 사람과 친해지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친구의 '동지'들은

고위 귀족을 암살하려던 사회주의자들이었고, 그들과 얽힌

덕분에 타쯔루는 경찰서 신세를 지다 실업자가 된다. 게다가 암살

혐의로 구속된 친구의 자식 5명까지 떠안게 되면서, 타쯔루는

졸지에 미혼모 신세가 되고 마는데.... 결국 타쯔루는 살기 위해

학교 때려치우고 일자리를 찾아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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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쯔루가 일자리를 구한 곳은 우즈마사에 있는 N영화사(닛카츠) 부엌데기였다.

우즈마사는 초창기 일본 영화사들의 촬영소가 집결한 곳이자, '일본의 헐리우드'라

불리는 일본 영화의 산실이었다. 이 촬영장 중 일부는 아직도 남아있는데, 현재는

영화마을이란 이름으로 관광지화가 되어, 영화보다는 사극 테마파크 관광으로 유명하다.


닛카츠는 그 우즈마사에서도 꽤 세력이 큰 영화사였다. 1912년 일본 최초로

설립된 영화사인지라 초기 일본 영화계에서는 위세가 대단했다. 하지만 전후에는

쇼치쿠, 토호 등에 밀리며 저질 영화나 찍어내는 2인자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2차대전 이전에는 쇼치쿠가 쓰레기 영화사 소리 듣던거랑 비교하면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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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열심히 부엌일을 하던 타쯔루는, 어느날 본인의 운명을 바꿔줄 사람과 만난다.

바로 당대 최고의 여배우 중 하나인 '이리에 타카코'(만화에서는 이리사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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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에 나왔듯이 이리에는 일본 여배우 중에서도 독보적인 개성을 갖춘 인물이었다.

이리에의 본명은 '히가시보죠 히데코'인데, 이름만 봐도 알겠지만 그녀는

본래 유서 깊은 귀족인 히가시보죠 자작가의 서녀였다. 보통 이런 가문의 서녀들은

조용히 신부 수업이나 하다 다른 귀족가 영식과 결혼하는게 보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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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운명은 이리에의 인생을 가만히 두지를 않았다. 20년대 경제 불황으로

집안은 어려워졌고, 설상가상 아버지까지 죽으면서 히가시보죠 가문은 쇠락하고 만다.

게다가 설상가상 관동대지진으로 이리에는 살 집마저 잃어버리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결국 갈 곳이 없게 된 그녀는, 이미 배우로 일하던 오빠를 따라 영화계에 입문하게 된다.


이렇게 여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귀족 출신이란 독특한 배경과, 

세련된 외모를 바탕으로 1920년대 최고 여배우로 군림하게 된다.

'은막의 여왕', '모던 걸의 상징' 등으로 불리며, 단순한 여배우가 

아니라 2차대전 이전 시대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던 대스타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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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걸 보고 선배 여배우란 년들이 음침한

질투를 드러낸다. 이리에가 후배답게 정중히

인사해도 선배랍시고 쌩가면서 가버림 ㅋㅋㅋ

본토 일녀들의 キサウン’ 개살벌하노 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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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리에는 그딴 음침한 도태녀들의 이지메 따위,

웃음 한 방으로 날려버린다. 이리에는 그저 외모만으로

스타 노릇하는 그런 여배우가 아니었다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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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스타성을 알아봐서인지 작중에서는 감독들마저

그녀한테 굽신댄다. 심지어 헐리우드에서 왔다는

감독마저 그녀 앞에선 스윗하게 아부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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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오는 미국물 먹은 감독은 토머스 쿠리하라를 말하는데,

설명 그대로 헐리우드에서 영화를 배운 1세대 영화인이었다.

하야카와 셋슈같은 헐리우드 동양계 배우의 선구자도 그의

후배였다는데, 그래도 이리에에게는 꼼짝 못 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전성기 시절 이리에의 위상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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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쯔루가 옆에서 열나게 청소하고 있는 와중에도,

이리에는 감독님과 배역 연구하기 바쁘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사는 세계가 너무 다르노....




참고로 작중에서 이리에가 특히 배역에 신경쓰는건,

그녀 말마따나 작중 시점인 1932년은 일본 영화계가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1931년 고쇼 헤이노스케 감독은 일본 최초의 본격

유성 영화 '마담과 아내(1931)'을 제작했다. 물론

이 영화 이전에도 부분적인 유성 영화들은 몇몇 있었지만,

대부분 영화 상영 때 레코드 트는 등 불완전한 영화들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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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담과 아내'는 방음 세트에서 현장 녹음으로

촬영된, 최초의 본격적인 토키(유성) 영화였음. 이 영화를

통해 일본 영화는 급격히 유성 영화의 시대로 넘어가게 됨.


그리고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배우들은 가차 없이

도태되고는 했다. 목소리가 구리거나, 연기 스타일이 유성

영화 스타일을 따라잡지 못 하거나... 무성영화 시절

경력을 시작한 이리에로서도 긴장할 수 밖에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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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각자의 삶을 살던 어느날, 타쯔루는 우연히 촬영장에

음식 배달왔다 운명처럼 이리에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녀는 휴식 중에도 대사 암기하느라 고생하고 있었는데,

타쯔루가 갑자기 그녀가 까먹은 부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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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머리 좋은 타쯔루가 청소하는 동안 들었던

대본 내용을 죄다 암기해버린거다. 호기심이 생긴

이리에는 타쯔루와 계속해서 대본을 맞춰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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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쯔루는 단순히 대사를 암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대배우 이리에와 팽팽하게 합을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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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는 자연스레 감정을 담은 연기까지 선보인다.

타쯔루가 내보인 재능에 이리에는 깜짝 놀라고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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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타쯔루가 단순히 연기를 잘 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리에가 고민하던 배역의 심경을 자체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의 재능에 한숨 푹 쉬고 가는 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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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쯔루의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본 이리에는

그녀를 단박에 여배우로 스카우트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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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뜨기 부엌데기에서 갑자기 여배우가 되어버린 타쯔루.

이렇게 타쯔루의 운명은 뒤바뀌게 된다... ㄷㄷㄷㄷ


좀 오글거리는 빌드긴 하지만, 90년대 대하사극이니 이해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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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여배우실에 첫 출근한 타쯔루.

그런데 여배우실에는 안 팔리는 노괴들이 선배랍시고

들어앉아서 신참인 타쯔루한테 꼬장을 부려대고 있었음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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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좋은 선배 하나가 기회를 주자고 나섬.

하지만 여배우 실장이란 감투를 달고 있는

노괴는 '오노 이사'란 사람에게 맡기자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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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타쯔루는 닛카츠 촬영소장이란 사람을 만나러 간다.

하지만 되려 가자마자 애딸린 부엌데기가 여배우로 뽑힌

전례가 없다며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하긴 애가 5명

딸린 여배우라니 지금 봐도 뜨악할거 같긴 하노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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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아이들이 소장인 '오노' 이사를 알아보면서

반전이 일어난다. 이 '오노'란 1910년대 전설적인

배우인 '오노에 마츠노스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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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에는 가부키 배우에서 영화배우로 변신한 인물로, 1900년대부터

활동한 1세대 중에서도 1세대 배우였다. 그는 일본의 첫 번째 상업

영화감독이라 할 수 있는 마키노 쇼조와 함께 호흡을 맞춰,

일본 영화 사상 최초의 흥행작들을 쏟아낸 기념비적인 인물이다.

일본 영화계가 낳은 첫 번째 슈퍼스타라고 할 수 있을 정도 ㄷㄷㄷㄷ


그의 영화가 성공한 데는 그의 가부키 경험이 큰 도움이 됐음.

초창기 일본 영화는 공연장에서 인기 있던 가부키를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듯한 영화가 주를 이루었는데, 그는 가부키 명문가의

이름을 이어받을 정도로(본인 주장일 뿐이지만) 능력 있는

배우였기에, 이런 영화판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음.


마침 가부키 명가의 스타들은 초창기에는 영화 출연의

천박하다 여겼기에, 오노에에겐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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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에는 이런 배경을 통해 수많은 영화를 흥행시켰다.

특히 오노에의 장기는 이런 가부키스러운 사무라이나

닌자 영화였음. 고전적인 연기와 숙련된 액션, 그리고

가부키 영향을 받은 화려한(그때 기준으로) 특수효과의 조합은

성공을 거두었음. 이런 전략으로 오노에는 수많은 영화를

흥행시키며, 1910년대 동안 시대를 주름잡는 배우로 군림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일생 동안 1000편 넘게 영화 찍었다고 ㄷㄷㄷ

괜히 일본 영화사 최초의 슈퍼스타라고 하는게 아님ㄷㄷ






- 오노에가 주인공으로 열연한 시부카와 반고로(1922)

대충 그의 영화가 어떤 분위기인지, 그리고 왜 시대의

조류에 밀려 몰락했는지도 알 수 있다.


하지만 1920년대 들어 서양을 통해 새로운 영화들이

들어오고, 이런 가부키스런 영화도 점차 구식이 되고 말았음.

결국 그 역시 점차 영화 출연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 대신 뒷방으로 물러나 영화사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그가 촬영소장 자리에 앉아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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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에가 선보이는 과장된 동작과 표정 연기가

바로 가부키식 검극 영화에 대표적인 표현법이다.

특히 그는 저 눈알 부라리는 연기로 1910년대를 풍미했었음.

이제는 잊혀진줄 알았던 본인을 기억해준게 고마웠던지,

오노에는 타쯔루를 쫓아내지 않고 여배우로 받아들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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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타쯔루는 오노에 소장님 덕분에 배우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다른 여배우들은

축하해주지만, 실장 노괴는 유독 똥씹은 표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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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실장은 계속 젊은 여배우들이

치고 들어오는데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음. 그런데

또 새 여배우가 들어온다니 더욱 좆같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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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노괴는 이번에는 타쯔루를 골탕먹일 계획을 세운다.

'신고식'이란걸 해서 기강을 잡겠다는건데... 갑자기

대사가 바뀌었다느니 하는거 보면 함정 냄새 오지게 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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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타쯔루는 생애 첫 촬영에 들어간다.

원래 대본에는 그냥 대사 한 줄 밖에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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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춤추고 노래하고 오도방정 떠는 타쯔루.

그거 보고 도깨비 감독님은 개빡쳐버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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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고 웃음보가 터졌다.

알고 보니 일부러 대사나 지문을 웃기게

바꿔서 신입 골탕 먹이는게 바로 '신고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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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배우들은 놀라서 즙을 짜버리거나,

심지어 배우 때려치기도 하는데, 타쯔루는

이상한 연기 지시도 당당하게 처리해냈다.

물론 춤이나 노래는 개판이었지만 말이다ㅋㅋ


그걸 보며 노괴 언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타쯔루는 분명 보통 여자가 아니다. 여러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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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고개를 넘으며 타쯔루는 배우 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역시 처음에는 그저 그런 단역들만 전전할 뿐이었다.

하지만 오랜 고생 끝에 타쯔루는 마침내 어떤 유명

영화감독이 만드는 신작에 조연으로 캐스팅된다.


그런데 그 감독이 누구냐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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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일본 고전주의 영화의 전설

미조구치 겐지였다.



-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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