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개그? 만화 피안도 마츠모토 코지 인터뷰 1/2
"어릴적부터 항상 만화는 그렸습니다. 다만 실제로 작품을 완성시키는 것은 어린아이한테는 어렵죠. 나는 어릴적에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했기 때문에 만화도 일단 그리기는 해도,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소설을 쓰고 삽화를 넣는다거나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그랬던 것이 중1이었나 중2 무렵에 테즈카 오사무 선생님의 작품을 만나게 되면서 확고하게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의외로 마츠모토 씨의 만화가로서의 원점은 테즈카 오사무 작품이었다. 그러면 테즈카 만화 같은 작품을 그리려고 했던 시기도 있었는지 묻자 오히려 되물었다.
"아니(웃음) 지금도 그런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있기는 해요.(웃음)"
그리고 이렇게 보충 설명했다.
"그림은 아마 전혀 다르겠지만 테즈카 만화도 다양하잖아요?"
"굴절된 캐릭터를 그릴 때도 많고요. 나는 불새 같은 스케일이 큰 이야기는 절대 못그리겠다거나, 1화 완결의 완성도가 높은 블랙잭 같은 건 무리라는 생각은 하지만 내 안에 뿌리박혀 있는 것, 감정은, 테즈카 만화입니다."
만화를 그리면서 평소에 인풋하고 있는 작품은 어떤 것들일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가장 유용한 것은 영화도 만화도 뭐든 상관없지만, 내가 옛날부터 좋아했던 작품을 다시 보는 것입니다. 정열이 떠올라요. 슬럼프일 때는 사소한 일들에 신경을 쓴 나머지 뇌가 쪼그라들어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 옛날부터 좋아했던 작품, 요즘이면 만화 키라키라!(아다치 테츠)를 다시 읽었는데 정말 좋아했던 작품을 다시 보면서 감동하면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감정이 되살아나요. 정열이 있으면 사소한 문제는 아무래도 좋아져서 재밌으면 됐지 뭐가 문제냐!하고 나를 구속하던 사소한 문제를 떨쳐버릴 수 있어요."
48일후는 섬을 탈출해서 토쿄가 무대가 됐는데 이 전개는 어느 단계부터 고려하고 있었던 것일까.
"전혀 생각 안 했습니다. 섬을 나가면 완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드라마랑 영화화 제의가 와서 화제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능하면 실사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2년 정도 계속 연재해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고마운 말씀이죠. 인기 없는 만화였던 시절에는 생각도 못할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편승했는데, 어떡하지...하고 고민했습니다."
"왜냐면 그 무렵 완성한 네임이 피안도 최후의 47일간의 마지막 하루가 시작된 편으로 주인공의 대사가 오늘로 모든 걸 결착 짓는다.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긴 하루가 될거야라고 당당하게 최종일 선언을 했거든요."
"나도 편집자도 만화 속 시간으로 앞으로 하루로 이 만화는 끝난다고 확신했습니다. 만화 속의 하루를 2년에 걸쳐 그린다? 그건 무리죠. 솔직히 타이밍이 너무 나빠서 다같이 웃었습니다."
"반년 정도로 이 섬에서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고 그 다음 전개를 구상해 봤을 때 크게 나눠서 두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보스를 물리치고 피안도에서 결착을 짓고 후일담으로 다른 섬으로 도망간 사귀들을 각각의 섬에서 물리치는 이야기. 3~4개의 에피소드로 2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다른 하나가 주인공 사이드가 지고 적이 본토로 넘어가 일본 전체가 흡혈귀의 섬이 되는 이야기로 주인공은 복수귀가 되어 로드무비처럼 토쿄로 향하는 이야기."
"개인적으로야 후자가 더 재밌을 거 같았이만 스케일이 커져서 내 역량으로 그걸 그릴 수 있을지 굉장히 불안해서 결정을 못내리고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머리 한구석으로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했는데, 후자로 정한 것은 두가지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최후의 47일간 마지막 적 보스 미야비가 아사쿠사의 라이몬에 강림하는 장면과 48일후의 주인공 아키라의 오른손이 칼이 숨겨진 의수가 된 장면입니다. 그리고 싶어지는 마무리와, 그리고 싶어지는 시작이 떠올랐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나저나 세개의 시리즈, 20년 넘는 연재, 거의 휴일 없이 계속 그려왔는데 도중에 실증이 나거나 그릴 수 없게 된 적은 없었을까?
"본격적으로 그릴 수 없게 된 적은 없지만 주간 연재는 매주 그려야 하기 때문에 제일 난감한게 진짜 재밌다고 생각하고 정열을 담아 그린 에피소드가 끝난 직후입니다. 완전히 다 불살라버렸기 때문에 갑자기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게 되거든요.(웃음)"
"그래도 마감이 다가오니까 어떻게든 지금까지 남겨놓은 메모나 비축 아이디어를 끄집어내서 필사적으로 독자를 즐겁게 만들고자 그리면서 다음번 무슨 일이 있어도 그리고 싶은 것을 발견하기까지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싶은 게 보이지 않을 때는 고전하지만 역으로 그리고 싶은 게 있고 그걸 표현할 수 없다・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할 때의 고전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한다.
"최근 전개는 유곽이 나오죠. 우연히 아내가 무슨 시골 유곽의 순정만화 같은 걸 읽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가 불행한 여성들이지만 그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넣어보고 싶다는 감정이 생겨났어요."
"그럼 그 감정을 피안도에서 어떻게 쓸까?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인데...라고 생각한 순간 이 캐릭터와 엮으면 가능하다는 전개가 보였어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납치당한 유카뽕이 유곽에서 일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내부 사정도 그리고 일하는 여성도 그릴 수 있고 주인공 일행이 구하러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입니다."
독자가 계속 연재해달라고 바라고, 나도 그걸 바라고, 계속 다음 내용이 떠오른다면 평생 그리고 싶다는 마츠모토 씨. 참고로 결말은 미리 정해놓았을까?
"글쎄요. 막연히 몇 번인가 생각은 해뒀지만 그대로 될지 어떨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똑같은 인물, 똑같은 설정으로 20년 넘게 계속 연재하면서 전혀 다른 아이디어의 새로운 만화를 그리고 싶은 적은 없었을까?
"전혀 없네요(쓴웃음) 그야 유곽 이야기도 그랬지만 뭔가 떠오르면 피안도 안에 어떻게 담아낼지를 고민하게 되니까."
"피안도는 완전 다른 세계의 이야기도 어떤 요소도 받아들일 수 있는 상자 같다는 감각입니다."
"예를 들어 실재로 존재하는 유곽의 역사를 그리고 싶어진다면 무리겠지만, 나는 그런 점에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요. 그 안에 내가 그리고 싶은 감각이나 뉘앙스만 부분적으로 뽑아내서 넣고 있습니다."
"아마 나는 평범한 사람과는 감각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어시랑 좀비 이야기를 했을 때도 어시는 좀비 영화는 거침없이 인육을 먹는 게 핵심이다. 근데 그걸 만화로 그리면 혼나니까 좀비는 그릴 수 없다고 했어요."
"본래의 좀비 영화는 그럴지도 몰라요. 근데 나는 인육을 먹는데 대한 집착은 거의 없고 관심이 있는 건 쫓기는 인간들이 어떻게 할지, 감염된 가족이 좀비로 변하가는 걸 어떻게 대처할까 같은 인간의 감정입니다."
"구체적인 장면을 그리고 싶어지면 아마 장르를 바꿔야하겠지만, 인간의 감정을 그리고 싶을 경우 구체적인 부분은 무엇으로건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떤 내용도 대체로 피안도에 옮겨올 수 있어요."
"새로운 테마를 발견하면 새로운 만화를 그린다는 기분으로 피안도에 넣는 겁니다."
"주인공인 아키라가 적들이 보기에는 단순한 엽기살인자라는 전개도 연재 초기에는 독자가 혼란스러워 한다며 몇 번이고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 연재하고 세계관이 정착하게 되면, 그 세계관 자체를 확 뒤집는 전개도 새로운 관점으로 독자들은 이해해줍니다. 지금까지 연재한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잔뜩 있어요."
"내 안에 그리고 싶은 것이 샘솟는한 평생 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안도는 어떤 설정, 세계관도 전부 삼켜가면서 무한히 확장하는 블랙홀 같은 작품이었다.
피안도 48년 후 월면흡혈귀대전 개막
데즈카 오사무가 이놈한다
테즈카 넌 확실히 만신이다. 내 피안도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이야.
피안도 일본 건너가서 뇌절 안하고 마무리지을 계획도 있었네
장기연재하면서 만력 떡락하는건 만화가 뇌절보단 잘팔리는 작품을 끝내기 싫은 어른의 사정일 때가 많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잔뜩 있어요." "내 안에 그리고 싶은 것이 샘솟는한 평생 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급 흡혈귀 미야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