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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밴드 시장은 이제 세계적를 선도하는 음악 장르는 아니지만, 닐 영의 Hey Hey My My처럼 여전히 죽지 않고 사랑받으며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게 하는 면이 있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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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지금도 다양한 락 밴드를 주제로 한 만화,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있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나올 것이다

보통 밴드물이면 멤버 모집->티격태격->라이브 라는 일종의 왕도 문법이 있다. 최근 이런 문법을 착실히 따르는 동시에 조금 벗어난 만화를 발견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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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노 히데코의 1969년 만화 파이어!

이 만화 역시 밴드 만화의 문법을 착실히 따른다. 주인공이 밴드 멤버들과 만나고, 크고 작은 갈등도 보여주며, 동성애스러운 코드도 나오고, 라이브도 꽤 자주 나오는 편이다

그런데 이 만화가 다른 밴드물과 가장 큰 차이점은 락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

대부분 밴드물에서 밴드는 공동체를, 락은 그 공동체를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해 준다
한 성깔 해서 2분기 때 말 많았던 걸밴크의 니나 역시 험악한 행동은 자주 했지만 결국 락이 좋으니까, 밴드가 좋으니까 해체 없이 마지막화까지 토게나시 멤버들과 함께 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파이어!는, 그리고 주인공 애런은 조금 다르다
파이어!에서 ROCK은 저항의지를 표출하는 매개체로 활용된다. 때문에 흔히 볼 수 있는 "좋아하는 밴드 오타쿠질"은 나오지도 않고 기타를 맹연습 하는 장면도 없다. 라이브 장면에서도 울부짖는 애런을 조명할 뿐 기타나 다른 악기들은 크게 조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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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본작품이 연재할 당시 유행한 사이키델릭, 히피 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실제로 패션부터 성격까지 히피를 형상화 시킨 듯한 캐릭터도 나오고, 마지막 결말부는 히피 그 자체다

후기에 집필 이후 락에 흥미를 잃었다 하는데, 작가 미즈노 히데코는 락을 음악이 아닌 저항의식 그 자체로 본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의 혹평도 그러한 이 락에 대한 관점 차이 때문에 생긴 것이라 생각하는데 락 만화라길래 당연히 밴드 꾸리고 그 밴드가 성장하는 얘기를 기대했는데 정작 주된 내용은 애런의 방황과 몰락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그 '저항의식' 조차 지금와서 보면 조금 시대착오적이라 더 몰입이 힘들었고

대상 없는 저항과 주변인들에게 민폐만 끼치는 모습이 섹스 피스톨즈의 시드 비셔스와 겹쳐보이기도 했는데 애런과 비슷한 이유로 시드 비셔스도 싫어해서…



책의 광고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락의 본질 중 저항정신이 있는 건 분명 사실이니
하지만 모두에게 민폐만 끼치고 결국 자신마저 폐인으로 몰락시킨 그 저항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