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24살의 호카조노 타케루는 "피보라가 튀는 액션을 그리고 싶었습니다"라며 카구라바치를 착상한 계기를 밝혔다.


"흑백 만화 안에서 피는 검은색으로 표현되잖아요? 그로테스크를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니라, 하얀 화면에 검은색이 흩날리는 장면이 아주 아름다운 그림으로 보인다고 할까요? 만화에 아주 잘 맞는다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피보라를 그리려면 일본도가 표현면에서 제일 화면빨이 살 것 같다고 생각했죠. 헐리우드 영화에 나올 법한 과장된 일본, 가짜 일본도 그려보고 싶었고요. 말은 일본인데, 이런 장소 현실에는 어디에도 없잖아!라는 장소가 멋있어서 좋아요."


"피랑 같은 이유에서 비단 잉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흑백 만화속에서 화면빨을 잘 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금붕어로 바꿨지만 짝퉁 일본에서 요도를 들고 있는 주인공이 있고, 그걸 휘두르면 금붕어가 나온다는, 그걸 그리고 싶다는 그림의 이미지를 통해서 작품의 구상을 했습니다."


"대장장이 공방에 가서 실제로 제자 분과 제련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자료만 갖고는 알 수 없는 디테일한 발견도 많이 있었고, 무엇보다 박력이 굉장했죠. 실제로 본 덕분에 칼을 벼리는 장면은 기분 좋게 출력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속에 아버지와의 일상을 상징하는 물건을 등장시키고 싶었습니다. 어항은 귀엽고, 식탁 옆에 놓아둘 수 있거든요. 참고로 카구라바치의 바치는 어항(긴교바치)에서 따온 겁니다."


"복수극은 단편 투고 시절에 자주 그렸어요. 소년만화의 주인공은 OO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거는 일이 많아요. 근데 단편으로 몇 십 페이지 안에 이야기를 완결시키고 싶다, 주인공이 목표나 목적을 달성시키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을 하면 무엇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는 나로서는 좀 그리기 힘들었어요. 복수면 어떻게든 달성시킬 수 있었어요. 연재로 뭘 그릴지 결정해야 했을 때도 피보라를 그리고 싶다는 내 작풍에는 주인공의 동기가 복수인 편이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소년 만화에서 복수극은 당시에는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작품과의 차별화도 될지 모른다는 꿍꿍이도 있었습니다."


"복수라는 축 말고도 또 하나의 축이 있는 편이 읽기 편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야말로 드래곤볼처럼 무언가를 모은다는 요소를 넣는다면, 소년만화 같아서 구도가 알기 쉽고, 그냥 가슴이 뛰잖아요?"


"초반에는 특히 어려웠습니다. 본래 소년만화의 주인공은 올바른 일을 해야만 합니다. 사람을 잔뜩 죽이는 주인공이니까 독자가 싫어하지 않게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소죠 겐이치라는 첫번째 보스 캐릭터를 엄청난 쓰레기로 만들었습니다. 이자식은 베어야만 하는 악입니다라는 사실을 제시하고서, 누군가를 구하는 요소를 넣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10화에서 샤르라는 소녀의 다리를 나쁜 녀석들이 자르는 에피소드를 그렸는데, 담당 편집자가 상당히 떨떠름한 표정이었습니다.(쓴웃음) 샤르는 경이적인 재생능력을 가졌다는 설정을 통해 떠올린 전개였는데, 이정도는 하지 않으면 주인공의 악역 이미지가 씻겨나가지 않고, 적은 악이라는 이미지를 독자 뇌리에 아로새길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존 윅 시리즈를 정말 좋아하는데, 주인공이 복수를 하며 한결같이 적을 죽이는 시원시원한 내용입니다. 시원한 요소는 엔터테인먼트에 중요한 부분이지만, 인간의 생과 사나 생사여탈의 갈등에 대해서 제대로 마주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에 이 나라에서 전쟁이 있었다는 설정을 도입하면 그것과 마주할 토대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죠.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와 싸우는 게 아니라 인간이 인간과 싸우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보스 캐릭터는 특히 주인공의 IF, 어쩌면 그렇게 됐을지도 모를 모습입니다. 치히로도 조금만 운명의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면 이렇게 됐을지도 모른다. 예를들어 첫번째 보스 캐릭터 소죠는 치히로처럼 로쿠히로 쿠니시게를 정말 좋아합니다. 좋아하지만, 좋아함의 종류가 다르다. 그렇다면 이렇게 된다. 치히로랑 이런 점은 같지만 여기가 다르다는 생각으로 다른 적 캐릭터도 만들고 있습니다."


"미대에 들어가서 만화와는 전혀 관계없는 공부를 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갈 수 없게 된 바람에 한가할 때 만화를 그려보니까 재밌더라고요. 어릴적부터 만화를 좋아하기도 했고,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어딘가에 있었어요. 해보니 재미있었다는 이유랑 어렵다는 이유에서 이건 시간을 많이 들여야 실력이 늘겠다고 생각했 려웠기 때문에 이건 꽤 많은 시간을 들여야 잘 그릴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첫 번째 단편을 그리고 바로 대학을 자퇴했습니다."


"소년 만화의 The 왕도인 타인이 나를 다시 보게 만든다거나 궁지에 맞서 싸운다 같은 전개를 좋아해서 감동 받았기 때문에 그런 점은 제대로 계승하는 동시에 내 나름대로의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른 작품을 연구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연구가 유일하게 불가능했다고 할까? 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 나루토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리얼타임으로 계속 읽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라서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요.(웃음)


"나루토는 구도가 정말 훌륭합니다. 저도, 한번도 본 적 없는 멋진 구도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구도에 관해서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만화가 기반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카메라 워크 등 기술적인 부분은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스토리는 이렇게 전개되고,캐릭터들은 이렇게 움직이고…이런 결정을 한 다음에는 이걸 어떤 구도로 어떻게 담아서 보여줄까? 처음 떠오른 구도를 음미해 보는 시간은 반드시 만듭니다. 구도는 그림으로 이야기를 보여줄 때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한가지 요소라고 생각해요. 구도에 우왓!하고 감탄해서 스토리에 눈을 뗄 수 없는 경험을 여러 번 해봤기 때문이죠."


"독자들의 흥미를 끌고 싶다는 이유랑, 그리고 갑자기 최고 걸작을 내놓는 전개가 흥미롭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었습니다. 다른 파트에서도 전개 자체를 빠르게 감거나 이 다음에 이걸 하자고 결정했던 예정을 바꿔서 더 빠르게 땡긴다거나, 그런 일이 많아요. 당초 상정했던 것보다 전개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소죠가 생각보다 빨리 등장하고 퇴장하는 것도 빠릅니다. 그리면서 나도 전개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주술회전을 읽어보니 '전개 개빨라!'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으로 체인소맨을 읽었더니 '역시 빨라!'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이게 요즘 만화의 속도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주술회전'이나 '체인소맨'의 독자들이 봐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오히려 점점 더 빨리 전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연재를 시작하기 전 준비 기간 동안 여러가지 소재를 비축했습니다. 아껴두면 썩어갈 뿐이니 팍팍 써서 아이디어를 다 소진하고 싶습니다. 비축한 ㅎ소재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쥐어짜낸다. 그렇게 해서 작가로서 조금이라도 빨리 성장하고 싶습니다."


"멋진 주인공을 만들고 싶어서 치히로가 쿨하고 말수가 적은 캐릭터로 설정했습니다. 한편, 치히로의 개성을 돋보이게 해줄 귀염성 있는 '바보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의도로 하쿠리를 등장시켰습니다."


"요도 신우치를 '최고 걸작'으로 등장시켰는데 나머지 4개의 요도도 그에 못지 않게 그림이나 이야기의 재미로 독자들을 끌어 당기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주간 연재는 정말 힘들어요. 우는 소리를 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독자의 감상을 보면 순식간에 그런 마음이 싹 날아갑니다. 멋있다는 말을 들으면 더 멋있는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지고, 이런 그림 본 적이 없다는 소리를 들으면 창작의욕이 샘솟습니다. 소년만화에서 아직 한 적 없는 일들을 망라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카구라바치 때문에 더는 그릴 게 없다는 불평을 후세의 만화가가 하게 만든다면 좋겠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