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만화가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스토리 잘 뽑거나 마음을 울리는 명대사 쓰는 실력 얘기하는게 아니라,

그냥 평범한 장면의 사소한 대사라도, 등장인물의 개성을 제대로 반영하고, 중언부언하지 않고 명쾌하게 전달하는 만화가가 좋다.


글 못 쓰는 만화가들을 보면, 등장인물들 말투가 죄다 똑같아서 얘가 누군지 쟤가 누군지도 헷갈린다.

게다가 어디서 주워왔는지도 모를 이상한 비유를 남발하거나 쓸데없이 길게 잡아서 읽기도 힘들다.

맞춤법 틀리거나 비문투성이인 대사들을 보면 작가 잘못인지 편집부 잘못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대사의 호흡이 엉망이라, 자세히 설명할 곳은 대충 넘어가면서도, 빠르게 넘어가야 할 곳에서는 무슨 팔만대장경처럼 길게 늘어진다.


명대사같은거 없어도 만화 읽는데는 지장은 없지만,

글 못쓴 만화를 보면 그냥 보기가 괴로워.






글 못쓰는 만화의 단점을 정말 잘 설명한, 글을 잘 쓴 장면이다.




드래곤볼의 문학성이 발군이라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지만, 드래곤볼은 정말 읽기 편한, 글 잘 쓴 작품이었다.

토리야마가 광고대리점 근무한 적도 있다고 하니, 광고 특유의 간결하고 명확한 글솜씨를 발휘할 수 있었겠지.




여담이지만 그런 면에서 김성모는 아마 역사상 글 제일 잘 못쓰는 만화가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이른바 근성체니 뭐니 하는 비문들을 남발하는데다가,

등장인물들 말투는 다 똑같고(아니, 김성모는 그 이전에 등장인물들이 뭔 만화든 다 똑같지?)

말은 쓸데없이 중언부언하고 공감도 안되는 비유들을 남발해서 가독성도 최악이야.


그런데 자기는 스스로 글 잘쓴다고 착각해서 되도않는 대사들만 길게 늘어잡는게 진짜 문제였지.


시마모토가 위에서 그린 것처럼, 김성모 만화의 대사는 그냥 안 읽고 넘겨버리게 된다. 덕택에 만화카페 가거나 하면 강철의 연금술사 한 권 읽을 시간에 김성모 만화 10권쯤은 읽을 수 있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