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인트가 명작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진짜 잘 설계된 작품인 이유는,
각계각층의 독자들의 역린을 건드릴 포인트를 잘 잡았다는 것임.
치인트 본 남자독자들은 유정의 소시오패스력이나 오영곤의 찐따행적, 백인하의 남자 뜯어먹기 등등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하는데,
꽤 많은 여자 독자들이 가장 강렬하게 본 부분은 손민수의 홍설 따라하기였다고 한다.
우리 누나나, 여자 지인들과 웹툰 얘기하다보면, 손민수의 홍설 따라하기는 (실제 범죄까지 구성할) 오영곤의 스토킹이나 김상철의 폭력미수보다도 더 사악한 행위라더라.
법원에만 안 끌려갈 뿐이지, 여자들에게는 살인이나 마찬가지라는거야.
헤어스타일 따라하고, 착장 따라하고, 취미까지 따라한다는 것은,
동경이나 존경으로 느껴진다는게 아니라, 자기의 존재를 잠식하고 가려버리는 행위라더라.
짤방에서 홍설이 얘기하는 것처럼, "나를 야금야금 뜯어가"라는 거래.
그걸 당한 사람은 남이 따라하는 시점에서, 자기의 원래 스타일도, 옷도, 취미도 예전처럼 편하게 느낄 수가 없다는거야. 더 이상 자신의 것으로 느껴지지가 않는대,
그 옷을 입을 때마다, 그 취미를 할 때마다,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그 따라하는 사람이 생각나서 불쾌함이 올라온다더라.
그렇게 자신의 영역에서 밀려나고, 결국 자기가 아니게 된다는거지.
대충 어떤 기분이냐면, 딴 사람이 자기로 변장한 다음에 자기 남자친구 뺏어가는 느낌보다 더 심하대.
자기가 가진 걸 뺏어가는게 아니라, 자기 자체를 뺏어가는거니까.
하물며 독자들 입장에서는 홍설의 급도 아닌 손민수가 그러면, "감히 그 하찮은 것이 날 대신하겠다고?" 뭐 이런 느낌이라더라.
백인하나. 그 누구더라 초반에 나오던 재수없는 홍설 여자동기가 그랬으면 여전히 열받았겠지만,
"감히" 손민수 따위가 그런다는게 더 용서할 수 없다는거야.
그런 얘기를 들으면, 너가 그 헤어스타일에 특허라도 냈냐 싶은데,
당사자들이 그렇게 느낀다던데 뭐 어쩌겠냐.
하긴 나도 묘하게 공감했던 점은,
손민수는 만화에서도 흔치 않게 주인공 그 자신을 죽이려는 빌런이었다는 거야.
만화의 악당들은 대개 주인공이 아닌 제3자를 죽여서 주인공에게 심판받잖아?
프리더는 사이어인들을 죽이고 나메크인들을 죽여서 손오공한테 당했고,
무잔은 뭐 얘도 쟤도 다 죽이다가 탄지로에게 벌받았지.
그런데 손민수는, 다른 사람들은 건드리지도 못하면서 오직 주인공만을 없애려는 캐릭이었다는 거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존재지.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치인트가 설계는 정말 잘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독자를 긁을 수 있다면.
좆달려서 그런지 여자들 심리는 이해가 안가는군... 본인들이 그리 심각하게 여긴다면 어쩔수없지만
본인 존재에 대해서 클레임이 걸리는 느낌인가 보군
딱 그 느낌이라더라. 내 존재를 비웃는걸 넘어서, 내 존재를 대체하려는 느낌.
그것만으로도 열받는데, "감히 손민수 따위가" 그런다는데서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는거야.
치인트 참 명작이지, 뭔가 남녀 각각 불타기 좋은 포인트가 많음 뭔가 장삐쭈 신병만화같이 ㅋㅋ
모든 독자들을 공통적으로 열받게 만드는건 진짜 어렵지. 그럴려면 "너같이 눈치빠른 꼬마는 정말 싫어"급의 빌런이라도 만들어야 되는데.
그런데 치인트는 방향을 틀어서, 다른 독자군들이 각자 열받게 만들 포인트들을 여기저기 다 심어놨음. 그것만 되도 좋은 작품이지.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이거 좀 긁히는데 싶은걸 응축시켜놓음 완전 주변사람들보면 수어사이드스쿼드야
살인은 뇌절 아니오
이게 좀 흥미로운게, 여자들 세계에서는 손민수 행위는 살인보다도 사악하다더라. 살인은 그냥 나만 죽이잖아? 그런데 따라하기는 날 죽여놓은 다음에 내 얼굴가죽을 뒤집어쓰고 내 남자친구랑 자면서 티배깅하는 것 같다는거야.
옛날에봐서 기억안나는데 홍설도 첨엔 그런걸로 화내는거 쫌생이 같다고 생각하다가 과제부터 가족까지 이래저래 긁힐일 생겨서 싸웟던거 아녓나 손민수가 그렇게 나쁜사람이엿나 싶긴한데 주인공이 화내는거 납득 못할정도는 아니엿던거 같음
복부탑재형 인공자궁이 개발되지 않는 한 이해하기 어려운 심리로군...
하아... 보지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