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전체


'용자'



해당 단편집에는 RPG식 판타지 세계관을 조금씩 비튼 만화가 많은데


거기에 나오는 마왕을 해치우는 직업군으로써의 '용사'를 전부 일본식 직역투 표현인 용자(勇者)라고 번역함



불과 10년 전만 해도 국내 넷슬랭으로 '빌런'비슷한 말로 쓰던 배경이 있다 보니 만화 톤과 어우러지지 않음

(뭔가 이상한 짓을 하는 놈 보고 '이새끼 용자네ㅋㅋㅋ' 등)



드퀘 시리즈에 나오는 주인공의 직업인 용자勇者의 패러디인데 정작 드퀘의 한국 정발판에서도 해당 용어는 전부 '용사'라고 번역되었고 정발 전부터 게이머끼리도 대부분 용사라고 불렀음









<마왕성 문제>


식질 찐빠

사람들이 환호하는 소리 '와-와-'(わーわー)가 히라가나로 그대로 남아 있음









'위생병'


의무병의 일본식 표현


일본군에서 쓰는 단어임








' (…) 샘물이 백일하게 알려져 (…) '


'백일하(白日下) 알려져' 가 맞음.

백일하게 라는 말은 없음















<대감산의 신부 찾기>


'화염만으로'



나한테 원서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아마 원문은 火だけに 혹은 炎だけに라고 생각됨


보통 'OOだけに' 라는 대사는 뭔가의 특징이나 공통점(말장난도 포함)을 꼽을 때 하는 표현임. 근데 그걸 '화염만으로'라고 그대로 오역해서 의미불명의 대사가 되었음.


원 의미를 따지자면 "화염답구만", "불의 신 답군" 정도에 가까움.



불의 신이라서 성격도 불같다는 의미.














<현대 신화>


'그건 논외'


대단히 큰 문제는 아닌데 문어체로 직역투여서 살짝 거슬리는 부분.


수업 중에 딴짓을 하는 친구 얘기를 듣고 '호모사피엔스가 원래 덜 부지런하다고는 하지만 그 친구는 너무했다'라는 의미로 뱉은 리액션이므로 '그건 논외'보다는 '그건 아니지', '그건 좀…' 정도가 더 직관적이며 대화투에도 맞음.













<진학 천사>


'장해물'



장해물이 아니라 장애물임

장해물은 목표를 방해하는 개념이나 사건, 장애물은 거치적거리는 사물에 사용


물론 장해물이란 말도 사물에 사용할 수 있긴 한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일본 단어인 障害物를 한자 그대로 '장해물'이라고 읽은 것 같은 합리적 의심이 들어서 그냥 끼워넣어봤음









<용의 학교는 산 위에>


'(…) 절대로 후회하게 된다고'



일본식 용례


다들 알다시피 한국어에서 '절대'는 부정표현에만 쓰임




추가로 식질도 세로쓰기로 함

(왠진 모르겠는데 만화 전체적으로 세로식질이 엄청 많음)


효과음은 그렇다 쳐도 저런 긴 대사들은 가로쓰기로 처리하는 게 나아보임


공간이 없는 것도 아니고















<쓰레기>



'슈트라도 살까.'


슈트 = スーツ = 정장을 말함

(일본에선 정장을 슈트라고 부름)


인간연구소의 실험 마친 주인공이 마음 고쳐먹고서 구직활동이라도 해볼까 하고 생각하는 장면인데


'슈트'를 그대로 옮겨서 무슨 히어로시험 준비하는 대사가 되어버림









번역에 전체적으로 직역투가 엄청 많은데


개인적으론 좀 아쉬운 번역이라고 느껴짐

(가령 두 번째 단편인 <마왕>은 좀 모호한 이야기인데 이게 작가가 의도한 건지 아니면 번역에서의 실수 때문에 전달이 안 되는 건지 알 수가 없음)


일단 정발본 기준으로 내 눈에 밟힌 것만 떼어온거라 원문이랑 비교하면 더 많을 수도 있고 저게 다일수도 있고




그래도 오히려 그런 직역투가 쿠이료코 단편들 특유의 건조하고 절제된 감성과 잘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함


가끔씩 감정이 표출되는 결정적인 장면의 대사들은 다 잘 처리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