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이나 '투명함' 등의 이미지가 인물들의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로 변주되면서 모호한 감상을 남기는 그런 기획이 아니었을까 싶음. '펭귄'이 무슨 의미인가?를 물으면 대답할 수 없게 계속 의미를 이동시킴.
하나의 키워드로 작품이 해석되는 것을 방해하면서, 끊임없이 잔여가 남는 기분을 주는 것에 이야기의 힘이 있다고 보는 입장인 것 같음. 나무위키에 적었듯이 미국에는 브라우티건, 한국에는 박민규 오한기 김홍 등등이 비슷하다고 봄.
문제는 이런 포스트모던한 기획일수록 그 분위기나 장르가 일관적이고 캐릭터가 잘 잡혀 있어야 설득력을 얻는데, 이건 그냥 이쿠하라가 본인이 좋아하는 걸 산만하게 집어넣은 느낌에 가까웠음
상당히 미스터리하고 심각한 분위기에 여고생의 연애 이야기는 왜 들어있었는지 모르겠고. 장편 애니지만 이쿠하라 쿠니히코의 뮤직비디오 연작을 본 느낌.
이쿠하라는 시퀀스 연출력은 좋지만, 그 시퀀스들을 연결하고 감각을 부여하는 게 각본이라는 걸 망각하는 경향이 있음. 물론 플롯을 위반하는 연출적 쾌감을 추구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쾌감으로 남으려면 일단 기본 각본이 탄탄해야 하는데 이건 너무 산만하더라고.
그러나 결말부 연출력이 너무 좋아서 어느 정도 용서되기도 하고 복잡한 심경임
본문에 있는 단점의 보완을 한 애니라면 사라잔마이가 더 나을지도
그래도 이쿠하라 작품중엔 젤 완성도 높다고 생각해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