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이미 환웅 제국을 배신했으면서 그들에게 다시 돌아간다고 그들이 배신한 죄를 묻지 않고 캐니언 왕국을 받아준다는 말입니까?"


"네놈이 어쩌다 도메인 제국의 끄나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만 비록 이곳과 다른 행성에서 태어났어도 엄연히 인간인 데다 또 원래 살았다는 그곳 행성에서는 중국의 백성이었다는 놈이 어찌 그렇게 사사건건 도메인 제국의 편을 들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냐? 네놈은 아직 살아온 연생(年生)이 어려서 우리 환웅 제국의 역사를 몰라 그러는 모양인데 지금부터 잘 들어라. 내 그 역사를 조금 들려줄 테니까. 지구 고대 역사에서 대륙이 하나였다가 분리되면서 지금 전체 대양의 2분지 1의 크기를 차지하는 태평양과 아시아 대륙의 동쪽에 위치하며 아시아를 관장하는 동해 용왕국이 있다. 그 용왕의 후손 중, 원래 뇌신(雷神)의 아들이었다가 용으로 태어난 분이 있었는데 다시 큰 뜻을 품으시고 귀하신 용신(龍身)의 지체를 저버리면서까지 인간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폴리모프가 아닌 인간으로 태어나기를 서원했던 분이 계셨다. 원래 드래곤이나 용은 인간을 하찮은 짐승 정도로 취급하면서 잡아먹기도 하던 시절이었으니 대단히 이상스럽고 이해할 수 없었던 서원이었지. 그때 지금 한반도의 서해가 완전한 바다로 커지기 전이고 서울의 한강(漢江)과도 연결되었던 시절의 '황하(黃河)'로 옮겨와 살고 있던 용(龍) 하백(河伯)이 처녀를 좋아해서 인간들에게 처녀 받치는 일을 강요하며 인간 여자와 정을 통하는 일이 많았는데 용과 인간이 정을 통한다고 수태가 되는 일이 없었다가 수태는 물론 출산까지 하게 된 일이 생겼지. 그런데 그 출산한 태아의 몸에 인간으로 태어나기를 서원했던 용왕 후손의 영혼이 깃들게 된 것이다. 보잘것없는 인간의 몸으로 용의 영혼과 기운이 깃들게 되었으니 어찌 온전하기를 바랄 것인가. 용의 영혼이 둘로 쪼개지면서 몸도 샴쌍둥이로 태어나게 되었는데 몸통은 하나면서 머리가 둘인 상태로 남자의 성격을 지닌 복희(伏羲)와 여자의 성격을 지닌 여와(女와)라는 이름으로 각각 불리게 되었다. 지금도 중국인들 대부분이 믿고 있는 중국의 창조신화를 보면 그 여와가 진흙으로 인간을 빚어 창조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대홍수를 일으켜 대부분 죽인 사건이 많은 기록에 남아 있고 이러한 일이 서쪽 사막으로 도망가 살던 도적들 족속에게 전해져 자신들의 창조신으로 받들며 지금까지 믿으며 살고 있는 족속이 유태인들이다. 여와가 바로 여호와인 셈이지."


"여호와가 여와라니 그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


"믿지 않아도 사실이 그런 것을 어쩌겠느냐. '복희여와도'라는 그림이 고대로부터 있었고 그 그림을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왔기 때문에 많은 그림이 전해지고 있는데 지금도 사막 땅에서 수없이 출토되고 있으니 믿지 않는 놈들이 멍청한 것이다. 그림에 보면 샴쌍둥이 모습을 한 복희와 여와가 하반신이 용의 꼬리를 하고 있는데 그림에서 그들이 각각 들고 있는 컴퍼스(compass)와 직각자는 지금도 '프리메이슨'이 중요한 상징으로 여기는 심볼 마크로써 솔로몬 시대에도 있었던 것이지."


"그런 기록들이 있다면 나중에라도 찾아보겠습니다. 여와가 여호와라는 사실은 그렇다 치고 그럼 복희는 어떻게 된 일입니까?"


"같은 영혼이면서도 악룡(惡龍)의 성격을 지닌 여와에 비해 복희는 지극히 선한 선룡(善龍)의 성격을 지녀 황하 강변에 있을 때 천제(天帝)로부터 내려온 용마(龍馬)에게 팔괘(八卦)를 하사받고 인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가 그 공덕을 인정받아 나중에 수명이 다한 후에는 하늘의 천제 지위를 이어받았으니 그분이 바로 제석천이자 천제 환인(桓因)이시다. 그런데 약 2천5백 년 전에 아시아의 인도에서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구하며 고행할 때 석가모니의 깨달음을 향한 고행과 의지가 너무나 지극한 것을 아신 환인 천제께서 보리수 밑에 앉아 수행하기를 권했고 그 권유에 따라 마침내 부처가 되었는데 그것을 본 환인께서 옥황상제의 지위를 환웅에게 넘기고 불교의 법을 수호하겠다며 서원한 후 도리천의 천주가 되셨으니 상제의 지위를 이어받은 지금의 환웅 제국이 있는 것이지. 하백은 "포박자"의 기록에 따르면 풍이(馮夷) 또는 빙이(氷夷)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두 이름에 모두 얼음(이수변은 얼음 빙)을 뜻하는 한자가 들어 있듯이 빙계(氷界)의 술법에 능하셨는데 복희와 여와 이후로 인간 여자들과의 수태 능력이 나타나면서 여러 인간들이 태어나게 되었다. 그렇게 태어난 맏딸인 유화(柳花)가 환인 천제에게 천제의 자리를 물려주기 전인 상(上) 천제 시절, 상 천제의 아들인 해모수(解慕漱)가 다섯 마리의 용이 끄는 마차인 오룡거(五龍車)를 타고 내려왔다가 서로 눈이 맞아 주몽이 태어났으니 그가 고구려를 세운 인물이다. 고구려는 지금 알려진 시기보다 더 훨씬 이전에 건국되었는데 인간들의 거짓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하여튼 한국인들이 믿고 있는 환웅은 원래 천제 환인의 아들이고 다시 그 아들인 단군이 고조선을 세웠고 나중에 생긴 고구려 또한 하백을 외조부로 두었는데 원래 천제 환인께서 하백의 아들로도 살다가셨으니 하백의 3대 후손인 나와 환웅은 사촌지간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런 내가 설마 도메인 제국과 싸우는 것이 어려울 거 같아 잠시 도메인 제국과 동맹을 맺었기로서니 다시 환웅 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죽이기야 하겠느냐? 내가 너희 도메인 제국과 동맹을 맺은 것은 어느 정도 중립을 지키기 위한 나름대로의 고육지책인 셈인데 너는 내게 마치 도메인 제국의 종으로 살기를 권하고 있구나."


"언제든 선택의 시기가 도래한다는 것을 모르겠습니까? 그렇게 양다리를 걸치며 사는 것도 한때일 뿐이어서 언젠가는 다시 배신할 대왕을 도메인 제국에서 지금처럼 그냥 모른 척하고만 있을 줄 아십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도메인 제국의 황제 폐하께 모든 것을 맡기시고 그 강력한 힘에 의지하여 지구에서라도 다른 용왕들을 모두 굴복시켜 제왕으로 사는 것이 좋을 텐데요. 지금의 권유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아시고 신중하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허허. 그러고 보니 네놈이 최근 나를 대하는 태도가 지극히 불손해진 것을 보니 무엇인가 믿는 게 있는가 보구나. 내가 한 수만 펼치면 아무리 네가 이계에서 마법을 배우고 왔다고 해도 바로 죽을 놈이 요즘 들어 아주 기세가 등등한 것을 보면, 무엇인가 믿을만한 것이 생겼으니 그러겠지. 그래서 내가 너의 그 자비스러운 권유를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한 번 보자꾸나."


"권하는 술을 마다하고 굳이 벌주를 받으시겠다니 나도 이제 더 이상 참기 어렵군요. 물론 대왕의 말씀대로 최근에 믿는 바가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니 오늘은 그 믿는 바를 펼쳐 대왕의 궁금함을 해소시켜 드리지요."


장르 위자드라는 자는 대전에 여러 파충류형 모습의 대신들과 달리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선우강은 그자가 자신이 태어난 곳인 중원대륙 행성에서 귀곡성 성주의 아들이었다가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탈출한 위지장우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귀곡성 성주의 아들이었다가 성주가 죽으면 그 후손에게 귀곡성의 대를 잇게 하는 술법으로 미리 자식들의 몸에 그려놓았던 마법진의 권능이 발동되고 그렇게 새로이 맺게 되는 마족과의 서열에 따라 그 후대가 결정되는 방식을 알고 있는 선우강이 급히 자신의 수하로 있는 마왕 아케테르와 의념을 주고받았다.


"중원대륙 행성에서 귀곡성의 무리들을 알고 있나? 귀곡성은 과거 루카트리아에서 텔레포트 마법진을 타고 중원대륙에 온 마법사의 후손들이 세운 집단인데 흑마법을 사용했거든. 그래서 그 후손들이 지금도 마족과의 계약을 맺게 되는데 너가 아는 마족인지 알고 싶군."


"제가 중원대륙 행성에서 마법을 전수한 것은 내 자식이었던 천마 외에는 없습니다. 그 천마의 유물을 천마가 골드 드래곤 실라스온에게 죽으면서 다시 혈마가 이었으나 혈마는 이미 마신님께 제압된 상태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 마계에서 중원대륙 행성으로 계약을 맺으러 갔거나 가 있는 마족은 한 명도 없으니 아마도 다른 마계에서 나간 마족과 계약을 맺었나 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