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손아람이 쓴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라는 소설을 본 사람이라면 알거 같은데

이게 진짜 DJ Wrecks가 한 말인지 아니면 손아람이 그냥 지어낸건지는 몰라도

소설 속에서 DJ Wrecks가 이렇게 얘기함



"힙합은 음악이 아니야. 아직은 음향에 가깝지."



나는 이게 현재 힙합의 위치를 제대로 말해주고 있다고 보는데

포풍암드가 말한대로 힙합에서는 화성학을 비롯한 이론이 없는 것 맞다고 본다.

사실 힙합을 하는데 그게 필요한 경우도 별로 없고

옛날에 넋업샤니랑 같이 하는 프러듀서... 이름은 까먹었는데 그 새끼가 나와서

힙합곡 만든다고 깝치는 놈들이 피아노 연습도 안해서 존나 웃긴다고

디스 아닌 디스를 한 적이 있는데 실제적으로

화성학적인 공부를 안하고도 만들 수 있는게 힙합이니까

용감한 형제가 화성학에 깡통인 얘기는 유명하고 미국의 유명 힙합 프로듀서들도

화성학 전혀 모르는 사람들 많다. 대표적으로 퍼렐 윌리엄스가 소속된 넵툰스가 그렇고

박진영도 한창 미국진출 깝쌀 때 어디 나와서 알 켈리가 화성학 전혀 모른다고 이야기했지.



접근성이 좋은 건 맞아. 나도 취미로 곡만들고 랩하는 동생들한테 곡도 주고 해봤지만

솔직히 힙합 음악은 다른 음악보다 만들기 쉬운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부가 필요없다는 건 아니다.



힙합은 음악이 아니고 음향이라는 말은 힙합이 화성학이 좇도 필요없는 장르라는 것 이외에도

중요한 의미를 하나 내포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그만큼 음향이 중요하다는 거다.

멜로디가 아닌 박자를 골자로 곡을 구성하다 보니 밀고 당기는 박자가 중요하고

무엇보다 소리의 질감이 매우 중요하다.

보통 잘나가는 힙합 프로듀서들은 시그니처 사운드가 있다고 하지

넵툰스면 넵툰스 팀바면 팀바 렉스 루거면 렉스 루거

다들 독특한 질감의 소리를 가지고 있고 그걸 따와서 만들면 병신 소리를 듣는다

(이현도가 그래서 한창 욕을 쳐먹었지)



이런 음향에 대한 공부는 화성학에 대한 것만큼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많은 힙합 프로듀서들이 엔지니어도 겸하는 게 왜일 것 같냐

같은 소스로 만든 음악이라도 어떤 믹싱과 엔지니어링을 거쳤냐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음향이 중요한 장르다.



옛날에 칸예 웨스트가 닥터 드레한테 자기 앨범 믹스해달라고

전화로 애걸 복걸했다는 걸 스스로 이야기한 적이 있었지

닥터 드레가 자기 곡에 코드도 자기가 안 짜는 걸로 유명한데

아직도 존경받고 최고의 프러듀서의 위치에 있을 수 있는 건

사운드 디자인이 탁월해서 그런거지

그런 장인의 솜씨는 알다시피 엄청난 공부를 통해서만 이룩할 수 있는거다.



정규 교육과정이 없지만 체계가 없다거나 공부가 필요없다는 뜻은 아닐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여담인데 재즈하는 사람 중에서도 화성학을 배우기는 커녕 존나 무지렁이인데

거장에 오른 사람 많다...

체계가 있다고 해도 그걸 배우기 위해서

반드시 정규교육과정을 거쳐야 하는 건 아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