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부터 군대 다녀온 이후에 대학도 안가고 28까지 음악만 했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왠지 내가 지금 이걸 놓쳐버리면 다시는 음악할 수 없을거란 


막연한 두려움도 들었던게 사실이야. 


어찌됐든, 본격적으로는 군대 다녀온 23살부터 음악을 시작했는데 


남들 대학다닐 때 알바 전전하며 음악했지, 남는 시간은 연애질 하고 


회상해보면 젊음이 깡패였던 시절같다. 젊어서 가능했고 젊어서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다 친구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기 시작하면서 집안의 압박과 내 자신의 초라함이 물밀듯 밀려왔다. 


각설하고 내가 취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두가지인데 


하나는 내 음악이 정말 뛰어난 것인지 나 자신도 헷갈리는데 기획사나 대중들은 어떨까란 의구심이었고 


둘째는 어머니의 눈물이었다. 뭐 부모들 마음이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많이 답답하셨던 것 같다. 혼자 밤중에 울고 계시더라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취직하기로 결심했다. 


벌써 내 나이 33살, 틀 아재가 됐고 벌써 28살에 취직한 회사에서 5년 동안 버틸만큼 시간이 많이 흘렀다. 


초반에는 정말 후회도 많고 음악 하던 시절이 그리웠지만 지금의 나를 보면 난 이길을 걸어온게 맞다고 본다. 


물론 음악에 올인하는 친구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틀딱아재가 훈수질 하네"로 생각하겠지만 


나름 음악에 인생의 일부분을 쏟아봤던 사람으로서 짊어지기 힘든 무게감과 압박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물론 금수저 예외) 


글이 길어졌는데 마지막으로 과거를 미화해보면 철딱서니 없이 음악에 올인하던 시절에도 난 배운게 있었고 


그때 시절에 만났던 모든 것이 아름다웠고 남들의 시선에서는 실패라고 여겨질 만큼 곤욕스러운 시간도 있었지만 


모든 것은 내 일부분이고 지금의 나는 전혀 후회가 없다. 


그 시절에 작사를 병행하던 것을 업삼아 지금 글쟁이로 일하고 있는 걸 보면 인생은 정말 길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음악처럼. 


음악을 하다가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고 몇년이 걸리건 반지하에서 매진하고 있는 배고픈음악인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지고 싶어 음악을 한 것인데 불행하면 곤란하다. 어느 곳에도 길이 있다.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