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에 대한 좋은 영상을 봐서 소개하려고 가져왔어
영어라서 보기 힘든 사람도 있을테니
적당히 설명해볼게
Robert Schumann - Symphonic Etudes, Op. 13 - YouTube
슈만의 곡에는 간단한 모티브를 여러 방식으로 들려준다는 선율적 특징이 있어
그렇다보니 노래를 듣는 듯한 인상을 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인 Erster Verlust야. 영어로는 First Sorrow라고도 해
슈만은 하나의 모티브를 끈질기게 반복하는 걸 좋아했어.
리듬적 특징으로는 점을 찍는 듯한 갤러핑 리듬이 눈에 띄어
(2) Schumann - Album for the young | Classical Music - YouTube
6초에 나오는 게 갤러핑이야.
: 저도 어릴 땐 저러고 놀았는데 말이죠...
: 순수했던 어린날이 떠오르는 리듬이에요...
기교적 특징으로는 도약이 심하고 패턴을 쉽게 파악하기 힘든,
변덕스러운 느낌을 주는 주법을 쓰고 있으며 빈 음역대가 없도록 손을 넓게 썻어.
슈만의 곡이 섬세하다고 느꼈다면 이것 때문일 거야
갤러핑 영상 위에 있는 영상은 슈만이 쓴 '어린이들을 위한 앨범'의 수록곡들이야
저기 담긴 곡들은 어린이들도 칠 수 있게 만든 곡들이라 건반을 좁게 쓰고 있어.
섬세함은 절반 정도 줄었지만, 이 쪽이 내 귀에는 더 잘 맞는 것 같아
Erster Verlust도 이 앨범에 속한 곡이야.
같은 앨범의 Träumerei도 정말 좋은 곡이니까 꼭 들어봤으면 좋겠어
Kun-Woo Paik – Schumann: Kinderszenen Op.15, VII. Träumerei - YouTube
악보를 보면 알겠지만 슈만은 강박에 딱딱 치는 것보다
싱코페이션을 써서 약박에서 움직이는 걸 선호했어
이럼 훨씬 세련되고 우아하게 들리지.
정리하자면
슈만의 곡은 내성적이고 순수하며 우아한 인상을 준다.
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렇게 진행하다가도
갑자기 미1친놈 마냥 쾅쾅 정박으로 디미니쉬 코드들을 쏟아내면서
청자들을 놀래키는 게 슈만이야
: 누가 조울증 환자 아니랄까봐...
화성적 특징
(2) Schumann: Fantasie in C, Op.17 (Andsnes) - YouTube
대표곡인 판타지 17
슈만은 밝은 퀼리티의 3화음(대체로 주요 3화음)을 전위하여 얻는 6도 음정을 즐겨 썼어
CEG를 ECG순으로 치면 E와 C가 6도 간격이 되잖아. 그런 느낌임
또, 동시대 작곡가들에 비해 토날 센터의 흔들림이 적었어
꾸밈음이 적고, 주 3화음을 중심으로 썼기 때문인 듯 해
반음계적 어프로치를 많이 했고 이 때 디미니쉬 코드를 즐겨쓰기도 했어.
어프로치 노트 위에 dim 코드를 쌓는 건 현대에 와서는 평범한 기술인데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모양이야.
펼쳐놓은 타겟코드의 사이사이로 난사하는 건 지금 시점에도 흔치 않은 것 같아
: 엄청난 격렬함...! 슈만은 뭐가 그렇게 괴로웠던 걸까요?
: 그러게 말야. 9살짜리 어린애도 키워서 잡아먹어놓고.
대중음악에서의 디미니쉬 연속 사용은 동방 프로젝트의 zun의 곡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
20초부터 등장하니 차이점을 느껴보길 바라
참고로 이 곡의 코드는 아래와 같아
Ebm-Eº-Ebm-Eº-Fm-F#º-Fm-F#º
Ebm-Eº-Ebm-Eº-Fm-F#º-Fm-G#º -> F -> G -> Am
미묘하게 다르지?
바흐를 연구한 사람답게 대위법을 활용한 복선율도 사용했다고 해
마무리.
좋은 영상인 것 같길래 작갤에 소개하면 좋겠다 싶어서 써봤어.
슈만은 옛날사람이라 악보들이 다 공짜야
그 중에서도 Erster Verlust는 어려운 곡이 아니니까 꼭 쳐보길 바라
녹턴 같은 곡은 치는 것 만으로도 손이 바빠서 즐기기가 어려운데
Erster Verlust는 치면서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적당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거든
개추
어린이정경 트로이메라이는 진짜ㅋㅋㅋㅋㅋㅋㅋ말도안됨 그냥 들을때마다 너무잘쓴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