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래도 나름대로 오래 에이블톤(앞으론 Ableton, 영어로 적음ㅎㅎ)이란 DAW로 다양한 작업을 해왔고 진성 에블충이라고 자신했음.

그런데 여러 일들 때문에 다른 DAW도 좀 만져보니까 Ableton이 가진 장점과 단점이 좀 더 명확해지더라고?

그래서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Ableton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눠보고자 이 글을 씀.


내가 사용하면서 느낀 장단점이기 때문에 혹시 추가할 장점이나 단점이 있다면 언제든 알려주셈.

그리고 내가 쓴 장단점 중 충분히 대체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반박도 환영함!

이 글은 절대 Ableton 추천글도 아니고, Ableton을 까는 글도 아님.

그냥 참고만 하셈.

- 읽으면 좋은 사람들

- Ableton 맹신자

- 이제 어떤 장르를 하던지 DAW 차이는 없다고 주장하는 자

- Ableton을 사용하면서 본인의 주력 장르를 선택하지 못한 자


- 안읽어도 되는 사람들

- 긴 글을 읽기 어려워하는 자

- 이제 막 음악을 시작한 자 (무슨 DAW를 쓰던지 상관없음)

1. 장점

A. 샘플 에디팅(Warp)

여기서 특히 Warp 기능은 에이블톤의 가장 큰 강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함.

- 원하는 부분을 늘였다 줄였다(Time Warp)

- Pitch를 올렸다 내렸다(파형을 보면서 Pitch의 오토메이션 실시간 가능)

- 박자 퀀타이즈 및 스윙(녹음한 드럼의 퀀타이즈 작업이 개편함)

- 기본적으로 Warp의 퀄리티가 좋음.

- 그 외 formant 조정, 노멀라이즈등…


그냥 샘플 가지고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작업이 다 됨.

내가 Cubase를 사용해야 할 때도 종종 Ableton을 샘플 에디터로 보조하면서 사용했을 정도.


B. 내장 악기/이펙터

a. Instrumental/Audio Effect Rack

B번 탭은 솔직히 얘 때문에 만든거라고 할 정도로 Rack의 기능은 Ableton의 정수 같은 느낌이고,

Ableton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함.

솔직히 Rack 기능 안쓸거면 Ableton 쓸 이유가 없을 정도.

- 여러 가상악기나 이펙터의 기능을 노브 하나로 조절(Knob Mapping)

- 그래서 실제로 이펙트 랙만 따로 만들어 파는 업체도 많다.

- 여러 가상악기를 레이어/블렌딩해서 사운드 디자인 가능

- 모든 기능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UI (이건 c.에서 후술)


b. MIDI Effect

Input되는 MIDI 신호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편함.

Pitch, Chord, Velocity 이거 세개는 Ableton 유저라면 졸라 자주 쓸듯…


게다가 이 MIDI 신호 자체를 Rack으로 섞기도 하고 그래서 톤 표현에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음.

당장 생각나는 예시는 Rack으로 가상악기를 블렌딩하고 피치를 다르게 사용하는 거랑,

Auto Filter에다가 MIDI Envelop 이펙터를 Mapping해서 가상의 엔벨로프를 만드는 것.


c. Simpler/Sampler

그냥 MIDI 트랙에 오디오 파일을 가져다 놓기만 해도 Simpler가 켜지니까 엄청 편하고,

여러 기능들이 직관적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쓰기 좋음.

게다가 Slice 기능이 너무 강력해서 차핑할 때 진짜 편함.

솔직히 이걸로 나만의 가상악기를 만들 수도 있을 정도로 설정할 수 있는 디테일이 많고 강력하지만,

그 정도로 하드한 샘플러 작업을 할거면 사실 Kontakt 쓰는 게 낫긴 하다.

에이블톤 Simpler가 가진 장점은 단순함과 명확함에 있음.

이 기능은 cubase 10 이상이나 FL Studio에서도 지원하는 기능이라서

굉장히 강력한 기능이지만 뒤로 3순위로 적음.


d. 내장 가상악기

1. Synth 기반 가상악기(Analog, Drift, Operator, Wavetable 등)

아날로그 기반, FM 기반, 웨이브테이블 기반 신스가 전부 내장되어 있는데 각각 퀄리티가 매우 훌륭함.

게다가 최적화가 잘 되어있는지 무겁지도 않아서,

신스를 잘 다루고 Preset에 의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굳이 서드파티 플러그인(Serum, Massive, FM8, Sylenth1 등)을 사용할 필요가 없음.

게다가 공홈에서 Pack 받으면 다양한 프리셋도 굉장히 많음.

단점이라면 글씨가 작아서 눈아프고, 써드파티 프리셋이 잘 없어서 아쉬움.


2. Drum Rack

사실상 Kontakt의 Battery가 내장되어 있는 거라고 보면 됨.

드럼 찍는 것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편리함을 제공함.

워낙 기본 Simpler의 기능이 강력한데 그걸 한 트랙 안에 묶어 놓으니 당연히 너무 편리할 수 밖에…

그걸 또 Effect Rack으로 톤 표현, 글루잉 한번에 다 할 수도 있으니 정말 편함.

근데 이걸 Drum에만 쓰는 게 아님.

샘플 Slice해서 가져다 놓아서 악기로 사용하거나,

랜덤 아르페지오를 통해서 불규칙한 퍼커션 루프를 만들 수 있는데 그게 또 개꿀임.


3. 그 외

AAS의 Lounge Lizard(Electric), String Studio(Tension), Chromaphone 3(Collision)가 내장되어있음.

그리고 외장 악기(Moog나 야마하, Nord같은)의 연결에 아주 최적화 되어있음. 이건 d.에서 후술


e. Audio Effect

하나씩 다 써봐라 퀄리티 진짜 좋고 직관적이다.

다른 DAW에도 다 있는 것 말고 에이블톤에만 있는데 개꿀인 것만 몇 개 꼽으면

Echo, Grain Delay, Drum Buss, Saturator, IR Reverb 정도가 있다.

근데 다른 DAW에 다 있는 Comp, EQ 이런것도 다 퀄 좋음.

C. 직관적 인터페이스 + 유연한 시그널 플로우

사람마다 인터페이스는 취향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중에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만 콕 집어서 기술하겠음.


a. 트랙 정보창(가상악기, Audio Effect 올려놓는 곳)

정보가 한번에 다 노출되어 있음.

이건 믹스/톤 표현하는데 하나하나 창을 열어야 하는 귀찮은 과정을 없애줘서

사운드 디자인에 어마어마한 유연성을 제공함.

게다가 이 이펙트를 전부 Ctrl+CV로 복붙할 수 있다는게

그다지 특별한 게 아닌 줄 알았는데, 다른 DAW에서는 안되더라ㅋㅋㅋㅋ


b. Group으로 묶기만 해도 저절로 그룹트랙이 됨.

이게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다른 DAW는 폴더트랙 따로 그룹트랙 따로 만들어야 함.

물론 이게 작곡가의 의지와 관계 없이 강제로 시그널을 모으는 거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에이블톤을 사용하면서 그룹을 묶고 오디오를 다른 트랙으로 보내야 하는 일이 절대 없음.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시그널 플로우 조정이 굉장히 쉽기 때문에 그냥 다른 트랙으로 보내면 된다.


c. Tab으로 Arrange View, Session View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편함.

Cubase에서 F3으로 열면 화면을 존나 크게 가리게 되는데

에이블톤은 걍 Tab만 누르면 되기 때문에 화면을 가리지 않음.

이 때문에 Cubase가 듀얼모니터에서 작업하기 편하다면,

Ableton은 싱글모니터에서의 작업이 정말 편함.

Ableton 유저들 거의 다 노트북 하나로만 작업하는 이유임.

Cubase 유저는 모니터 여러개 띄워놓고 하고…


d. 시그널 플로우가 유연하기 때문에 트랙의 Resampling이 편함.

아는사람은 다 아는 개꿀 기능.

그리고 이건 스테이지 라이브 환경에서도 클릭을 따로 빼거나,

다양한 악기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하는 등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음.


D. 외부 장비와의 압도적 호환성

마스터 키보드에 달려있는 노브들, 드럼 머신 이런것들이 Ableton에서 사용하기 개편함.

그리고 위에 적었듯이 다른 악기들과 호환성도 개좋음.

그리고 Push 졸라 좋음. 익숙해지면 이거만한 게 없다.

그래서 라이브 환경에선 Ableton말고 다른 걸 쓸 수가 없음.

MTR 재생, 여러 악기 세워두고 사용, 클릭트랙 재생 등

퍼포먼스에 있어서 Ableton은 딴세상에 있음.


E. MAX

서울예대 애들은 다 이거 배우더라. 사실상 Ableton이 강제되는거지.

나는 Max를 직접 만지진 않고 Max로 만들어진 플러그인들을 종종 사용하는데,

상상하지 못한 재미있는 플러그인들이 많음.

나는 이게 압도적인 강점이라고 잘 못느껴서 후순위임ㅋㅋ


F. 미처 다 적지 못한 장점들

- Freeze(CPU 성능 절약 및 가상악기가 없어도 교차 작업 가능)

- 플러그인 레이턴시 확인 가능

- 트랙 타이밍 밀기

- Sample Rate를 도중에 바꿔도 타이밍이나 Pitch가 바뀌지 않음

- Window/Mac 호환됨



1. 단점

A. 가격

현존하는 DAW 중 가장 비쌈.

그렇다고 평생 무료인 것도 아니고 상위 버전 나오면 또 돈 써야됨ㅋㅋ

그리고 2대까지만 인증할 수 있음…


B. 여러 클립 동시 작업 기능 제한

a. MIDI 클립 동시 작업 제한

기능이 장르에 따라서는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음.

오케스트레이션 작업을 할 때는 여러 클립을 한번에 잡아서 불협이나

서로 부딪히는 게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Ableton은 최대 8개의 MIDI 클립까지만 동시에 겹쳐서 켤 수 있음.

이게 오케스트레이션 작업에서는 엄청난 약점임.

그래서 오케음악 하는 사람들 전부 Cubase 아니면 Logic 사용함.

b. 여러 Audio 클립 작업 제한(fade 등)

당장 여러 Audio 클립 잡고 Fade In, Fade Out 해보면 일괄 적용 안되고 한 클립만 적용되는 걸 알 수 있을거임.

이게 Live 11이 되면서 Track Link 기능으로 제한적으로나마 가능하게 되었지만, 사실 안되는거나 마찬가지임.

그 외에 Warp 기능같은 디테일하거나 사소한 부분이 일괄 적용이 안됨ㅋㅋ

한 샘플을 디테일하게 만질 수는 있겠지만, 여러 샘플을 효율적으로 작업하는 것에는 분명한 약점이 있는거임.

이 부분 때문에 SFX 사운드 디자이너는 Ableton을 절대 사용하지 못하고

Pro tools 아니면 Cubase(Nuendo)를 사용함.


c. 클립을 겹칠 수 없음

이게 Ableton만 쓰는 사람한테는 뭔소리인가 싶겠지만,

Cubase에서는 Audio든 MIDI든 클립을 겹쳐 놓을 수 있단말임.

일단 한 클립을 들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빼고 이런 작업이 한 트랙 안에서 가능한데,

Ableton은 이게 안됨.

물론 예비 트랙 하나 더 만들고 뮤트하면서 들어보면 되니까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겠지만,

극한의 효율성을 자랑하는 Ableton의 워크 플로우와는 조금 상반되는 부분이긴 함.

작업 속도 면에서 조금 손해를 보기 때문임.

C. 스테레오 트랙만 지원

이것 또한 Ableton만 사용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일거임.

믹스를 하다보면 Mono 트랙과 Stereo 트랙의 구분이 필요할 때가 분명히 있음.

근데 Ableton은 무조건 스테레오 트랙만 지원함.

이 부분은 명확한 약점.

또 서라운드도 지원하지 않음.

5.1ch의 wav 파일은 트랙에 아예 올라가지도 않음.

그래서 프로 믹스 엔지니어(이걸 주력으로 벌어먹는 사람)는 Ableton을 주력으로 절대 사용할 수 없음.

스테레오 파일만 믹스하는 곳이라면 쓸 수도 있겠지...


D. 단축키 지정 불가 및 불친절함

이것도 사람에 따라 굉장히 치명적임.

Key Map 기능으로 제한적으로 가능하지만, 그건 단축키가 될 수 없음.

사람마다 자주 쓰는 기능이 다른데 이걸 지정할 수 없다는 건 특정 장르 작곡가의 Ableton 유입을 막는 요소임.

예를 들어서 MIDI클립에서 Note/Envelop창을 바꾸고 싶은데 이건 무조건 마우스로 클릭해줘야 됨.

String, Brass같은 익스프레션 표현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는 이 지점이 귀찮음이 될 수 밖에 없음.

그리고 Grid 조절 단축키가 Ctrl(Cmd)+1,2,3,4 라는 걸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음?

마우스오버하면 단축키 안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부분은 굉장히 불친절함.


E. 샘플 에디팅의 서드파티 플러그인 미지원

샘플 에디팅에 강점이 있지만, 그건 Ableton 내장 기능 한정임.

오디오 클립 하나만 Plug-in먹이고 싶으면

클립 작업이 아닌 트랙 작업을 통해서 오토메이션으로 표현해주거나 Resampling을 해줘야 됨.

이건 굉장히 귀찮고 불편하기 때문에

SFX작업이 필수적인 사람은 Ableton을 사용할 수 없는 이유가 됨.


F. 영상 딜레이

Buffer Size에 따라서 영상이 음악과 싱크가 안맞음.

영상음악 하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치명적임ㅋㅋㅋ

결국 이쪽 분야 작곡가는 Ableton을 사용할 수 없음.

장르가 아닌 분야 전체가 Ableton에게서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는건 너무 안타까움.



이 외에 생각나는 거 있으면 더 적어주셈


에이블톤이 완벽한 DAW는 아니라는 걸 여러가지로 깨달았는데

사실 Cubase나 FL Studio, Logic이 Ableton이 가진 강점을 비슷한 수준으로도 표현해줄 수 없어서

나는 평생 Ableton에 충성할 예정이긴 함ㅋㅋ